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어댑터] 우정 뒤에 그려진 사회의 뒷모습, 영화 ‘그린 북’

영화 '그린북'에 대하여
글 입력 2019.03.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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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유진아


※ 영화에 대한 스포가 있습니다 ※




줄거리



1962년 미국, 입담과 주먹만 믿고 살아가던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는 교양과 우아함 그 자체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 박사의 운전기사 면접을 보게 된다. 백악관에도 초청되는 등 미국 전역에서 콘서트 요청을 받으며 명성을 떨치고 있는 돈 셜리는위험하기로 소문난 미국 남부 순회공연을 떠나기로 하고, 투어 기간 동안 자신의 경호원 겸 운전기사로 토니를 고용한다.


거친 인생을 살아온 토니 발레롱가와 교양과 기품을 지키며 살아온 돈 셜리 박사. 생각, 행동, 말투, 취향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은 그들을 위한 여행안내서 ‘그린북’에 의존해 특별한 남부 투어를 시작한다. 닮은 점이라곤 없지만 두 사람은 8주간의 미국 남부 콘서트 투어를 거치며 다른 성격, 취향을 뛰어넘어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기 시작한다.



외로워도 먼저 손 내미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 토니 발레롱가의 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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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셜리'박사의 운전기사가 되기위해
면접을 보는 '토니 발레롱가'.




완벽하게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났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두 사람이다.


한 명은 카지노에서 일 하다가 사고를 일으켜 실직하고 직업소개서를 통해 우연히 운전기사 면접을 보게 된 백인 ‘토니 발레롱가’ ,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촉망받던 천재 피아니스트 흑인 ‘돈 셜리’ 가 그 주인공이다. 이 두 사람은 정반대의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8주간의 순환공연을 통해 진정한 우정을 알아가고 쌓아간다.

 

왜 굳이 백인, 흑인이라고 짚어서 말했느냐고 한다면 이 영화는 다른 영화들과 달리 조금 다르게 접근하기 때문이다. 보통 흑인에 관한 차별을 말하고자 했을 때, 백인을 좀 더 위 선상에, 흑인을 좀 더 아래 선상에 올려두고 그려내는 영화가 대다수였다.


여기서 앞서 말한 ‘토니 발레롱가’는 성격마저도 도둑질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주먹을 내세우며 허풍이 가득 차 있는 인물로, ‘돈 셜리’는 카네기 홀 꼭대기 층에 사는 고상하고 우아한 성격의 인물로 묘사된다. 관객입장에서는 이 캐릭터의 성향들이 색다르게 다가갔을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영화들은 정반대의 인종과 성격과 직업의 계급으로 다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인물은 실존 인물들었고, 영화에서 다루던 영화는 실화였다. 이 사실에 놀랐던 나 스스로 이러한 사고나, ‘대중적인 연출’마저 우리가 해왔던 진짜의 ‘차별’은 아니었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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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발레롱가'에게 그린북을 건네주는 사람들

 



영화의 제목 ‘그린북’은 무엇인가?



‘그린북’. 이름은 따뜻해 보일지도 모르나 안타까운 역사가 있는 책이다.


그린북은 본래 1960년대 있었던 흑인들을 위한 여행 가이드 북이다. 인총차별이 극심했던 시기에 남부지역은 미국 전역 중 가장 차별이 심한 곳이었다. 남부지역으로 여행하는 흑인에게 주유소는 어디로 가야 더 나은지, 숙소와 식당 등 차별이 좀 더 적고 안전한 장소로 인도하는 지침서 같은 역할을 한 책이었다. 그 책 덕분에 많은 흑인이 좀 더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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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돈 셜리'박사
오른쪽이 '토니 발레롱가'
 



1960년대 사회의 뒷면을 부드럽게 성찰한 영화



천재 피아니스트인 ‘돈 셜리’는 부와 재능을 모두 가졌었다. 그리고 그는 인종차별이 가장 심한 남부지역을 ‘순회공연’을 하기로 한다. 다른 사람들이 극구 만류했지만, 그는 이 순회공연을 성사시켜야만 했다. 백인들에겐 흑인도 재즈가 아닌 클래식을 연주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당연하게 차별받고 있는 듯한 같은 흑인들의 인식도 깨워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 셜리’의 계획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숙소에서 차별을 당해 운전기사인 토니보다 더 낡은 숙소를 이용했어야만 했고, 술집에서는 백인 무리가 시비를 걸어 폭행을 당하기도 했으며 비 오는 날 운전하다가 흑인이 늦은 밤 도로를 활보하고 있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연행되어 구치소에 갇혀 다음날 공연을 못 할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화들이 마냥 자극적으로만 연출되진 않았다. ‘토니 발레롱가’의 능청스러움과 도움 때문에 위험들을 극복하기도 하고 ‘돈 셜리’의 직업적 특성과 지인을 통해 사건을 극복해나가기도 한다. 관객들에겐 짧은, 여러 사건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회가 지나왔었는지 현재에도 100% 극복되지 않은 이 사회 문제는 왜 잘못되었는지 스스로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천재성만으로 충분하지 않죠.

'용기' 가 있어야 해요.


- 돈 셜리의 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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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회공연을 하는 중인
'돈 셜리'박사와 '토니 발레롱가'




이 영화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따뜻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차갑지만 따뜻함이 녹아들어 있다. ‘돈 셜리’와 ‘토니 발레롱가’ 두 사람의 우정을 그린 면에서 따뜻하다. 정반대의 사람 두 명이 만나 진정한 우정을 찾게 되는 과정은 극단의 상황과 캐릭터에서 더 진지하게 묻어나는 법이다.


다만 이러한 배경 뒤에 여러 사회적인 문제가 내포되어있고 이 문제와 이야기들이 차가우면서도 이러한 사람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따뜻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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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그린북

국내 개봉일 2019.01.09.

감독 피터 패럴리

130분 미국 드라마

12세 관람가

비고 모텐슨(토니 발레롱가역)

 마허샬라 알리(돈 셜리 박사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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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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