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을 꿈꾼 그녀, 연극 "함익"

글 입력 2019.04.02 15:1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세종] 서울시극단_함익_첫리딩현장.jpg


서울시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은 4월 12일(금)부터 28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창작극 〈함익〉을 공연한다. 〈함익〉은 2016년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기를 맞아 고전 ‘햄릿’을 새로운 시선으로 재창작한 연극이다. 김은성 극작가의 세련된 대본과 김광보 예술감독의 미니멀리즘 연출로 2016년 초연 당시 가장 주목받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웅장한 서사의 행간에 숨어있는 ‘햄릿’의 섬세한 심리를 중심으로 ‘여자 햄릿’인 함익을 새롭게 탄생시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런 <함익>이 3년 만에 다시 무대 위로 돌아왔다. 3년 만에 돌아온 〈함익〉은 초연부터 함께 한 배우와 제작진, 그리고 새롭게 참여한 배우들로 더욱 섬세하고 깊이 있는 무대를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MSY_7608.jpg
 


<시놉시스>


재벌 2세 함익은 영국에서 비극을 전공하고 돌아온다. 마하그룹의 외동딸로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그녀의 일상은 화려하다. 상류층 인사들과의 사교모임, 남자친구 필형과의 근사한 데이트 등 누가 봐도 완벽한 삶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의 내면은 고독한 복수심으로 병들어 있다. 자살한 엄마가 아버지와 새엄마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의심을 20년 가까이 버리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아버지의 폭력적인 권위에 맞서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 채 가면을 쓴 인형으로 살아왔던 것이다.

복수와 일탈을 꿈꾸면서 숨 막히는 온실 속에서 생기 없는 꽃으로 살아가던 그녀는 그룹 산하의 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로 부임한다. 그리고 《햄릿》 공연의 지도를 맡게 된 함익 앞에 복학생 연우가 나타난다. 파수꾼 '버나도' 역을 맡은 연극청년 연우와의 만남은 외형만 화려했던 함익의 고독한 내면을 조금씩 흔들기 시작하는데….



MSY_7198.jpg
 


<함익>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을 재창작 하여 새로운 시각을 선사해 준다. 우리에게 익숙한 <햄릿>은 선왕을 죽인 삼촌이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하고 왕의 자리까지 오르자 복수심과 광기에 휩싸인 햄릿의 비극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함익>은 이러한 <햄릿>의 '성(性)'과 '배경'을 바꿔 새로운 '햄릿'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30대의 재벌 2세이자 연극과 대학교수인 '함익'의 현재, 그리고 대한민국으로 흘러 들어간다. 함익은 아버지와 계모가 어머니를 자살로 몰고 갔다고 믿으며 복수를 꿈꾼다. 부유한 환경에 완벽한 삶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는 함익은 사실 고독하고 우유부단하며 인간미를 잃어버린 상태의 내면을 지니고 있다. 그녀는 거울 속에 살고 있는 내면의 분신인 ‘익’과 자아분열적 대화를 나눌 때에만 숨겨뒀던 마음 속 욕망을 드러내며 자유를 느끼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함익은 제자인 ‘연우’를 만나고, ‘햄릿’에 대해 냉철하면서도 새롭게 해석하는 그에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엄마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인해 그 누구도 사랑하지 못했지만 지독하게 사랑을 그리워한 함익은 열정적이고 젊은 연우를 통해 고독에서 벗어나고, 연극 〈햄릿〉 속 연우를 통해 자신의 복수를 완성하려 한다.


하지만 함익의 광기에 제자들은 반발해 자신들만의 무대를 올리고, 그녀는 결국 아버지의 원숭이인 ‘햄릿’이 어머니 장례식 때 엄마 시체에 매달려 웃었다며 복수의 칼날을 휘두른다.


MSY_7676.jpg
 


창작극 〈함익〉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이 시대의 왕국에서 ‘햄릿’으로 태어났지만 ‘줄리엣’을 꿈꾸고 싶을 만큼 진실한 관계와 사랑을 원하는 함익을 통해 감정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건조한 도시의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의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러한 창작극 <함익>은 여러 면에서 나의 흥미를 한껏 자극하였다.


대학교를 다니며 들었던 많은 수업들 중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대한 수업은 가장 감명깊었던 수업 중 하나이다. 한 학기 동안 <햄릿>에 대해 배우고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햄릿>이라는 작품 속에 무궁무진한 이야기와 소재, 그리고 메세지들이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창작자로서 언젠가 이 <햄릿>을 재창작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계획 내지 꿈을 꾸게 되었다. 그리고 보다 더 다양하고 입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을 많은 극 속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기를 꿈꾸는 한 사람으로서, <햄릿>과 같이 풍부한 이야기를 내포한 작품 속 주인공이 여성이라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종종 하곤 했다.


여성 '햄릿'에 대한 이야기인 <함익>은 이런 나의 관심과 흥미를 끌기에 너무나도 충분했다. 많은 생각을 하고 감명을 받았던 작품에 대한 재창작인 만큼, <함익>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 또한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함익_2019.jpg

 

_연극 <함익>_


공연일시: 2019.04.12(금)~04.28(일)

화/수/목/금 8시, 토 3시&7시, 일 3시

공연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가격: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관람연령: 14세 이상(중학생 이상)

러닝타임: 100분

출연진: 강신구 주성환 최나라 이지연 장연익

구도균 박기덕 오종혁 조상웅 조아라 송철호

이정주 이희순 박진호 오재성

김유민 장석환 이상승 김민혜 외

제작진: 극작 김은성 연출 김광보 무대 박동우

조명 김정태 분장 이동민 소품 정윤정

안무 금배섭 음악 장한솔 음향감독 남윤수

무대감독 장연희 조연출 김하늬

제작감독 이재진 기획 장인정 홍보마케팅 제나영 임주희



윤소윤.jpg
 

[윤소윤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