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존 레논, 음악이 죽은 순간

<이매진 존 레논展>을 다녀오고
글 입력 2018.12.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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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the Music Died

(음악이 죽은 날)



1980년 2월, 존 레논이 죽은 그 시점으로 되돌아가면서 전시회의 문은 열렸다. 수많은 신문이 충격과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 그의 죽음을 알렸고, '존 레논'을 둘러싼 모든 것들은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비틀즈의 영혼이자, 20세기를 풍미한 최고 싱어송라이터의 이야기는 사뭇 묘한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비틀즈'에서부터 '존 레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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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존 레논'을 말하기에 앞서, '비틀즈'를 말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결국 비틀즈는 해체하였어도 말이다. 그는 '비틀즈 당시의 기억들은 추억으로 더는 생각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로 언급을 피한 바 있지만, 레논은 폴 매카트니와 비틀즈 자체를 만들고 발전시켰다. 그렇기에 아직도 수많은 사람이 두 사람의 반목과 그로 인한 비틀즈의 해체를 아쉬워한다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납득이 간다. 4인조 밴드가 전설이 되기까지의 걸음걸음이 수록된 수많은 LP판과 수상 이력들은 비틀즈와 존 레논을 다시금 추억할 수 있도록 비치되어 있었다.

그러면서도, 곳곳에서 틀어지는 비틀즈의 노래는 자연스럽게 전시회에 녹아들며 전시회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너무나도 주옥같은 명곡들이고, 설사 모른다 하더라도 어디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멜로디는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지금 들어도 전혀 올드하지 않은 음색은 내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비틀즈'에 풍성한 색채를 더했다.



다시, '존 레논'으로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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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결국 '비틀즈'이기에 앞서 '존 레논'이라는 점이 전시회를 보면서 느껴졌다. 밴드에서 탈퇴한 이후, 진심으로 사랑했던 '오노 요코'와 함께 발맞춘 음악과 예술 행위는 상상한 것 이상으로 철학적이고 다양한 시도였다. 그가 벌인 여러 가지 활동들은 비록 당시에는 환영을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당연한 가치로 추구되고 있다. 수차례의 총성으로 생애를 다하기 직전까지, 자신의 신념을 토대로 옳다고 믿는다는 걸 주저 없이 실천하는 모습은 평화에 대한 그의 바람을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색채가 조금은 다분할 수 있어 보이는 예술 행위는 꽤나 신선했다. 특히, 존 레논의 담화를 토대로 만든 애니메이션은 레논의 육성으로 생각과 가치들을 나눌 수 있어서 꽤나 유익했다. '비틀즈'를 향유한 유명한 위인이라는 사실 정도밖에 모르는 나였기에, 이러한 그의 모습은 상당히 묘한 감촉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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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폴 매카트니이지만…


사실 전시회를 보면서, 폴 매카트니의 이미지가 제법 많이 떠올랐다. 비틀즈 멤버 중에서는 솔직히 폴 매카트니를 가장 좋아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 그와 상당히 오묘한 관계를 지속한 파트너에 대한 전시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매카트니와 레논의 스타일은 꽤나 많이 다르다. 은은하고 노래 자체에 아름다움이 많이 묻어나오는 '매카트니'에 비해, 레논은 사회 참여적이고 철학적인 노래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대체로 말한다. 개인적인 노래에 선호는 매카트니인 만큼, 이번 전시회는 순수하게 존 레논을 알아보고 싶다는 호기심 때문에 찾아갔다.

그러한 선입견에도, 존 레논의 음악은 아름다웠다. 그를 두고 한 수많은 평가 중 "위대한 몽상가"라는 표현이 왜 존재하는지 어렴풋이나마 이해가 갔다. 비록 아들이나 동료들에게 이따금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하더라도, 그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과 이를 표현하기 위한 음악은 무어라 함부로 말할 수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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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가보고 싶었던 전시회였기에 정말로 만족스러웠다. 존 레논을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한 번쯤 눈도장을 밟을만한 가치는 있는 전시회라고 생각한다. 역사의 전설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었던 레논의 삶의 흔적이 남은 이번 전시회에 시간을 내어 와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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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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