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매일 다른 사람으로 깨어나는 A [영화]

에브리데이 영화
글 입력 2018.11.2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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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낮았을 때 항상 내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예쁜 연애를 하고 싶어도 멈칫하게 되고 머뭇거렸다. 그럴수록 더 좋은 사람이 되야겠다고 생각했다.

A가 내 몸에 들어오면 내게 어떤 말을 남겨줄까? 인종, 성별에 관계없이 나이가 같은 친구들 몸으로 들어가면 그 사람의 과거까지 알 수 있다. 그 사람 생각까지. 로맨스 영화이지만 나를 생각하게 한 영화이다. 난 어떤 색깔을 가진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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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저녁 12시가 되면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가는 A.

A는 매일 아침 일어나 바뀐 얼굴을 찍고 11시와 11시 50분에 알람을 맞춘다. 그리고 인사한다. "하이, 저스틴". A가 하루 몸을 빌렸던 그 사람은 다음 날이 되면 A가 들어왔던 그날을 희미하게만 기억한다. A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피해 주지 않으려 한다. 리아넌을 만나기 전까지. 육체는 없지만 영혼으로 이동하는 A는 저스틴 몸이 되어 리아넌과 데이트를 한다.


"누구나 휴식 시간은 필요한 법이야"



리아넌이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말을 할 정도로 A는 잘 들어주고 조언해준다. 다만 그녀는 A가 아닌 남자 친구 저스틴으로 안다는 것. 다음 날이 되니 저스틴은 다시 원 상태로 돌아왔다. 함께 했던 어제를 기억하지 못해 당황스러운 리아넌. 그때 새로 전학 왔다던 친구가 리아넌에게 인사한다. 바로 A.

A는 몸이 바뀔 때마다 그녀의 주변을 맴돈다.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사람은 처음이라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말한다.


"매일 다른 사람으로 깨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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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여자도 남자도 아니다. 자신이 누군지 몰라 아무도 쓰지 않을 것 같은 이름 A를 스스로 만들었다. 50명의 사람 몸에 들어가면 50가지의 눈으로 들어가서 심심하지 않다곤 하지만 계속 유지하는 걸 볼 수 없는 것에 씁쓸해한다.

이 둘이 사랑할수록 예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 A가 여자의 몸을 하고 리아넌을 만났고 키스해도 되냐고 묻자 살짝 멈칫했던 리아넌.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녀 역시 사랑하지만 불안했던 것 같다.

A가 리아넌 몸으로 들어갔고, 그녀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참을 수 없는 웃음이 너무 귀엽다. 좋아서. 리아넌이 계속 말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말을 대신 전하기도 한다. 덕분에 리아넌도 변했다. 저스틴이 아닌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났고, 아빠의 조울증으로 가족관계가 멀어졌던 것도 회복해가고. 하지만 육체 없는 영혼과의 사랑이라면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좋았던 장면이자 슬펐던 장면은 마지막이다. 마지막 만찬. 수영장에 앉아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간 기분은 어떤지 물어보는 리아넌. A는 마음이 차분하고 잔잔한 사람도 있지만, 복잡하고 시끄러운 사람도 있다고 한다. 대화를 천천히 하는데 내 주변에 있는 여러 사람이 스쳐 지나갔다.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 몸에 들어간다는 건 흥미로우면서도 정체할 수 없음에 안타깝다. 사랑할수록 현실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덜 상처 받기 위해 지금 멈추는 일.

A가 정한 규칙도 리아넌에 의해 바뀐다. "흔적을 남겨" 알렉산더와 사물함 앞에서 대화를 나눈다. "미소가 아름답다는 말 들어봤어?" 이 장면을 통해 기분 좋게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조금 씁쓸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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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다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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