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작은 곰;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 [도서]

아이가 어른이 되어 가듯이
글 입력 2018.12.1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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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외롭고 고단한 길을

걷는 이들에게 건네는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


 

《작은 곰》은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라는 문구처럼 숲속 동물들을 만나며 인간 군상과 삶을 알아 가는 작은 곰의 잔혹한 여정을 다루고 있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 《길 위의 토요일》이 자전적 이야기로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면, 《작은 곰》은 홀로 외롭고 고단한 길을 걷는 이들을 위로하며, 아무리 혹독할지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과 함께 하는 작가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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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 = 아이들을 위한?


 

동화와 우화의 차이점을 명확히 아는 사람이 많을지 의문이다. 동화(童話)가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라면, 우화(寓話)는 인격화한 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 속에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이다. 사실 이 둘의 차이점을 명확하게는 모른다 해도 어릴 적 <이솝우화>를 읽어보지 않고 자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작은 곰>은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이다. 우화가 동화처럼 일반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라고 받아들여지는 것을 고려하면 ‘어른들을 위한’이나 ‘잔혹’이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또 어릴 적 보던 이솝우화 속 귀여운 동물들의 그림을 떠올려보았을 때 판화로 이루어진 <작은 곰>의 그림은 표지부터 어두운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


 

사실, 이러한 수식어의 조합이 ‘우화’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에게 마냥 낯선 것은 아니다. 누구나 한 번씩은 읽고 자랐을 어린왕자가 실은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라는 말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고, 동화를 기반으로 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아이들뿐만 아닌 어른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작은 곰》 초고는 2007년에 썼습니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였는데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긴 시간 조금씩 살을 붙이고 떼어 내기를 반복하면서 지금의 책으로 완성되었지요. 그러는 사이에 귀엽기만 하던 작은 곰은 날카로운 발톱을 치켜들게 되었고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 가듯이 말입니다.”


- 작가 인터뷰 중에서


 

동화이든 우화이든,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도 그 아이가 결국 어른이 되어 가듯이 ‘어른들을 위한’이라는 수식어는 결국 당연한 것이 된다. 하지만 ‘잔혹동화’, ‘잔혹우화’라는 말처럼 그 뒤에 왜 하필 ‘잔혹’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야만 할까. ‘아이들을 위한 잔혹 우화’라는 말은 낯설지만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현상은 실은 아주 슬픈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아간다


 


잘해 보려고 한 것뿐인데,

그저 살고자 한 것뿐인데,

왜 이리도 힘든가요…….


 

어미를 잃은 작은 곰의 여정은 혹독하다. 작은 곰이 따뜻하고 안전한 어미의 품을 떠나 맞닥뜨린 숲과 동물들은 아이들이 성장하며 만나는 세상과 다르지 않다. 작은 곰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날카로운 발톱을 치켜든다. 늘 자신을 품어주고 보호해주는 어미의 품 안에서는 배우지 않았던 것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세상으로부터,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나의 약점을 보호하고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하고 지키는 법을 배워간다. 아주 혹독하고 냉정하게.

 

작은 곰의 운명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 수 없다. 동화처럼 조력자가 나타날지, 혹은 ‘백마 탄 왕자님’으로 대표되는 절대적인 존재가 나타날지 누구도 모를 것이다. 다만 알 수 있는 것은 그래도 작은 곰은 나아간다는 것이다. 그 어떤 방해물과 혹독한 시련에도 작은 곰은 멈추지 않는다. 시작은 운명에 이끌렸지만 그 끝은 운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작은 곰을 통해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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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제목: 작은 곰

분류: 문학 / 한국문학

글·그림 : 이희우

출판사: 도서출판 잔

발행일: 2018년 11월 19일

판형: 130*195(mm)

페이지: 96쪽

정가: 12,000원

ISBN: 979-11-965176-1-8 03810

CIP제어번호: CIP2018035052

 

 

줄거리

 

눈앞에서 어미를 잃고

새로운 세상에 발 들인 작은 곰

운명은 그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같은 날 낳은 새끼 한 마리를 먼저 떠나보내서였을까, 작은 곰을 향한 어미 곰의 사랑은 각별했다. 그날도 싱싱한 송어를 맛보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어미 곰은 작은 곰을 데리고 강가로 향한다. 송어 사냥에 정신이 팔린 사이 밀렵꾼이 나타나, 작은 곰은 그만 어깨에 큰 상처를 입고 어미 곰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는다. 눈앞에서 어미를 잃은 작은 곰은 밀렵꾼에게서 겨우 도망쳐 캄캄한 고목 속에서 며칠을 보낸다. 그리고 덩굴 가지가 얼기설기 엉켜 휘휘 하고 휘파람 소리를 내는 구멍 안으로 홀린 듯 발을 들이는데…….

 

 

[주혜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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