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책문화생태계의 현재와 미래 - 앞으로 가야 할 길 [도서]

글 입력 2018.12.0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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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출판-도서관-서점의 공생과 공존을 위하여’라는 부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독자가 앞자리를 차지한다. 이제 책문화는 독자가 중심이 되어 이끌어 가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

이때까지의 출판업계는 책을 만드는 일에 중점을 두었다. 그래서 책을 소비하는 제일 중요한 독자를 빼고 길을 걸어갔다. 그 결과, 제대로 된 책문화가 만들어지지 않았고 송인서적 부도 등 큰일들이 있었다. 그전의 잘못을 인정하고, 지금부터 제대로 된 책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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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과 2장에서는 책문화생태계의 정의와 과제를 크게 한번 훑고 문제를 인식한다.

■ 출판사, 서점, 도서관이 단단한 연결고리가 부족해 서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출판사들은 책이 안 나간다고 그러고, 서점에서는 책을 못 받는다고 하고, 도서정가제 정책 관련해서 도서관은 결정된 것을 따를 수밖에 없고, 한동네에 있는데 왜 우리는 같은 자리에서 우리의 고민들을 나누지 못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고요.’ - 조진석(책방이음 대표)



■ 서로 정보 공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출판의 발전을 위해서는 경험이나 노하우 공유는 중요하다. 이뿐만 아니라 출판사와 도서관, 출판사와 서점을 연결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출판사, 서점, 도서관이 서로 힘이 되어야 독자에게 양질의 책문화를 제공할 수 있다.

■ 책으로 지식을 얻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정보가 SNS상에서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온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콘텐츠의 선별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올바른 콘텐츠를 선발할 수 있는 교육이 출판사에 필요하다.

■ 출판사는 잘 팔리는 책만 만들 게 아니라 사람들의 니즈에 맞는 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출판의 다양화가 된다. 독자나 책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책을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

3장과 4장에서는 일본, 미국, 네덜란드 등 다른 나라의 서점과 도서관을 예시로 들어 우리나라 서점이 어떤 식으로 발전해나가야 하는지 고민한다. 이처럼 서점도 이제 공간의 의미를 넘어 차별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독서는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귀한 지식이나 삶의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건데, 책과 독서가 계속 액세서리화가 되어 가는 것이 안타까워요.’ - 안유정(왓어북 출판사 대표) 



독립서점도 유행처럼 번져가는 걸 걱정하던 차에 이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어 반가웠다. 책을 주제로 한 강연이나 이벤트가 많아진 건 좋은 소식이지만 때로는 책이 장식인 서점도 늘어나서 진실성이 없어 보였다. 또한 유행처럼 비슷한 주제의 책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오면서 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책은 보기가 싫어졌다. 1인 출판과 독립출판이 많아질수록 저자와 독자의 순환이 이루어져 좋은 일이지만 다양한 주제의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책을 좋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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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여전히 책으로 정보를 얻고 잡지나 SNS보다 책에 쓰인 활자가 읽기 편하다고 한다. 폰이나 전용기계로 책을 볼 수 있지만 나도 여전히 내 손에 잡히는 책을 더 좋아한다. 나는 여전히 읽고 싶은 책을 달에 3-4권 사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 여행을 가면 독립서점이나 대형서점을 들른다. 생각해보면, 나는 내가 원하는 책과 장소만을 취했다. 얼마나 좁은 시각으로 책을 대했는지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자주 가는 도서관과 서점이지만 그 공간이나 종사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매번 신문으로 출판업계와 서점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종사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새로웠다. 독자의 입장이 아닌 종사자의 시각은 너무나 달랐고, 올바른 책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독자로서 앞으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동네서점이 살아나고 다양한 분야의 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제 발을 뗐다고 생각한다. 책문화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 앞으로 걸어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 네덜란드의 서점처럼 모든 세대가 거쳐 가는 서점이 하나쯤은 있기를 소망한다.

독자 입장에서 서점과 도서관의 이야기는 와닿았고 출판사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어떻게 보면 무거울 수 있는 주제로 이루어진 좌담이 전혀 안 지루했다. 술술 읽히고 머리에 쏙쏙 박혀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현재 책문화의 문제를 끄집어내 이야기하는 책이 나와서 좋았다. 바로 해결은 되지 않더라도 잘못된 점을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곳은 필요하다. 이 책은 어렴풋이 알고 있던 문제를 활자로 기록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준다.


[백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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