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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여기로 오면 돼
글 입력 2019.03.1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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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킴 - HOME ]


너의 발걸음이 들릴 때 

웃으며 마중을 나가는 게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나의 유일한 선물이었지


어디 아픈 덴 없니

많이 힘들었지

난 걱정 안 해도 돼

너만 괜찮으면 돼


가슴이 시릴 때

아무도 없을 땐 

늘, 여기로 오면 돼






내게 소중한 사람, 그를 떠올릴 때면 생각나는 노래. 그리고 꼭 불러주고 싶은 노래.

드라마 같은 곳 보면, 분위기 좋은 카페나 재즈바에서 밴드 반주에 맞춰 여자 주인공이 애인에게 사랑 고백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나도 이런 이벤트를 하고 싶어서 일명 폭풍검색을 해 봤지만, 왜 나오지 않은 걸까...(혹시 아는 사람 있으면 알려주세요)

노래방이 아닌, 감성 펍이나 재즈바 같은 곳에서 내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데 겨우 찾은 방법은 노래방에서 녹음한 뒤 호프집 카운터에 가서 틀어달라고 부탁하는 것뿐.


여주인공 노래 씬.png
 

뭐, 이건 푸념이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자면, 난 소중한 이에게 'HOUSE'가 아닌 'HOME' 같은 존재이고 싶다. 돌아가면 기댈 수 있는 곳, 쉴 수 있는 곳, 안도할 수 있는 곳, 경계를 풀 수 있는 곳. 그에게 있어서 난, 그런 곳이고 싶다.

아늑하고, 햇볕이 드는 것 같이 따사롭고, 푹신한 담요를 덮는 것 같이 포근한 그런 집 말이다. 어쩌면 고향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버티다 버티다 찾아가는 고향보단 매일 찾아가는 집이 내겐 좀 더 의미 있다.

집에 들어갔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왔어?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힘들었지? 이리 와서 좀 쉬어."라고 한다면 어떨까? 부부 사이가 아니라도 가능한 일이다. 소중한 그에게 조금의 시간을 내고 약간의 귀찮음을 무릅쓴다면.




난 다독임을 받지 못하고 컸다. 집은 내게 무서운 곳이자, 외로운 곳이었다. 20살을 지나 사회에 나가니, 사람들이 '집밥' 얘기를 많이 하던데 내게 집밥은 '배달 음식'이나 누가 사다 준 음식밖에 없다. 집밥에 관해 떠오르는 이미지 자체가 없다.

그래서 고향 또한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힘들 때 찾아갈 수 있고, 휴양할 수 있는 곳 따위 내겐, 없다. 오로지 독립한 후 얻은 전셋집인 지금 내 자취방. 그리고 매일 날 마중 나오는 사랑스런 고양이 두 마리. 이게 내겐 'HOME'이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 소중한 그에게, 앞으로 생길 그에게 난 이런 존재이고 싶다. 적어도 그는 내가 느낀 그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지친 사회에서 돌아와 편히 쉴 수 있도록...

"다녀왔어요?"


[홍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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