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AMOR ROMA <로마> [영화]

알폰소 쿠아론의 자전적 영화 <로마>
글 입력 2018.12.2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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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영 플랫폼의 변화, 극장 VS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현재 할리우드 그 어떤 스튜디오보다 영화를 많이 제작한다. 해외 유명 감독들도 넷플릭스 대세 흐름을 결국 따라가고 있다. 당연하다. 넷플릭스는 작가주의 감독들에게는 천국이니까. 봉준호, 박찬욱, 코언 형제, 알폰소 쿠아론까지 넷플릭스로 향했다. 물론, 아쉽다. 영화는 애초에 극장에서 상영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OTT 서비스의 확장으로 플랫폼의 변화는 더는 필수 불가결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알폰소 쿠아론 또한 그의 인터뷰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하기를 바라지만, 더욱 많은 사람들이 보기 위해서는 넷플릭스와 같은 신규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래도 여전히 극장에서 동시상영 한다면,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걸 추천한다. 특히 오늘 말하고 싶은 <로마>는 더욱.



알폰소 쿠아론의 자전적 영화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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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마>는 <그래비티>, <칠드런 오브 맨>을 연출한 알폰소 쿠아론의 신작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는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 (베니스, 칸, 베를린) 중 하나인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알폰소 쿠아론은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의 대본 및 연출을 맡았으며 촬영 또한 직접 했다. 영화 속 주인공인 가정부 클레오는 쿠아론의 어린 시절 가정부를 바탕으로 만든 캐릭터이며, 영화 말미에 "리보(실제 가정부 이름)를 위하여"라는 문구가 나온다. 아마 알폰소 쿠아론 본인은 영화 속 등장하는 아이 중 한 명일 것이다.


영화에는 알폰소 쿠아론의 연출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래비티> 제작에 영감을 준 <우주 탈출>이 등장하기도 하고, 특유의 롱테이크 촬영 방식이 돋보인다. 클레오의 출산 장면에서는 <칠드런 오브 맨>이 떠오르기도 한다. 정적인 화면에서의 적절한 사운드 배치와 일상적인 미장센의 사용으로 감독이 항상 잘해왔던 리얼리즘 표현이 특히 우수하다. 시종일관 패닝으로 화면을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움직이며 시공간의 연속성을 잘 표현한다.




역경을 이겨낸 강한 우리의 어머니, 클레오



바닥 청소, 설거지, 빨래하고, 티를 끓이면서 클레오는 항상 남을 위해 물을 사용한다. 심지어 기르는 개에게도 마실 물을 주지만 정작 그녀가 마시려던 술 한 모금은 바닥에 버려진다. 수영도 못하던 그녀가 거센 파도를 헤치고 아이들을 구하는 순간은 그래서 더 찬란하다. 파도 시퀀스는 그 자체로 반드시 이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해야 할 이유이다. 관객이 매서운 파도 소리에 숨죽여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녀의 죽음을 받아들이려 할 때 즈음, 그녀는 보란 듯이 한 걸음, 한 걸음 헤쳐 나온다. 흑백 연출과 롱테이크 패닝, 사운드가 한데 어우러진 아름다운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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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직부감으로 찍은 바닥의 고인 물에 비친 비행기로 시작해 앙각으로 찍은 비행기로 끝난다. 이와 더불어, 바닥에 물을 뿌려가며 청소하던 클레오는 계단 높이 올라가 옥상에서 빨래를 말린다. 영화 초반 평범한 가정부였던 그녀는 영화 말미 역경을 이겨낸 어머니로 변모한다.




AMOR ROMA



영화의 제목인 '로마'는 이탈리아의 수도가 아닌,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의 '로마'지구를 뜻하며, 쿠아론이 실제 어릴 때 살던 곳이다. 제목인 'ROMA'를 뒤집으면 'AMOR', 사랑이 된다. 어린 시절의 가정부 리보에 대한 사랑, 역경을 이겨낸 어머니에 대한 사랑, 더 나아가 상처를 받은 인류에 대한 사랑을 꾹꾹 눌러 담은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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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마>는 리얼리즘의 대가, 생명의 탄생을 예찬하는 알폰소 쿠아론의 작가주의 면모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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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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