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 추천 <라따뚜이> [영화]

기발하고, 소소하고, 훈훈하게
글 입력 2019.02.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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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멜랑꼴리 할 때, 마음이 지칠 때, 단순히 내 마음을 외면하는 것이 아닌 훈훈한 감정이 필요할 때, 순수하고 귀엽고 따뜻한 애니메이션만큼 효과적인 게 있을까.


애니메이션은 드라마나 영화의 '현실감'이 주는 부담감도 없고, 단순히 웃음으로는 줄 수 없는 잔잔한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 뻔하디 뻔한 교훈마저 애니메이션의 순수한 상상력과 만나면 그 간단하고 뻔한 교훈이 우리의 마음을 더 울릴 때도 있다. 어쩌면 그 식상한 교훈들조차 세월이 흐를수록 복잡해져가기만 하는 현실에 치여 자주 잊었기 때문일까.


어른이 되어서도 애니메이션이 재미있는 이유는 어린 시절 하나쯤 가지고 있었던 애착 인형처럼 다들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만화영화 하나쯤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애니메이션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기억들, 그 시절의 추억들, 애니메이션은 지금의 나를 어린 시절의 나와 연결시킨다. 아무튼 이런 애니메이션이 주는 묘한 포근함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 하나를 추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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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따뚜이>
Ratatouille, 2007



시놉시스



유명 셰프의 요리 방송을 보며 요리사의 꿈을 키우는 요리 천재 레미는 시궁창 쥐다. 그리고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는 링귀니는 요리를 정말 못한다. 요리 천재이지만 쥐인 레미와, 요리 잼병이지만 인간인 링귀니가 만나 일어나는 이야기가 이 영화의 주된 스토리다.



절대미각, 빠른 손놀림, 끓어 넘치는 열정의 소유자 ‘레미’.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를 꿈꾸는 그에게 단 한가지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주방 퇴치대상 1호인 ‘생쥐’라는 것! 그러던 어느 날, 하수구에서 길을 잃은 레미는 운명처럼 파리의 별 다섯개짜리 최고급 레스토랑에 떨어진다. 그러나 생쥐의 신분으로 주방이란 그저 그림의 떡. 보글거리는 수프, 둑닥둑닥 도마소리, 향긋한 허브 내음에 식욕이 아닌 ‘요리욕’이 북받친 레미의 작은 심장은 콩닥콩닥 뛰기 시작하는데!


쥐면 쥐답게 쓰레기나 먹고 살라는 가족들의 핀잔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주방으로 들어가는 레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요리에 열중하다 재능 없는 견습생 ‘링귀니’에게 ‘딱’ 걸리고 만다. 하지만 해고위기에 처해있던 링귀니는 레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의기투합을 제안하는데. 과연 궁지에 몰린 둘은 환상적인 요리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레니와 링귀니의 좌충우돌 공생공사 프로젝트가 아름다운 파리를 배경으로 이제 곧 펼쳐진다!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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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요리사 구스토의 요리 방송을 보며

요리사의 꿈을 키운 레니 (구스토 덕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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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와 링귀니의 첫만남




매력포인트 1.

시궁창 출신 레미의 빠져나올 수 없는 귀여움과 매력적인 캐릭터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영화 속 레미는 귀여운 애완용 쥐가 아니라 시궁창 쥐다. 꽤 큰 덩치에 회색 빛깔의 털을 가진 딱 봐도 시궁창 쥐. 그런데 문제는 귀엽다. 귀여워도 너무 귀엽다. 애니메이션에서 동물 캐릭터를 등장시킬 때 귀여움을 살리기 위해 좀 더 캐릭터스럽게 (귀엽게) 변형하는데, 레미는 시궁창 쥐의 요소를 꽤 현실적으로 반영한 캐릭터임에도 성격과 행동을 통해 귀여움을 발산한다. 그리고 그게 더 매력적이다. 특히 표정을 엄청 잘 살렸다. 레미는 요리 천재인 만큼 미각도 뛰어나서 레미가 맛을 느낄 때 형형색색의 폭죽이 터지는 장면이 나온다. 맛을 그렇게 표현하는 장면 자체도 귀여웠고, 그때 레니 표정도 너무 웃기고 귀엽게 디테일하다.


또 인간과 같은 장면에 나올 때는 인간의 시선에서 쥐를 바라볼 때에 쥐의 표정과 행동을 좀 더 보여주는데, 쥐들끼리 있을 때 세상 인간 같던 캐릭터가 조그마한 동물의 모습과 행동을 하니 귀여움이 극대화된다. 레미 동생인 뚠뚠이 갈색 쥐도 있는데 더 대놓고 귀여움 담당이다. (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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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는 링귀니의 머리카락으로 링귀니를 조종한다.

세상 사람들... 너무 귀엽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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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 동생.

