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Mood 01: 브로콜리너마저,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한 빛이 되어

서정의 멜로디에 담은 사랑과 희망
글 입력 2019.01.2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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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Mood>는 조금은 보편적이고, 사소한 이야기들을 통해 개인적인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며, 주제와 어울리는 뮤지션의 음악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는 청음의 연재 피처물입니다. 보통의 삶 속에서 그 시절, 그 날 그 순간의 감정과 분위기를 함께 나눌 수 있길 바라며,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 모르는 공감과 위로의 음악이 마음에 닿을 수 있길 바랍니다.



*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순간도 무심히 흐르는 시간 앞에 공허한 공기만 남기고서 아득히 사라져버리는 것 같다. 그저 그 때의 순간, 분위기, 느낌이 쉽게 흩어지지 않도록 차곡차곡 잘 담아두며 훗날 언제고 꺼내어볼 수 있는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찰나의 순간, 시절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이어지는 삶 속에서 우리는 과거의 무엇을 추억하고, 기억하며 지금을 사는 것일까? 20대의 딱 반절 나이를 맞이한 지금, 흔히들 추억팔이라고 하는 과거의 순간들을 회상하며, 조금은 오글거리지만 파노라마처럼 하나둘씩 스쳐지나가는 나의 지난날들을 떠올려보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제법 어른의 나이가 되었나 싶기도 한데, 어릴 적 늘 궁금했던 어른의 모습이 이런 거였나 싶으면서 점점 빠르게 느껴지는 시간 앞에 괜스레 울적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그 긴긴 추억여행 끝에 어떤 의미도 되지 못하고 남은 것들에 대하여 꽤 오랜 시간동안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것에 나를 붙잡아둔 시간들이 많았다. 이런 저런 변명과 핑계로 여전히 남겨두었던 것들에 대하여 부질없는 의미찾기일지도 모르겠으나,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히 분명히 깨달은 것은 그 기억들 속에 어설픈 나는 이제야 조금 더 단단한 마음먹기와 다시금 스스로를 초극할 수 있는 것들을 느끼며,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때마다 꽤 괜찮은 이유가 되어주며 나를 다독여준 것들 중에 음악은 서툴지만 스스로를 위안하도록 했다.

  

어떤식으로든 위로와 공감의 노래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음악을 듣는 매 순간 느낀다. 그래서 이제야 좀 알 것 같은 가사들의 의미를 깨닫고 나니 내가 '브로콜리너마저'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더 분명해졌다. 그리고 이들의 음악은 내가 앞으로도 변치 않고 계속해서 꾸준히 좋아할 존재이다.



[크기변환] 프로필.JPG

▲ 브로콜리너마저

왼쪽부터 잔디(키보드), 류지(보컬, 드럼)

덕원(보컬, 베이스), 향기(기타)



브로콜리너마저는 2007년에 데뷔한 4인조 모던 록 밴드로, 서정적인 멜로디에 우울과 슬픔을 담으며 사랑과 희망을 노래한다. 데뷔곡 EP 앨범 [앵콜요청금지]을 통해 브로콜리너마저는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정규 3집과 함께 꾸준히 EP 앨범, 싱글 곡들을 발매하며 보편적인 감성과 진정성 있는 가사로 따뜻한 위로의 노래를 전한다.

 

이번 글에서는 브로콜리너마저의 여러 곡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꼽아보는 Best 3를 여러분께 추천 드리며, 이들의 음악적 Mood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1.

앵콜요청금지




먼저, 브로콜리너마저의 데뷔곡이자 이들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앵콜요청금지]를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앵콜요청금지’는 내가 평소 즐겨듣는 곡들이 수록된 3집 《골든-힛트 모음집 [앵콜요청금지]》의 Title 곡으로, 개인적으로는 가을 방학의 보컬 계피가 소속 멤버였을 당시 참여했던 버전보다 템포가 느린 류지 보컬의 버전을 더 좋아한다.

 

처음 이 곡을 듣기 전, 의아한 곡의 제목을 보며 이 음악은 도대체 무엇을 노래하는 것일지 궁금해 했었다. 다소 딱딱하고 투박한 곡의 제목과는 달리 이 곡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끝난 사랑을 끝나버린 노래에 빗대어 표현하며, 가사의 애절함이 곡이 끝날 때까지 아련하게 묻어나는 곡이다. 곡의 가사는 헤어진 인연을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가슴 깊이 남는 쓸쓸함과 자꾸만 되묻게 되는 끝난 사랑에 대해 어쩌면 가장 솔직하게 전하고픈 말들인지 모른다. 그 헛헛하고, 공허한 마음 속에 잔잔히 읊조리는 곡의 가사들은 끝나버린 인연을 그렇게 서서히, 담담하게 정리하고자 한다.

 


2.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커뮤니케이션의 이해'는 브로콜리너마저의 2집 [졸업]에 수록된 곡으로, ‘졸업’ 이라는 곡과 함께 내게 깊은 공감과 위로가 되어주었던 음악이다. 윤덕원 보컬의 낭만적인 보이스와 밴드의 풍부한 사운드가 매력적인 이 곡은 씁쓸한 현실에 던지는 솔직담백한 가사의 의미들을 브로콜리너마저 특유의 감성으로 다시 풀어내어 좋다.  

 

소통과 공유의 시대를 말하는 사회이지만, 최소한의 상식과 기준도 뒤틀린 삶에서 이렇게나 부딪히며 살 줄은 몰랐다. 부디 인간관계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대화다운 대화, 말 같은 말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길 바라며, 소통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도록 한다.


 

3.

봄이 오면




브로콜리너마저의 3집 앨범 자켓사진을 보면 여러 털실들이 촘촘히 잘 짜여져 있는 모습이다. 3집에 담긴 다채로운 곡의 구성은 모두 다른 것을 말하면서도 결국 연결된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보컬의 목소리부터 밴드의 사운드까지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

 

그 중에서 ‘봄이오면’ 은 앵콜요청금지와 함께 1집 앨범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여느 곡들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는 곡이다. 브로콜리너마저의 음악 중에서 가장 밝고 신나는 곡이 아닐까 싶은데, 곡의 경쾌한 도입부와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 곡을 통해 브로콜리너마저의 다양한 음악적 감성을 느껴볼 수 있다.

  

*


브로콜리너마저가 전하는 음악은 따스하고, 서정적인 멜로디를 통해 흡인력 있는 가사로 보통의 삶을 이야기 한다. 그들의 음악은 고단한 삶일지라도 그 어느 곳에서도 잃지 않길 바라는 우리의 풋풋함과 낭만으로 보통의 하루도 특별하게 살아가는 순간을 느끼도록 한다. 뭔가 쉽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브로콜리너마저 그 특유의 분위기와 몽글몽글한 감성들이 내가 이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이며, 또 그것이 이들의 최고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


무엇이 또 어떤 것이 되어 남든 그리 쉽게 덧없다할 순간은 없을 것이니 야심차게 다지는 각오와 수없이 세워보는 다짐으로 그럼에도 우리는 ‘열심히’ 사는 삶을 언제나 말하고 있다. 때론 노력의 배신이 너무나 야속하게 느껴질지라도 삶에 대한 어설픈 달관으로 도피가 최우선이 되지는 않고자 맹렬하게 도약하려했던 나의 몸짓들을 기억하고, 서툰 이유일지라도 언젠가 은은하게 빛날 그것들을 추억하기 위해 브로콜리너마저의 음악이 전하는 보편적인 감성으로 보통의 날들을 열심히 살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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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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