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도서 <엄마니까>

글 입력 2019.01.24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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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려서부터 항상 손과 발이 차가운 편이다. 이는 겨울이 되면 유독 심해지는데, 엄마는 나의 손과 발을 보며 항상 손과 발이 따뜻해야된다며 속상해하셨다. 그저 손과 발이 차가운 것 뿐인데 엄마는 항상 이 사실을 마음 아파 하신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 나의 손과 발을 가져가 따뜻해질때가지 주물러 주신다.

 

어렸을 때는 내 손이 너무 차갑다고 느껴지면 오빠나 친구들의 몸에 손을 가져다 두었다. 타인의 온도를 통해 손을 따뜻하게 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으며, 내 차가운 손과 발을 위해 자신의 몸이 차가워지는 것을 개의치 않아하는 사람은 엄마 뿐이었다. 엄마는 자신의 몸이 차가워지는 것보다 내 손과 발이 따뜻해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엄마이기에 자식을 더 생각한 것이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엄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는 태어날 때부터 엄마였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과거와 달리 엄마도 여자이며, 한 명의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하게 된 것이다. 엄마도 어린 시절이 있었고, 꿈 많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하나하나 깨달으며 엄마에 대해 알아가려 한다. 그러던 중 <엄마니까>라는 책을 보게 되었고, 엄마의 입장에서 쓴 책은 어떠한 내용을 담고있을까라는 호기심에 읽게 되었다.




촉촉하고 따뜻한 에세이보다는 캐나다 이민 기록기



사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은 ‘엄마니까’라는 제목과는 달리 캐나다 이민 후의 삶을 그린 책이라는 것이다. 표지에 적힌 ‘촉촉하고 따뜻한 에세이’ 문구와는 매치가 잘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실 중간중간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엄마니까’라는 제목을 가진 책은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후의 삶에 대해 적혀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민생활에 대해 기록해 놓은 것만 같았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난 후인 지금도 이 생각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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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엄마니까 할 수 있는 일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단지 ‘캐나다 이민생활 기록같다’였다면 책을 전부 읽은 후의 생각은 ‘그럼에도 엄마니까 이를 해낼 수 있었다’라는 것이다. 한국학교에서 아픔을 가진 아이를 위해 아무런 연고가 없는 캐나다로 떠났고, 딸의 입시를 위해 입시 선생님을 수소문하였으며, 아이들을 위해 이방인의 나라에서 본인도 두려웠을 이민생활을 해냈다.


새로운 환경에서 낯설 아이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본인의 두려움을 숨겼으며, 아이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위하여 노력하였다. 자신보다는 아이들이 먼저였던 것이다. 엄마가 아니었다면, 부모가 아니었다면 행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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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엄마 사표



이제 그녀는 엄마라는 자리에 사표를 내고 자신을 꿈을 찾아 나섰다. 그녀는 마르지 않는 샘물인 줄 알고 퍼주기만 하다가 가물어진 마음밭. 거북등처럼 갈라진 마음에 물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의 마음이 촉촉했을 때를 기억해 내려 애쓴다고 말이다. 엄마가 아닌, 오직 ‘나’만 생각해도 괜찮았던 시간들,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 자신이 꾸었던 꿈들을 엄마라는 자리에 사표를 내고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꿈을 꾸며 꿈을 위해 실천하는 그녀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엄마는 지금도 꿈을 꾸고 있을지,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는지, 자식들이 아닌 스스로를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부모’라는 이름은 눈에 보이게, 또 보이지 않게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 같다. 책을 읽고 난 후 ‘우리엄마도 나를 키우며 이러한 생각들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엄마도 책의 저자처럼 이제 스스로를 생각하며 살아가기를 다시 한 번 바라게 되었다.

 

책은 내게 있어 그렇게 촉촉하고 따뜻한 에세이는 아니었으나 엄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가져다 주었다. 과연 우리 엄마는 내게 어떤 엄마가 되고 싶었을까. 그리고 나는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며 글을 마친다.



[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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