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만화도 예술이다, 에르제 : 땡땡 [시각예술]

명작 만화가 만들어지기 위한 과정
글 입력 2019.03.2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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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 탄생 90주년 대규모 회고전, ‘에르제: 땡땡’ 전시회를 다녀왔다. 이 전시회는 이미 SNS에서 꽤 유명했고, 많은 사람의 후기가 올라와 있는 상태였다.

사실 나는 애초에 사람이 많고, 포토존화된 전시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작품을 보자마자 첫인상을 느끼고, 작품 해설을 꼼꼼히 읽고, 다시 작품의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을 즐기는 편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사람이 많은 전시회에서는 사색이 조금 힘들다.

에르제 : 땡땡 또한 촬영이 가능한 전시회라고 해서 살짝 걱정했었다. 그런데도 가기를 결정했던 이유는 사실 한 눈에 내 시선을 사로잡은 귀여운 캐릭터였다. 역시 사람들은 귀여운 것에 돈을 쓴다고 자신을 합리화하며, 그렇게 에르제 : 땡땡 전시회가 열리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 미술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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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제와 땡땡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먼저 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에르제는 벨기에의 만화가이고, 땡땡은 그의 만화 캐릭터 주인공이다. ‘땡땡의 모험(틴틴의 모험)’은 벨기에의 대표 만화로 책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만 해도 상당하다고 한다.

국내에선 ‘땡땡의 모험’이라는 만화를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처음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엔 캐릭터의 생김새 자체는 익숙하지만 땡땡의 스토리나 등장인물 등은 아예 몰랐다. 짱구나 파워레인저, 디지몬 어드벤쳐처럼 캐릭터의 특징이나 주제가 등등이 입 밖으로 탁 튀어나오지 않는 정도의 수준이랄까. 어쨌든 너무 오래된 만화였기에 나의 세대 만화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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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언어로 번역된 땡땡의 모험 책 시리즈


그래도 에르제: 땡땡 전시회가 좋았던 건 어떠한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잘 풀어내서였다. 땡땡의 시리즈마다 에르제가 당시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그 작품을 만들었는지 상세하게 알 수 있었다. 가령 어떤 인물이 왜 탄생했으며 실제 모델은 누구였는지, 이 부분에 나오는 장면은 시대의 어떤 부분을 풍자한 것이었는지, 땡땡의 모험 장소는 나라별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에게 영향을 끼쳤던 사람은 누구인지 등을 말이다.

단순한 작품 전시가 아니라 과정을 알게 되니 결과물이 훨씬 깊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처음과 다르게 보였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엿볼 수 있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그려진 작품들을 볼수록 ‘색을 참 깔끔하게 채운다’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모든 만화가가 그렇듯이 에르제 또한 색을 채워 넣는 과정에 굉장히 공을 들였다고 한다. 명암으로 실제같이 표현하기보단 색깔로 인물과 사물의 특징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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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의 모험'에 나오는 인물들


전시회를 보는 내내 든 생각은 에르제는 자기 일을 상당히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에르제는 ‘만 화는 내가 가진 유일한 표현 수단이다’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그는 자신의 유일한 표현 수단인 만화를 통해 마음껏 스토리를 짰고, 그림을 그렸다. 그는 자신의 직업뿐만 아니라 만화, 작업방식, 캐릭터 등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또한 그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세계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눈을 갖게 되었고, 그것을 땡땡을 통해 표현해냈다. 땡땡의 독자들은 그런 그와 작품을 사랑했으며, 에르제는 한 시대를 풍미하는 만화가로 자리 잡았다.


'땡땡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나는 최선을 다했고, 작업은 항상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정말 즐거웠다.'


- 1975년 12월 30일, 라 리브르 벨지크 지에 실린 에르제의 말 중



‘2000년대엔 만화 위상이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요? 그때는 부디 ’아이들이나 보는 고상하지 못한 책‘이라는 딱지가 벗겨져 있길 바랍니다. 만화를 향해 눈을 흘기는 편견, 공격이 부디 사라지길 바랍니다. 2000년대엔 만화가 문학이나 영화와 마찬가지로 온전한 표현 수단으로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만화계의 발자크 같은 작가가 분명 나타날 것이라고요. 그래픽 형식이나 문학성을 겸비한 진짜 걸작을 만드는 작가가 분명 있을 거라고요.’


- 1969년 1월 20일, 에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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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의 우리에게 아직 만화는 ‘아이들이나 보는 고상하지 못한 책’의 이미지를 벗지 못한 것 같다. 만화가 문학이나 영화 같은 온전한 표현 수단으로 인정받기를 바랐던 에르제, 그리고 너무나 용감하고 때론 무모하지만 전 세계 아이들과 어른들의 친구가 되어준 땡땡! 앞으로도 한동안 이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에르제 : 땡땡 전시회는 2019년 4월 1일까지 진행되니, 에르제와 땡땡이 궁금한 이들은 시간을 내서 방문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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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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