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출판업계의 거스를 수 없는 위협과 위기타개방법에 대해서

글 입력 2019.03.20 23:0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KakaoTalk_20190320_225805134.jpg
 


출판업계와 서점은 늘 위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간한 ‘2018년 독서진흥에 관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성인 독서율은 59.9%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한다. 내 주변만 보자면 이 수치도 과장된 게 아닌가 싶다. 책을 읽는 인구는 점점 줄고 있는데 도서 정가제로 책값은 비싸셨다. 거기다가 요즘 세대는 종이 활자보다는 영상이 훨씬 익숙하다. 유튜브에서 책을 읽어주는 북튜버들이 나날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만 봐도 우리가 책을 직접 읽는 것보다는 중요 내용만을 전해 듣는 쪽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형서점에서는 대형 중고서점까지 운영하면서 새 책에 대한 수요를 더욱 줄여놓았다. 앞으로도 출판계와 서점을 위협하는 일들은 점차적으로 늘어날 예상이다.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는 출판 저널은 책문화생태계의 모색과 대안이라는 특집좌담을 개최하여 위기를 타개하려는 노력을 쏟고 있다.

 

이 좌담에서 인상 깊은 내용은 특별게스트로 참여한 김광석 박사의 말이었다. 경제 읽어주는 남자라는 타이틀에 맞게 현재 경제 트랜드의 관점에서 출판업의 위기와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꼭 출판업뿐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해당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책은 필수재일까 사치재일까. 영화 한 권, 책 한 권 정도야 보지 않아도 생활에 큰 지장이나 변화가 없다. 오히려 책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야말로 책 한 권이 아니라 여러 권을 꾸준히 구매한다. 이런 경우 생활비에서 책값은 부담이 된다. 나만해도 중고서점에서 책을 사거나, 빌리거나, 유튜브에서 검색을 하여 정보를 얻기도 한다. 책을 필수재로 생각하는 사람들일수록 더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는 편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서 인기가 없으면 책으로 내더라고 승부가 없다고 말하는 김광석 박사의 말이 공감이 되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책값을 지불하고 소장하고 싶은 책을 사야하는 이유를 다른 매체로부터 얻는 것이 가장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책을 필수재로 인식하고 사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판매하기 위해서 출판사와 작가는 이러한 큰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전략적으로 다가서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좌담에서 이야기가 나왔듯이 트랜드에 맞게 자신만의 파이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그 한 방법이다. 방법적으로 인쇄물 이외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방안을 활용하여 수익모델을 다양화할 필요도 있고 세부 분야를 정하는 것도 그 방법이다. 고령사회에 맞춘 시니어 친화적인 콘텐츠를 개발하나거나 1인 가구를 위한 독서환경, 콘텐츠 독점이 예시로 제시되었다.

 

또 다른 구체적인 사례로 출판저널 특별기획으로 실린 자연과생태 편집장인 조영권 대표의 글을 참고해볼 수 있었다.

 

그가 오랫동안 자연과학 출판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일을 평생 즐겁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고,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주제로 남에게도 이로움을 주는 일에서 오는 보람은 크다.

 

그 중에서도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그의 운영 철학은 앞서 말한 트랜드에 맞춘 전략을 적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많은 소형 출판사와 서점에 귀감이 될 만하다. 전체 도서 판매량 중 과학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1% 내외고 그 중에서도 자연과학은 훨씬 적은 퍼센티지를 차지한다.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 분야를 그는 오히려 큰 출판사가 들어오기 힘든 경쟁력 있는 시장이라고 언급하며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다.

 

오히려 경쟁자가 거의 없는, 좁고 뚜렷한 분야를 공략해 독자 호응을 얻는 쪽이 낫다. 비록 독자 수가 적지만 그들을 모두 독차지 하면 된다. 한 분야에 집중해 꾸준히 책을 펴내는 것은 실력과 신뢰를 쌓아 가는 과정이다. 책을 한 권씩 만들 때마다 편집자의 판단력과 책 내용을 장악하는 수준은 높아진다. 독자들은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책을 내는 출판사를 신뢰하므로 독자와의 결속력도 탄탄해진다. 기회에 투자할까 세월에 투자할까라는 갈림길에 선다면 주저 없이 세월을 선택하길 바란다.

 

결국 좌담이나 조영권 대표의 말을 통해 얻은 결론은 (큰 출판업계나 소형 출판업계인지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출판업계에서 살아남는 것은 어렵지만 그 만큼 가치가 있는 분야라는 것과 트랜드를 살피던 자신만의 독자노선을 뚫고나가던 좋은 ‘콘텐츠’에 독자가 몰린다는 사실이다.

 

출판업이 나와는 상관없는 시장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책이란 내가 매일 같이 소비하며 가치를 느끼는 한 분야이며 그들이 계속 생존해야만 좋은 양질의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제적 이윤과는 먼 길을 걸으면서도 출판관계자들이 꾸준히 길을 터놓은 덕분에 다양한 컨셉의 동네 서점이나 책 콘텐츠들이 그나마 이렇게 퍼질 수 있었다. 우리는 문화적 다양성을 널리 알리는 그들의 노고를 잊어서는 안 되며 함께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같이 고민할 분명할 책임이 있음을 이번 출판저널은 시사한다.



[최수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