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사로 바라보기 : 스물넷 [기타]

이렇게 살다보면 언제쯤 답이 나올까
글 입력 2018.12.2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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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

이렇게 살다보면 언제쯤 답이 나올까


Opinion 민현



어딘가 모르게 쓸쓸한 연말이다. 따뜻한 날씨는 추운 것보다 더 세심하게 마음을 건드린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은 그 쓸쓸함을 잊어내기 위한 약속과 술자리로 넘쳐난다. 이것들을 끝내고 돌아오는 버스에 앉으면 문득 어딘가 모를 허무함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제는 이 시간이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서, 오피니언을 써야한다는 적절한 이유로 지나간 2018년 돌아보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내가 그 계절을 느끼는 감정은 그 계절과 많이 닮아 있었고, 그 계절을 기억하면 그때의 나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그리고 스물셋부터 시작해 매년 하나의 가사로 나의 모습을 남겨두려는 목표를 위해 이번 해를 돌아보았다.


-



2년간의 동면을 끝낼 때가 왔다. 이것저것 준비해야 했지만 정말 겨울잠에서 깬 곰이 움직이는 것처럼 잠에서 막 깨 사회와 학교로 돌아온 나는 말 그대로 벙쪄 있었다. 인터넷과 페이스북으로 봤던 이곳은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다싶을만큼 많이 변해있었고 그 변한 세상에 적응하는데만 봄을 쓸 만큼 나는 어지러웠다. 그 적응조차 힘에 부친 나는 겨울잠 이후에 해보려 했던 것들을 점차 뒤로 밀어버렸다. 그래도 나름 꿈과 희망이 가득하던 시기로 올해의 봄을 기억한다. 이제 막 싹이 튼 상태임에도 다른 일에 치여 그 싹을 소중히 다루지 못했지만, 2018년 봄은 나에게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던 계절이었다. 아직 아무 것도 해놓은 게 없기 때문에, 그 봄의 가능성은 나에게 정말 소중했다.


답답하겠지만 난 아직 이뤄놓은 게 없네

스물넷이나 먹었는데 난 아직 어린애



여름


땀을 흘리기 위해 부단히 움직였다. 봄에 키워놓은  싹들이 자라나 푸르게 잎을 피웠고, 아직 조그맣게 머무른 싹들도 있었다. 그중 아트인사이트를 만난 것도 이번 여름이었다. 혼자 쓰던 글들을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건 조금은 쑥스러운 일이었지만, 내 글을 더 열심히 그리고 더 솔직하게 쓸 수 있게 되었다. 거기다 좋은 문화예술을 접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은 한단계 나를 성장시켜 주었다. 그런데 더운 여름은 금방 끝이 났다. 유난히도 짧군, 하면서 내가 느끼기에 올해 여름은 왔는지 안왔는지 모르게 사라졌다. 아직 날씨는 많이 더운데, 그런 것들을 느끼지 못하게 될 소식을 8월의 마지막 날에 듣게되었다.


잊고지냈던 것들을 찾아냈어

시간이 지나면 아마 나 알수없는



가을


여름과 가을의 경계선에서 함께했던 친구의 부고를 들었다. 한달 전까지만 해도 함께 웃었던 기억이 생생한, 그 안타까운 친구의 소식에 할 말을 잃었다. 어떤 말을 해야할지, 어떤 글을 써야할지 알려주던 내 마음의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간 것 같았다. 생각보다 죽음이 내 주변에 가까이 있다는 것은 그를 두렵게 생각하게 만들지 않고, 익숙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자, 우리는 점점 그 얘기를 하지 않게 되었고 잊어가기도 했다. 나는 흐려져가는 기억을 그대로 두기 싫어서 '죽음에 관하여'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어쨌든 나는 주어진 일상을 살아가야 했고, 그 친구를 모르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일상적인 내 모습을 보여주었다. 쓸쓸한 낙엽이 지는 줄도 모르고 나는 그저 예전처럼 살고있다는 느낌만 받고 있었다.


밤이 긴가 봐 해가 떠오르지 않네

잠이 들까봐 눈을 뜨고있어 오늘도



겨울


유난히도 날씨가 변덕거렸던 이번 겨울은 아직 끝나지도 않았지만 심히 변덕스러웠던 내 상태와 비슷했다. 한없이 허무함에 빠져들만큼 냉담한 상태이다가도, 세상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만큼 따뜻한 상태였다. 새벽같이 도서관에 나가서 공부를 했었던 날이 있었던 반면, 시험 전날에 글자 하나 보지 않았던 날도 있었다. 내년에 뭘 해야겠다, 어떻게 살아야겠다 하고 다짐했던 내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내가 그렇게도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하고싶은대로 하고 사는 것'이 결국 변덕스러운 겨울 날씨같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문득 질문일지, 푸념일지, 우스갯소리일지 모르는 생각이 떠오른다. '이렇게 살다보면 언제쯤 답이 나올까?'라고 내가 나에게 물었을 때, 나는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만약 내 인생에 답이 있다면, 2018년에는 아직 찾지 못한 것 같다.


twenty four twenty four my life

이렇게 살다보면 언제쯤 답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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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일들이 지나간 해였지만, 그 어떤 1년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내년이면 스물 다섯, 아 이렇게 부르는 것조차도 어색한 스물 다섯이 된다고 생각하니 벌써 어른이 된 것만 같고 그렇다. 지나간 사계절처럼 나는 수많은 감정을 느꼈고, 일관된 방향성 없이 올해를 살았다. 일상을 벗어나지도, 그렇다고 일상에 매여있지도 않은 내 상태의 자유를 지금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날은 잊고 다가올 새해를 맞이할 것을 다짐할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아직은 어색한 '스물다섯'에게 인사를 건네며, 나의 2018년과 스물넷을 담은 가사를 전해본다.






24


우울한가 봐 친구들이 너 왜 그러냐

좀 지쳤나 봐 사람들에도 꿈에도

밤이 긴가 봐 해가 떠오르지 않네

잠이 들까봐 눈을 뜨고있어 오늘도


어쩌면 알까 이렇게 달리다 보면

후회하게 될까 돌아가려해 또 

미련만 남아 한참 앞선 곳에서 괜한 

상상만 하다 날 부르는 소리에


잊고지냈던 것들을 찾아냈어

시간이 지나면 아마 나 알수없는

밤이지나고 나면 알 수 있을까

아니야 아마 모를거야


twenty four twenty four my life

이렇게 살다보면 언제쯤 답이 나올까

Pray for my people ready to go


답답하겠지만 난 아직 이뤄놓은 게 없네

스물넷이나 먹었는데 난 아직 어린애

뭐 철없네 난 어때 하면서 내 미랠 걱정해

깊은 생각이 도달한 곳에 누군가와 함께


어쨌든 달려가보자고, 싫으면 싫다고, 말해도 돼 누가 뭐라든 I don’t care,

forget and run from the past day 눈앞엔 밝은 미래가 있으니

twenty four twenty four for my life, 나의 20대는 오직 나를 위해

나와 같은 생각이라면 얼마든 함께해도 돼


잊고지냈던 것들을 찾아냈어

시간이 지나면 아마 나 알수없는

밤이지나고 나면 알 수 있을까

아니야 아마 모를거야


twenty four twenty four my life

이렇게 살다보면 언제쯤 답이 나올까

Pray for my people ready to go

이렇게 살다보면 언제쯤 답이 나올까

이렇게 살다보면 언제쯤 답이 나올까


작사 민현




[손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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