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1 클래식으로 풀어낸 게임음악 <MapleStory Symphony in Budapest>[게임]

클래식으로 재해석된 게임음악 앨범
글 입력 2019.03.1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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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과 2편으로 나뉩니다.



2017년 1월 4일, 책 속에 단풍잎을 껴 놓은 채 걸었던 발자국이 5000일이 되던 날. 메이플스토리 5000일을 기념하여 <MapleStory Symphony in Budapest>를 발매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음악을 오케스트라로 재해석한 이번 앨범은 메이플스토리의 모든 역사가 담겨 있어 유저들의 추억을 자극한다. 기존의 곡이 어떤 감성으로 재해석됐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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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일 기념 앨범 표지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한동안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낮과 밤의 경계 사이에 멈춰있는 시간. 지상의 노란 조명과 하늘의 보랏빛이 어우러진 색감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보랏빛 하늘에 희미하게 빛나는 별이 낭만적이다. 이번 앨범에는 초창기 로그인 테마곡에서 글로벌 메이플스토리 음악까지 총 12곡이 수록되어 있다. 88인조 오케스트라 ‘Budapest Symphonic Scoring Orchestra’만의 감성과 영상미가 돋보이는 이번 앨범을 통해 유저들을 비롯해서 게임을 하지 않는 일반인까지 모두에게 울림이 있는 앨범일 것이다. 

    


1. When The Morning Comes

2. The Cygnus Garden

3. Start The Adventure

4. The Tune of Azure Light

5. The Raindrop Flower

6. The Queen's Garden

7. The Fantastic Thinking

8. The Black Heaven

9. The Shattered Time

10. Dancing With The Moon

11. An Eternal Breath (Vocal 은토)


 

 

     

Start The Adventure



 


게임을 대표하는 곡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로그인 테마곡이라 대답할 것이다. 로그인 테마곡은 현실에서 게임으로 넘어가는 상징적인 곡이기에 게임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그래서 첫 번째로 메이플스토리 로그인 테마곡 <Start The Adventure>를 소개하려고 한다. 가장 익숙하고 정이 많이 들었던 곡으로, 다시는 게임 속에서 들을 수 없기에 이번 앨범에서 등장만으로도 의미 있는 곡이다.

 

지금은 새로운 로그인 음악으로 바뀌었지만, 구 로그인 테마곡 <Start The Adventure>는 초창기 메이플스토리를 대표하는 곡이라 할 수 있다. 메이플스토리가 내세운 ‘자유로운 모험’이라는 컨셉과 일맥상통하는 곡이기도 하다. 모험에 가슴이 부푼 어느 모험가의 마음이 잘 나타난다. 바람처럼 자유로운 모험가를 꿈꾸면서 아직도 이 음악을 듣고 어린 시절을 회상하곤 한다.

 

도입부 피콜로의 아름다운 선율과 밑에 깔린 하프의 아르페지오가 음악을 아름답게 만들고, 관악기, 현악기가 등장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뒤이어 퍼커션까지 모든 악기가 어우러져 웅장함을 선사한다. 원곡이 모험을 떠나기 전 기대감에 부푼 어느 초보 모험가의 마음을 나타낸다면, 새롭게 오케스트라로 편곡된 곡은 모험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와 새로운 모험을 준비하는 숙련된 모험가의 자신감을 나타낸다.

 

 

 

When The Morning Comes



 


로그인 테마곡에 이어 엘리니아 마을 테마곡 <When The Morning Comes>도 유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엘리니아에 오면 마음도 고요해진다. 그래서 게임을 하다 지치거나 시끄러움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 이곳에 온다. 조용한 엘리니아에 걸맞게 피아노의 잔잔한 선율이 화창한 아침에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처럼 우리에게 스며든다.

 

오케스트라에서는 원곡의 멜로디를 제외하고는 모든 걸 재해석한 과감한 시도가 있었다. 원곡과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데, 원곡이 아침 햇살을 맞으면서 듣는 음악이라면 오케스트라 곡은 우리에게 대신전의 성스러움을 안겨준다. 원곡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다른 느낌의 편안함과 웅장함이 듣는이의 마음을 안정시킨다.

