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버티고, 버티고, 버티고, 가다듬어질 때까지! 뮤지컬 <재생불량소년>

그들의 노력을 말하다
글 입력 2019.01.0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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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2018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뮤지컬 <재생불량소년>
프로듀서 강승구
연출 허연정
작 김중원



어찌 됐건, 뮤지컬 <재생불량소년>은 참 열심이고, 또 관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주고자 노력하는 작품이다. 공연 후반에 치달을수록 다소 과하다고 느낀 것이 사실이지만, 적어도 그 공간에서 받은 에너지가 꾸준히 생동하고, 어딘가 서툰 부분이 있는 이 작품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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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인상적인 노력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가 적은 인원으로 낼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을 끌어내어 뮤지컬 요소를 살린다는 것이다.

우선, 앙상블 없이 5명의 배우가 쉴 새 없이 뛰며 작품의 공간을 채운다. 그와 동시에, 극 초반에서 ‘승민’의 밝고 귀여운 이미지를 한껏 담아 넘버를 진행함으로써 ‘반석’ 캐릭터가 작품에 주는 무게를 덜어낸다거나, 여의사를 포함한 세 명이 라면을 먹고 싶어 부르는 넘버에서처럼 소수의 인원이기에 더욱 살릴 수 있는 부분을 포착해 음악으로 재구성했다.

뮤지컬이 으레 갖는 강점인 퍼포먼스적 부분은 ‘권투’라는 소재를 강하게 어필함으로써 구현한다. 이를 위해, 주인공인 ‘반석’을 선두로 많은 장면에서 권투 연기를 하는 배우들의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눈을 사로잡으며 ‘원, 투’를 날리는 그들의 모습이 확실히 인상적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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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쉴 틈이 없다.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의 블랙박스형 무대 활용을 이 극의 두번째 노력으로 꼽는다.

가운데에 놓인 무대를 디귿(ㄷ)자 객석이 둘러싼 구조는 링을 연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자칫 사이드에 앉은 관객에게 소외감을 줄 수도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장면에서 무대 3면을 바라보도록 배우를 배치한다거나, 입∙퇴장 시 해당 공간을 자주 사용하는 등 예의 걱정을 조금 덜어주는 연출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무대가 3면을 정성들여 바라봄으로써 시선이 분산된 상태에서, 공간 사용은 끝없이 계속된다. 링과 병실을 분주히 오가는 메인 무대, 야외 공간을 나타내는 무대 정면 뒤쪽, 격리된 상황을 연출하는 무대 날개 계단을 비롯해 무대의 아래 및 구석 공간까지 모조리 이용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에 따른 배우의 등장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장면 전환에 있어 부족함을 느낀 것은 아니다. 잘게 나뉜 장면이 신속하게 전환되며 다양한 연출을 선보인다. 다만, 극 초반까지는 블랙박스형 소극장 무대를 광범위하게 활용하며 장르를 재구성하는 이 같은 시도가 영리하다고 생각했으나, 중후반에 갈수록 점차 몰입을 떨어뜨리고 산만해진 것이 아쉬웠다.

만에 하나, 작품 내내 정신없이 집중을 요하는 것이 관객이 권투 관람을 체험하는 효과를 내고자 했던 것이라면, 좀 더 친절한 방법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만약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면, 주제를 전달하고 극을 하나로 결합하는 데 있어 그 힘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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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재생불량소년>이 보여 준 시도와 열정을 충분히 전달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모쪼록 국내 공연계가 이 같은 추진력을 잃지 않고 전진하기를 바라며, 앞으로 거친 부분이 다듬어질 일만 남은 작품과 그 제작사 아웃스포큰(OUTSPOKEN)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재생불량소년
- 2018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


일자 : 2018.12.23(일) ~ 2019.01.20(일)

시간
평일 20시
토 15시/19시
일, 공휴일 14시/18시

*
월, 1/1 공연없음

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티켓가격
R석 40,000원
S석 30,000원

주최/주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웃스포큰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100분





아웃스포큰

2016년 설립된 "노골적으로 말하다"라는 'OUTSPOKEN'의 원 뜻을 토대로 만들어진 '공연제작사'이다.

"연극은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라는 말처럼 시대의 불합리, 비합리성에 철저히 맞서되 작품 스스로가 빛나고, 관객 입장에서 즐거운 작품을 만드는 것 또한 놓치지 않는 것을 추구하는 욕심 많은 회사이다.

연극, 뮤지컬 <바람직한 청소년>을 시작으로 도발적이고, 새롭고, 재미있는 작품을 회사 이름 그대로 노골적으로 만들 예정이다. 연극, 뮤지컬 <바람직한 청소년>에 이어 연극, 뮤지컬 <재생불량소년>, 연극 <여기, 소년이 있다> 까지 '소년 3부작'을 통해 이 시대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삶을 날 것 그대로 생생하게 무대에 담아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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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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