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장 김광석다운 뮤지컬, 우리를 위로하다.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리뷰
글 입력 2018.11.29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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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김광석다운 뮤지컬,

우리를 위로하다.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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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1월 25일 일요일 오후4시에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보았다. 이 뮤지컬 같은 경우에는 가장 김광석 다운 뮤지컬 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인기를 많이 받고 있는 소극장 뮤지컬이다. 이 뮤지컬을 통해 어떠한 느낌을 받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중점으로 이 글을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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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배 이상 감동을 주는 연주 밴드 바람의 라이브 공연으로 뮤지컬 오프닝을 했다. 그때 나는 배우들의 손들을 집중해서 보았다.


소, 중극장 뮤지컬 같은 경우, 실제 악기를 연주하는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뮤지컬 넘버 전부를 MR을 사용해서 공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연기자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손 연기인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싶어서 손을 집중적으로 보았다. 소극장이지만 7열에서도 마치 1열에 앉은 듯한 느낌을 들 정도로 무대와 객석 간의 간격 차가 좁았다. 1층에서 본 그들의 무대는 그저 악기를 치는 연기가 아닌, 정말로 배우들이 직접 자신의 악기를 다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이 뮤지컬 또한 MR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긴 하였으나, ‘어쿠스틱 뮤지컬’답게, 배우들이 통기타를 이용하여 직접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다. 오프닝과 엔딩 이렇게 두 장면에서 라이브 밴드 연주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2배 이상의 감동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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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없어서 안 될 존재, 주연이 아닌 멀티맨.


연극, 뮤지컬 등 극 관련 공연을 보게 되었을 때, 주연의 비중이 전반적으로 크기 때문에 주연에 대한 존재감이 비교적 큰 데 이 뮤지컬은 예외다. 주연보다는 1인 다 역을 연기한 멀티맨의 존재감이 훨씬 더 컸다. 그렇다. 미친 존재감이었다.


밴드 바람 공연 MC 역, 대학교 내 수위 아저씨, 학교 앞 술집 사장님, 엔터테인먼트 사장님 등 각양각색 성격 외모 다른 역할들을 모두 한 명의 배우가 다 소화를 해냈다. 이 배우가 얼마나 연기를 리얼하게 했다면, 같이 공연을 보러 간 내 친구는 다 각기 다른 사람이 단역으로 연기한 줄 알았다고 한다. 그 정도로 멀티맨은 어떤 역할이라도 그저 그 역할을 연기한다는 것을 넘어, 정말 이 역할을 실제로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실감 나게 연기를 했다. 애드리브 등 공연 전반의 분위기 메이커, 임기응변을 보여준 모습도 인상 깊었다.


공연이 시작한 10분 뒤늦게 들어온 관객들이 있었다. 자칫하면 초반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될 뻔했다. 멀티맨의 임기응변을 통해 좌석을 찾아 들어가는 관객들을 향해 불을 켜달라고 요청하고 위트 있는 애드리브를 연기하며 분위기를 더욱 풀어주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뮤지컬에선 멀티맨이 없었고, 각 역할 별로 한 사람 한 사람이 역할을 맡고 연기를 했다면 과연 이러한 몰입과 재미를 안길 수 있었을까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물론 그것도 그것만큼의 재미와 연출이 보여주는 느낌이 있겠지만 그만큼 멀티맨의 미친 존재감은 대단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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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故 김광석은 삶을 노래했다.


故 김광석이 부른 주옥같은 명곡을 소재로 하였기 때문에 뮤지컬 넘버도 故 김광석 노래들로만 구성하였다. 뮤지컬 넘버는 스토리텔링과 더불어 전체적인 뮤지컬 속 기승전결을 이뤄야 한다. 故 김광석의 노래는 뮤지컬을 염두에 두고 만든 곡이 아니다. 그가 만든 노래 속 가사가 서정적 일언정 과연 2-3시간 안에 기승전결을 내야 하는 뮤지컬 장르에서 과연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뮤지컬을 다 보고 나니 든 첫 번째 생각은 ‘내가 괜한 걱정 했다.’였다.


김광석 노래 하나하나 가사를 살펴보면 서정적인 표현일 뿐만 아니라 공감이 되어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그러한 공감을 키워드로 잡아,  삶 속에서 작은 꿈을 간직하고 살아내는 평범한 이야기를 엮었다. 그 이야기와 뮤지컬 넘버를 통해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꿈과 사랑, 우정, 군대, 취직, 결혼, 육아 등에 대하여 고민하는 것 같다는 것을 느꼈고 그로 인해 삶을 노래하는 故 김광석의 노래들이 위로해주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잊지 않고 계속 찾아서 듣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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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광석의 노래들을 소재로 한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은 김광석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삶 속에서 작은 꿈을 간직하고 살아내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고, 관객들과 함께 소통하는 공연이었다. 관객들이 하나의 공연을 단순 관람이 다가 아닌, 그 이상의 위로와 공감을 느끼길 바라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뮤지컬처럼 관객들과 소통하고 위로하는 공연이 늘어났으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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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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