 

 

 

The Fantastic Thinking



 


장난감 마을 루디브리엄의 테마곡 <The Fantastic Thinking>. 엘리니아에서 배를 2번이나 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런 고생쯤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이길 수 없다. 모든 게 장난감으로 만들어진 마을에 있으면 어린아이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레고로 만들어진 성, NPC와 인형, 병정 등 장난감 몬스터까지 어린아이의 상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그야말로 어린아이를 위한 세상. 게다가 어린아이의 천진난만이 담겨 있는 음악까지 합쳐져 유저들의 동심을 자극한다.

 

조금 빠른 왈츠곡으로 동화 속에서 장난감이 되어 춤을 추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도입부에서 쉴 새 없이 재잘거리는 관악기의 소리가 동심으로 문을 두드린다. 물 흘러가듯 관악기가 멜로디 선율을 이끌고 그 아래 현악기가 멜로디 선율을 받드는 모습이 안정적이다. 후반부에 원곡의 멜로디를 조금 비틀어서 새롭게 재해석 한 부분은 우아함과 동시에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이처럼 통통 튀는 원곡에 우아함과 신비로움이 더해진 곡이다.

 

 

 

The Raindrop Flowers



 


둥둥 떠다니는 섬 에레브 수련의 숲의 테마곡 <The Raindrop Flowers>. 열심히 수련하는 초보 기사단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작은 빗방울에도 흔들리는 꽃과 같은 초보 기사단이지만, 부단히 노력하는 기사단의 모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린 곡이다. 에레브의 귀여운 몬스터와 더불어 새싹처럼 통통 튀는 마림바의 소리가 어우러져 밝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케스트라로 재해석된 곡도 원곡의 힘찬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원곡보다 조금 느린 템포지만, 마림바와 플룻이 멜로디 선율을 이끌면서 밝은 리듬을 유지한다. 이에 현악기와 타악기가 음악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면서 곡이 완성된다. 곡의 분위기가 밝은 만큼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미소가 인상적이다.

 

 

 

The Queen’s garden



 


“여제를 위해서라면

그 무엇이라도 해낼 수 있습니까?”

 

에레브가 처음 등장했을 때 메이플 아일랜드와는 다른 분위기에 매력을 느꼈다. 신수 옆에 잠들어있는 여제가 있는 곳 <The Queen’s Garden>. 평화로운 에레브는 다른 곳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다.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고, 하프의 아르페지오와 피리 소리가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엘리니아와는 다른 분위기의 편안함을 주는 곡이다.

 

오케스트라 곡에서도 에레브 특유의 화창함과 포근함이 느껴진다. 후반부에서 원곡에 없는 부분을 추가한 것도 인상적인데, 그런데도 한 곡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나른한 에레브와 신수 옆에 잠들어있는 시그너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이 곡을 들으면 에레브의 모습이 아니라 시그너스 여제 오직 한 사람만이 머리에 생각난다. 오직 여제를 위한 곡이라고 해야 할까. 지금은 가녀린 소녀지만, 훗날 크게 자라 기품있는 여제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곡이다. 도입부에 관악기와 하프가 만들어내는 나른함. 후반부에서 웅장한 사운드가 시그너스의 기품 있는 모습을 연출한다. 웅장한 후반부에 이어서 마지막 부분에서는 플롯의 독주와 현악기의 스타카토가 이어지면서 여운을 주는 곡이다.


 

 

6. The Cygnus Garden



   


이전 곡 <The Queen’s Garden>과 비교하면서 들으면 좋을 듯하다. 조작된 미래지만 타락한 시그너스를 의미하는 곡 <The Cygnus Garden>. 신수와 잠을 자던 정원에는 타락한 여제 시그너스가 모험가를 기다린다. 한때 섬겼던 여제를 자기 손으로 막아야 하는 절망을 음악으로 말해주듯 웅장함 속에 비극을 담고 있다.

 

오케스트라 곡은 비극적인 분위기보다는 타락한 여제 시그너스가 꿈에서 깨어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풍긴다. 원곡이 듣는 이를 우울하게 만드는 곡이라면 오케스트라의 곡은 시그너스가 꿈에서 깨어나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간 모습을 연상시킨다.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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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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