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국에 철학 교육이 필요한 이유 [문화 전반]

한국의 정치문화에 관한 고민들
글 입력 2018.12.0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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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형성되어 온 한국의 정치문화는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그리고 동시에 매우 많은 모순을 안고 있다. 이를 논리적으로 성찰하기 위해서는 한국인에게 철학 교육이 시급해 보인다.


사실 한국은 민주주의 전통의 정치문화를 경험해보지 못한 채, 서구로부터 민주주의를 이식받았다. 그 이후 순조롭지 않은 정치사를 겪어야만 했다. 실질적으로 민주화 이전까지 순종적 신민형 정치문화가 지배적이었다. 그렇다고 87년 민주화 이후, 정치문화가 놀라울 정도로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삼김을 중심으로 지역주의가 심화되었으며, 반공 이데올로기와 경제위기로 정치는 보수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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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한국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온 계기는 2014년 4월 16일 벌어진 세월호 참사였다. 세월호는 한국인에게 한국식 자본주의의 트라우마로 남았다. 그 이후 이어진 일들에 관해선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결과적으로 최근 한국사회에서는 ‘탈물질주의’가 의미 있는 정치문화로 대두되고 있다. ‘물질 외에 보다 추상적이고 정신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세대로의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탈물질적 가치는 한 마디로 삶의 질에 관련된 가치들을 말한다. 이러한 변화는 지금까지의 정치문화보다 생산적인 사회균열구조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역설적으로 한국 정치문화엔 여전히 민족주의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의 티셔츠가 일본에서 논란이 되었다. ‘애국심’, ‘우리 역사’, ‘광복’ 등의 문구와 함께 원자폭탄 투하 장면이 함께 프린트된 티셔츠였다. 이는 상식적으로만 따져봐도 원폭 투하를 광복과 함께 기념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했다. 근데 놀라운 건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이었다. ‘광복을 기념하는 건데 무슨 문제냐’, ‘일본이 자신들이 전범국임을 부정하려 한다’, ‘왜 지민이 일본에 사과를 하는 것이냐’ 등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이 티셔츠는 팬들에 의해 불티나게 팔리기까지 했다. 일본에 전범국으로서의 책임을 묻는 것과 핵무기 사용을 용인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인데도 말이다. 이번 티셔츠 사건에 대한 반응은 민족주의로 인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방탄소년단을 방어하려는 목적이었을까? 어떤 이유에서였든지 ‘우리’라는 이유로 논리적 잣대를 기울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외에도 난민이나 이주노동자를 대하는 한국의 태도를 보면 여전히 동질성과 단일성에 대한 집착이 남아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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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의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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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난민반대집회)


*


정치문화는 우리 몸속에 내재화되어있다. 그래서 더욱 조심해야 한다.


끊임없이 성찰하지 않는 이상 그 모순들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인권이 보장되는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난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앞서지는 않았는지, 방탄소년단 사건을 보고 일본을 욕하지는 않았는지 찬찬히 되짚어보자. 좀 더 민주주의에 가까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지금 한국인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 성찰의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을 기를 방법은 다름 아닌 철학 공부이다. 철학하면 사상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철학은 이성과 논리의 학문이다.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


논리로 반박된 이론은 그 즉시 버려진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론의 효용성과 윤리성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철학의 또 다른 힘이다. ‘다양한 방면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한국의 미래에 가장 절실히 필요한 능력이 될 것이다.





[김초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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