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그들의 섬, 그의 이름 <하거도>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글 입력 2019.02.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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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를 작성하는 것에 있어서



나는 어려서부터 글자를 멀리했기 때문에(책 읽기를 무지 싫어했다) 글을 쓰는 것도 어려웠고 글을 읽는 것도 어려웠다. 글보다는 그림이 훨씬 편했고 오피니언보다 작품 기고가 더 끌렸다.


그래서 프리뷰/리뷰를 작성하는 것이 좀 낯설었고 굳이 뽑자면 프리뷰 쪽이 더 힘들었다. 아직 보지도 않은 공연, 전시에 대해서 도대체 뭘 어떻게 써야 한다는 말인가!! 쓰더라도 맛깔나게 쓰는 건 아무래도 어려웠다.


거의 매번 프리뷰를 의무감에 작성하는 날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렇게 의무감으로 무장해 프리뷰에 대한 감정이 무뎌질 때 즈음, 며칠 전 학교 커뮤니티에서 운 좋게 어느 한 연극에 당첨되어 보러 가게 되었다.


사실 연극 자체를 좋아해서 보러 간 것이지 그 연극이 보고 싶어서 간 것은 아니었다. (그게 화근) 별 기대 없이 대학로에 도착해서, 표를 받고 앉았다. 연극이 시작되고, 2시간에 걸쳐 공연이 이어졌다. 근데.. 도무지 줄거리가 이해가 안 갔다.


도대체 저기서 왜 화를 내고 뽀뽀는 왜 하는 거지? 말하고자 하는 게 뭐지? 연극에 대한 간단한 프롤로그도 무심하게 지나쳤던 내가 후회스러웠다. 그리고 느꼈다. 아 다른 건 몰라도 연극은 프리뷰가 필수다. 부정할 수 없다.


맞다. 갑자기 프리뷰에 대한 욕구가 막 솟구쳐서 이때다 싶어서 작성하는 프리뷰 맞다.



 

연극, <하거도>



연극 <하거도>는 50여년 전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오가며 섬안에서의 진실과 주인공 하거도의 환성이 뒤섞이는 형태로 공연된다.


아름답고 눈부신 섬 하거도와 섬을 둘러싸고 있는 과거의 흔적, 주인공 '하거도' 가 살고 있는 수용소와 그의 환상인 재판, 이렇게 4개의 큰 줄기로 구성된 이야기는 극의 입체감을 살리면서 나중에는 하나의 큰 그림을 이루듯이 펼쳐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믿고 보는 창작산실 -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하거도>는 '인간'에 대해, 인간임을 포기하고 '욕망'을 쫓는 누군가들의 모습에 대해 심도있게 그려내고 있다.


*


사실 이 연극을 볼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다. 거의 강아지처럼 함께 다니던 남자친구가 시간이 안돼서 같이 못 보러 간다는 것에 일단 김이 빠졌고, 연극 포스터를 보아하니 쉬운 연극은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엄습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연극을 보러 가도 되겠지만 뭔가 혼자 볼까 오기가 스멀스멀 생겼다. 결국 아 몰라 혼자 연극 한번 보지 뭐! 하면서 향유하기 버튼을 눌렀다.


쉬운 연극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은 관련 보도 자료를 보면서 더욱 짙어진다. '추악한 치부', '참혹한 과거', '인간', '욕망' 이 단어들만으로도 어두운 기운이 드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극에서 특이한 점은 극에 소개되는 섬의 이름과 주인공의 이름이 '하거도'로 동일하다는 것인데,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궁금하다. 연극을 보면서 이점에 대해 알 수 있길 바란다.


관련 사진엔 시체 한구가 완전히 들어있을 것 같지 않은, 작은 크기의 수레 위로 발 한쪽이 올라와 있다. 윽 처음엔 잘못 본 것이길.. 했지만, 제대로 본 거 맞았다. 나는 잔인한 장면이 나오면 귀 닫고 눈을 감는 사람이어서, 정말 많이 걱정이 되지만 극 중에서 잔인한 장면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본다.




시놉시스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1964년에 발전소 하나가 세워졌다. 이곳은 이름만 발전소인 거대한 수용소다. 그곳은 범죄자들을 데려다 강제로 노역을 시켜 그 이익을 관리자들이 가로채는 조직이었다. 이익이 늘자 일부 관리들은 수감자들을 범죄자에서 일반 시민으로 늘려 강제 노역에 참여시키고 조직은 이를 숨기기 위해 더욱 잔인한 수감 방식을 취하는데...


한국 땅의 그 누구도 알지 못한 존재들이 가득한 곳, 들리지 않는 비명이 끊이지 않는 곳,




그곳은 아름답고 눈부신 섬 하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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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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