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르고 보면 재미있는, 문화코드로 읽는 지구

'문화코드'로 말하는 세계
글 입력 2019.04.09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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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코드로 말하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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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으로 대한민국이라는 조그마한 나라가 전 세계에 알려진 때에, 꼬꼬마 초등학생이던 나는 '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라는 책에 푹 빠져있었다.

60억 인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어렵게만 느껴지다가 100명이 사는 마을로 압축시키니 쉽게 받아들였다. 그제서야 비로소 세상에는 다양한 인종과 언어,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지구촌이라는 말처럼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했다.

'지구'라는 넓은 세상에 흥미를 느낀 후에는 세계 여러 나라와 수도를 외우면서 수많은 나라가 있음을 인지했다. 그리고서 여러 나라들이 모여 아시아, 아메리카와 같이 대륙으로 묶인다는 것을 깨우쳤고, 세계의 문명에 대해 배우면서 여러 나라들이 '문화권'으로 묶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와 생김새가 다른 금발 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서양인들은 다 같은 것을 먹고 자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은 어린 나이에 충격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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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 서로 다른 문화를 누리고, 발전시키고, 때로는 교류하며 살아간다는 그 사실에 매료되어 역사와 신화를 파헤쳤고, 나아가 종교라는 키워드로 문화를 알아가기 위해 종교학을 배우고 있다. 배우면 배울수록 신기하고 또 신비한 문화는 유적지, 보물, 경전이나 책 등과 같은 틀에 갇히지 않고, 이제는 내 손바닥 세상인 스마트폰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또, 기회만 주어진다면 직접 외국에서 살아보며 체험할 수도 있다.

프랑스에서 지내며 파리 주재 유럽 특파원으로 20여년간을 보낸 이 책의 저자는 직접 살아보고, 취재하고, 글을 쓰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고찰했다. 그리고 문화에 따라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다른지, 세계화가 가져온 다양한 변화가 개인과 글로벌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지 밝히는 '문화코드'로 지구를 읽을 수 있게 안내한다.

2018년 말, 하루 사용자 수 5억 명을 기록한 글로벌 SNS인 인스타그램 덕분에 이미 키워드 중심의 텍스트에 익숙해져 있다.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와 같은 이 책의 '문화코드'는 한눈에 흥미를 끌어들이고, 쉽게 책장을 넘기게 한다. 또한, 아랍권, 미국, 유럽 등 세계 여러 문화권을 다루면서도 세계인들의 눈으로 보는 한국에 대해서도 언급함으로써 한국인으로 자라오며 의심없이 받아들이고 누린 문화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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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인상 깊게 읽었던 것은 일하기 위해 먹는 미국인, 식사를 위해 일하는 지중해 유럽인의 차이를 풀어낸 것이었다. 외관상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두 문화권을 식습관과 생활방식, 사고방식에 따른 차이로 설명하니, 쉽게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비교해 볼 수 있었다.

한편,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18억 명)에 달하는 이슬람 문화권에 대해서는 '이슬람의 이해'라는 수업도 듣고, 할랄을 주제 발표로 할 만큼 전반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풀라(미국을 대표하는 바비인형의 라이벌로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는, 히잡을 쓴 인형)에 대한 설명을 보고 미처 알지 못하는 게 있음을 느끼기도 했다.
 

맥도날드는 "생각은 글로벌하게, 행동은 지역에 맞게를" 사시로 내세우고, 진출하는 해당 국가의 식습관을 조사 분석해, 전통 미각을 수용한 신상품을 내놓았습니다. (···)한국에서 불고기 버거와 새우 버거를 선보이고, 독일에서는 소시지 버거를 개발하고, 특별히 맥주를 판매하고, 소를 신성시하는 인도에서는 쇠고기 대신 양고기와 치킨 패티를 사용합니다. (···) 이스라엘에서는 코셔(유대교의 율법에 따라 식재료를 선택하고 조리한 음식)에 따른 매장을 별도로 열어 안식일과 유대교 휴일을 엄수하고 치즈 버거나 유제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 p.260 맥도날드가 세계에 파고든 비결 中


전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날드가 펼친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서는 분석하듯이 풀어낸 부분도 내게는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렇듯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문화 현상에 대해서는 어원이나 역사 등 폭넓게 소개하고, 세밀하게 다룰 필요가 있는 특정 개념 혹은 상품이나 브랜드는 상세하게 풀어내어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모르고 봐야 더욱 재미있는 이 책은 궁극적으로 다문화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문화 다양성을 인정하며 관계를 맺고, 비즈니스를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목차


​1. 서로 다른 지구인

아시아는 왜 이모티콘에 열광할까?
한국에서 눈치가 중요한 이유
외계인, 꽃미남과 괴물 사이
사람 사이에 있는 보이지 않는 경계선
시간은 돈일까?
한국 사람은 왜 부지런하고 불행할까?

2. 생각보다 먼 아랍과 미국

미국의 바비 vs 아랍의 풀라
예수를 닮은 슈퍼맨 vs 알라의 특징을 나누어 가진 ‘99’
이슬람의 할랄, 유대인의 코셔
미식축구로 보는 미국
미국은 왜 철이 들지 않을까?


3. 낯선 이의 눈에 비친 한국

그들은 왜 삼겹살에 반했을까?
우리도 몰랐던 '핫한' 아이템들
체면과 양심, 무엇이 더 중요할까?
'의리 없는 놈'이 미운 이유
같지만 다른 카드와 화투
정치인도 잘생겨야 한다

4. 축제, 일상 탈출의 전통

새해는 1월이 아니어도 신나는 법!
세계의 '빨간 날'들
허용된 일탈, 카니발
액운을 태우고 풍요를 빌다
버닝맨 축제, 실리콘밸리, 히피 문화

5. ‘다름’을 이해하는 몇 가지 방법

미국의 패스트푸드 vs 유럽의 슬로푸드
맥도날드가 세계에 파고든 비결
왜 프랑스 광고는 관능적일까?
나체가 부끄럽지 않으려면
상식을 파괴하는 세련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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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코드로 읽는 지구
- 다르면서 같은 세계 문화 이야기 -


지은이 : 김세원

출판사 : 인물과사상사

쪽  수 : 308쪽

발행일: 2019년 03월 15일

 ISBN : 978-89-59065-16-5 (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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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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