[오피니언] 나는 왜 인도로 떠났을까_1. 인도에 첫 발을 내딛다 [여행]

글 입력 2019.04.1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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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멘터리는 삶과 죽음 그리고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종교란 무엇일까?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이 프로그램은 세계 곳곳을 보여주는데, 그 중에서 눈에 확 들어온 곳이 있었다. 바로 힌두교의 성지, 인도의 ‘바라나시’이다. 그곳은 사람, 종교, 사원… 모든 것이 많았다. 과연 무엇 때문에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것인지, 인도 여행은 이런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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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곳이면 더 머물고, 의외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서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캐리어 대신 배낭을 준비했다. 필요한 모든 짐을 어깨에 지고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니 짐을 싸는 마음가짐이 이전과는 달랐다. 캐리어에 짐을 꾸릴 때는 필요 없는 것도 챙겼던 반면, 배낭에는 꼭 필요한 것만 챙겨도 무거웠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사실 계획을 짜지 않은 이유가 꼭 자유로운 여행을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인도’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너무 부정적인 내용에, “절대”가지 말라는 말뿐이었다. 나 또한 (특히 혼자 여행하는 여성에게)위험한 곳임을 인지했고 그에 상응하는 준비를 했지만 그런 말을 보면 더 두렵고 긴장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소중한 인연을 만나 함께해서 두렵지 않았고, 만약 인도가 좋은 기억으로 마무리되었다면, 이런 소중한 인연 덕분일 것이다.


***


한번의 경유, 긴 대기시간. 꼬박 하루 걸려 뉴델리 공항에 도착했다.


델리의 여행자 거리인 ‘빠하르간지’로 가는 공항철도 안, 말로만 들었던 소가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며 놀랐다. 하지만 이건 새발의 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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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갈까?



뉴델리 역에 도착하자 마자 처음으로 든 생각이었다. 머리가 멍 해지는 복잡함, 발을 뗄 때마다 들러붙는 사기꾼들, 무섭게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들. 이게 인도구나.


길을 걸으려면 차를 막고 지나가야 했고, 매연이 너무 심해 먼지가 낀 콧물을 달고 살았다. 가끔은 눈에서도 검은 눈물이 흘렀다. 델리 숙소에 도착한 나는 최대한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 했고, 이 곳에서의 3일이 가장 힘든 시기였다. 사서 고생한다는 말, 돈 주고 고생한다는 말이 딱 이런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던 이유는, 내 생각보다 심하고 힘들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델리가 가장 악명 높은 곳이라 하니, 그 말을 믿어야만 했다.


델리를 시작으로 라자스탄주, 아그라 그리고 바라나시에 걸쳐 총 3주간의 북인도 여행을 했다. 미리 말하지만 다행히도, 더 이상 델리만큼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곳은 없었다. 아마 시간이 지나 적응을 해서 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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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높은 인도 기차를 타다



인도 기차는 등급이 나눠져 있는데, 보통 SL, 3~1A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해, 슬리퍼(Sleeper/3칸)부터 3칸, 2칸, 1칸으로 구성된 것이다. 델리에서 자이살메르로 향하는 SL칸 기차를 탔는데 내가 끊은 자리에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분명히 3칸인데 4명이 앉고, 나중에는 앉을 틈도 없이 서서 타는 사람도 많았다. SL칸은 무임승차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티켓 검사도 하지 않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탈 수 있던 것이었다.


인도 기차에 대한 악명높은 말에 비해 처음 탄 기차 안에서는 생각보다 잘 자고, 잘 먹고, 화장실도 ‘최악’까지는 아니었다.


그렇게 20시간에 걸쳐, 자이살메르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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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자이살메르!



자이살메르는 황금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자이살메르 성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어 있으며, 도시 주변은 초원으로 덮여 있다.


성에 올라 전경을 보는 것도 아름다웠지만 거리의 상점들, 골목들을 구경하는 시간이 참 좋았다.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상점들을 구경하는 재미, 거기에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자이살메르의 아름다움은 덤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곳의 레스토랑은 어디를 가도 완벽한 경치를 선사한다. 루프탑에 올라 ‘라씨’ 한잔 마시면서 쉬는시간은 그 어느 때 보다 여유롭다.


자이살메르는 낙타 사파리로도 유명한 곳이다. 마치 영화속에 나오는 듯한 황량한 도로를 빠르게 달려간다. 트럭같은 차를 탔는데, 창문이 없어서 가는 내내 모래를 먹어야 했지만 말이다.


몽골 고비사막에서 처음 낙타를 탔을 때가 생각난다.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줄 알았는데. 낙타도 느리고 다리가 너무 아파와서 다시는 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낙타가 뛸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가뜩이나 높은데 속도까지 내니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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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느정도 가다 보면 사막의 모습이 나타난다. 우리는 함께 모래 위에 앉아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해가 지고, 모든 것이 그림자처럼 변했다.



나도 물갈이를…



영화 김종욱 찾기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블루시티 조드푸르로 향한다. 8시간정도 기차를 탔다. 인도의 기차는 움직이는 하나의 마을 같다. 내 자리가 집인 것처럼 앉아서 밥 먹고, 누워서 자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도 한다.


한번 이동하면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 인도에서 기차는 빠질 수 없는 여행의 일부분이 된다. 그 중에서도 별미는 기차 안에서 마시는 짜이다. 10루피(약150원)의 행복! 어느 순간 “짜이~짜이”를 외치며 돌아다니는 아저씨들의 목소리를 기다리게 된다.


인도 여행에서 가장 걱정한 것은 물갈이였다. 신경을 쓴다 했지만, 결국에는 물갈이를 하게 되었다. 아마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기차안에서부터 열이 올라 약을 먹었지만, 조드푸르에 도착하니 그 증세가 더욱 심해졌다. 머리가 너무 어지러웠고, 계속되는 설사병에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사실 설사병은 정도가 약해졌을 뿐 여행 내내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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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고생하고 몸이 좀 괜찮아지자 그제서야 조드푸르를 볼 수 있었다. 그래도 비몽사몽 거닐었던 파란 골목들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우다이푸르와 자이푸르, 그리고 인도의 영화



우다이푸르는 물의 도시이다. (이쯤 되면 라자스탄주의 도시들 중, 앞에 붙여진 별칭이 없는 곳이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곳은 별칭처럼 인공호가 많아서 얼핏 보면 유럽 같은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특히 우다이푸르는 세밀화 탄생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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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스탄주의 주도인 자이푸르는 핑크시티로 불린다. 1876년 영국 왕가의 방문 시기에 건축물의 벽을 전통적으로 환영을 상징하는 담홍색을 띄도록 칠한 이래 현대까지 건물 외벽을 담홍색으로 단장하고 있는 것이다.


자이푸르에는 아주 유명한 영화관이 있는데, 2층, 1,200석 규모의 ‘라즈 만디르’라는 곳이다. 상영관은 하나이지만 로비와 영화관 내부의 모습은 오페라 극장을 방불케 한다. 인도에서 영화관은 세번 정도 가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 이곳의 분위기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관객들이 환호성 지르고, 박수도 치면서 관람하는 영화관 분위기가 새로웠다.


***


이제 자이푸르를 넘어 타지마할의 도시, 아그라로 향한다.



[나정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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