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바흐 베토벤을 만나다

<임현정 피아노 리사이틀>
글 입력 2019.03.0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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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드라마를 보고 클래식을 가까이하게 됐고 고등학교 숙제가 아님에도 음악회를 종종 찾았다. 하지만 드라마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곧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클래식은 가끔 들었다.

그래서일까. [임현정 피아노 리사이틀]의 소식을 들었을때 오랜만에 피아노 소리가 듣고 싶어졌다. 피아노를 들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잠이 오지 않거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을 보거나, 비 오는 날이면 괜히 피아노 소리가 듣고 싶어 진다. 요새 바쁜 일상을 보내느라 더 피아노 연주가 그리웠을지도 모르겠다.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을지도. 그래서 평일 늦은 저녁에 시작하지만 공연을 보기로 결심했다.

클래식을 잘 모르기에 전문적으로 리뷰를 쓰지 못한다. [임현정 피아노 리사이틀]을 들으며 생각했던 몇 가지를 적으려 한다. 음악 들으며 영감 받았다고 한 사람을 신기해했다. 어떻게, 어떤 영감을 받았는지 궁금했다. 영감이라는 자체를 잘 몰랐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리사이틀 공연을 통해 그 말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이상하게 클래식 들으면 애니메이션이 생각난다. 콩콩콩 뛰어다니는 캐릭터가 툭하고 튀어나온다. 어떤 연주인지, 어떤 분위기인지에 따라 내 머릿속에 하나의 스토리가 만들어지곤 했다.

전시 작품을 볼 때 내가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작품이 다르게 보인다. 울적하면 조금 쓸쓸한 작품이 눈에 가거나 쓸쓸하게 작품을 해석하기도 하는 것처럼. 이처럼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에 따라서도 각자 다르게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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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정 연주자는 피아노를 직접 지휘하면서 연주했다. 피아노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까지 피아노 소리에 집중했다. 강하고 빠르게 연주할 땐 임현정 손을 보며 곡에 빠져들게 했고 피아노 선율이 부드러워질 땐 나도 모르게 눈감고 집중했다. 잘 모르지만 연주자가 피아노를 대하는 자세만큼은 알 수 있었다. 잠깐이지만 예전에 피아노를 배웠다. 어떤 곡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한 달 내내 연습하면서 그 곡을 칠 수 있게 됐을 무렵 난 손이 빨라졌다. 빨라지는 재미에 작곡가가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쳐야 한다는 생각을 먼저 했고 행동이 앞섰다.

음악을 그대로 듣지 않았고 어떤 건반을 쳐야 할지 알아서인지 자꾸 손이 먼저 건반을 누르곤 했다. 그때마다 선생님은 "천천히, 천천히"를 반복해서 말씀하셨다. 임현정 연주를 보면서 천천히 혹은 빠르게를 스스로 말하며 마음을 조급해지지 않고 그 곡 자체를 이해하려는 자세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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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과 바흐 이름은 들어봤어도 그들이 만든 곡 전부를 알진 못한다. 원곡 자체를 이해하려는 그녀의 끊임없는 노력과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음에도 꾸준히 공부하는 마음이 너무 프로답다.

그녀가 건반을 칠 때마다 연주자의 손을 보곤 했는데 피아노 치는 것도 자연스러웠다. 피아노 배울 때 이상하고 불편하게 피아노 치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고 그 습관을 바꾸기 위해 연습했던 기억이 있다. 불필요한 손을 줄이니 피아노 소리뿐만 아니라 손도 예뻐 보인다. 음악을 연기하는 듯한.

처음 듣는 곡이 많았지만 계속 듣고 싶을 만큼 좋은 곡도 많았다. 임현정 연주자는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 알게 됐지만 이미 많은 팬이 있다는 걸 현장에서도 알 수 있었다. 계속되는 앙코르 요청과 일어서서 박수치는 사람도 많았고 공연이 끝나고 사인회 한다는 말에 줄을 길게 서있었다. 왜 사람들이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2시간 만에 알 수 있었다. 앞으로도 피아노하면 임현정 연주자가 연주한 곡부터 찾아서 들을 것 같다.


[송다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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