번개 맞아서 털들이 다 선 장면이 있었는데

엄청나게 귀여웠다



귀여움 담당은 레니와 레니 동생이지만, 다른 캐릭터들 또한 만만치 않게 매력적이다. 소심하고 허당끼 넘치는 링귀니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여주(당연히 요리사라 칼을 잘 다루고 출퇴근을 가죽재킷에 오토바이로 한다.), 악역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허술한 악역들까지. 주인공들만 중요한 게 아니라 조연 캐릭터들도 하나같이 매력적이다. 인상 깊었던 점은 만화영화들이 그렇듯 캐릭터들의 성격이 외형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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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대로

악역이지만 허술한 주방장,

링귀니와 꼴레뜨,

깐깐한 음식 평론가 안톤이다




매력포인트 2.

'맛있는 요리'가 선사하는 따뜻함



일단 이 영화는 영화 제목도 요리 이름이다. 당연히 요리가 영화의 큰 요소다. 배경도 레스토랑인 만큼 영화에서 요리들이 정말 맛있게 나온다. 요리하는 장면도 꽤나 디테일하게 구성되어있고, 신경 쓴 티가 난다. 그렇기에 영화에 등장하는 요리들과 요리하는 장면을 감상하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다. 게다가 단순히 요리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맛있는 요리를 통해 영화의 전체적인 편안함, 따뜻함, 포근함 같은 분위기를 강조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분위기 있는 프랑스 노래들도 나온다.

분위기 있는 노래와 포근한 레스토랑, 그리고 맛있는 요리라니!

벌써부터 기분이 훈훈해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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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준비하는 귀여운 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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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파리라는 배경도 분위기에 한몫한다




매력포인트 3.

현실과 비현실의 적절한 조화



현실과 비현실을 적절하게 잘 섞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현실 쥐의 모습을 잘 반영한 레니의 모습만 봐도 그렇다. 쥐라는 소재를 영화나 만화에 가져온 케이스는 꽤 많지만, <라따뚜이>는 '쥐'를 너무 동화 같지 않게, 무조건 미화시키고 귀엽게 가 아닌 실제 특징을 살리면서도 귀엽게 그려냈다.


설정도 너무 동화 같지만은 않다. 실제 우리 현실 속 곳곳에 동화 같은 설정을 보물처럼 쏙 넣어놓은 듯한 느낌이다. 링귀니와는 말할 수 없지만 자기들끼리는 사람 같이 대화하고 생각하는 레니와 가족들의 모습, 시궁창 쥐만 보면 쫒아버리고 잡으려고 하는 인간들의 당연한 모습과 쥐가 출몰해 문을 닫은 레스토랑을 보여주며 동시에 결국 쥐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임에도 장사가 잘되는 엔딩. 이처럼 당연한 현실 요소들 속에 비현실적인 설정들이 끼어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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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행동하는 레니와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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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한테 들켜 도망가는 레니



게다가 전혀 연결점이라곤 찾을 수 없는 '쥐'와 '요리'라는 이 두 가지 요소를 가지고도 영화는 요리사라는 꿈을 가지고 있고 재능까지 갖추고 있는데 쥐이기 때문에 고난에 부딪치는 레미, 그리고 여기저기 치이고 자꾸 실수하고 좌절하는 소심한 링귀니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어딘지 모르게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그리고 이 부분이 내가 이 영화가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들게 한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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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니깐 요리사라는 꿈이 말도 안된다는 아빠에게

요리가 하고 싶다고 말하는 레미.



한마디로 이야기가 너무 먼 곳에 있지 않다. 환상의 드림랜드가 아닌 현실에서 소재를 가져왔다. 다만 소재들의 조합이 신선하고, (쥐와 요리와 프랑스 레스토랑이라니!) 그 소재들을 스토리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디테일한 상상력이 첨가될 뿐이다. 게다가 애니메이션 특유의 과장되고 단순한 캐릭터들이 등장함에도 그 캐릭터들조차 꽤나 현실적이다. 영화의 이 소소한 현실성이 요리 천재 쥐인 레미가 요리 못하는 링귀니의 머리카락으로 링귀니를 조종한다는 말도 안 되는 설정도 어색하지 않게끔 하며, 우리에게 더 큰 감동을 주게끔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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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나면 그냥 엄마미소 짓게 되는 그런 영화다. 결국 모든 애니메이션이 그렇듯 너무나도 당연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그럼에도 "줄거리는 뭐다, 이건 뭐다, 유치하다" 이런 생각들 대신에 그냥 딱! 흐뭇한 미소와 훈훈한 마음으로 마무리되는 그런 영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게 애니메이션의 매력 아니겠는가. 마음을 훈훈한 여운으로 잔잔하게 채우고 싶을 때 보길 추천한다.


마지막은 내가 너무 좋아하는 레니짤을 풀고 끝내겠다. (사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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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잡고 있는 손이 너무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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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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