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수석무용수 김기민과 마린스키발레단의 내한, <돈키호테>

남 보여주려다가 내가 공연에 빠져버린 이야기
글 입력 2018.11.1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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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스키 발레단.. 마린스키..
김기민.. 흠.. 이 이름을 언제 들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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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기억을 더듬다보니 2015년, 꽤나 열심히 읽던 월간 객석의 표지에 있던 날렵한 눈매의 무용수가 떠올랐다. 깨끗한 이미지와 다부진 몸의 선이 인상적이었던 그 무용수는 김기민이었다. 당시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에 객원으로 참가한다는 내용의 기사와 사진을 보았다. 당시 그는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로 승급한 상태였다.

나는 아직도, '수석 무용수'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모른다. 그저 러시아의 발레가 유명하고, 그 중에서도 마린스키 발레단은 역사와 전통이 깊은 발레단이라는 것, 그래서 그 속에서도 '수석' 무용수를 하는 것은 무척 힘들 것이라 짐작할 뿐이었고, 그의 몸이 가진 선이 참 단아하고 깔끔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렇게 나는 김기민의 이름을 잊고 몇 년을 잘 살아왔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마주친 무용수 김기민의 소식은, 객석의 열혈 독자이던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했다. (여담이지만 아트인사이트 '시절의 나' 시리즈는 참 재미있게 읽고 있다.) 그 당시 무척 어린나이의 외국 국적으로도 수석무용수가 되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브누아 드 라당스(Benois de la Dance)'라는, 무용계의 아카데미상 같은 상을 수상하여 또 다시 화제가 된 지 벌써 2년이 흘러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이미 무용수 김기민이 올 것이므로 공연을 예매하고 준비하고 있었나. 그것은 아니다. 솔직히 이 공연은 사촌동생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촌동생은 발레에 관심이 많은데, '마린스키 발레단'에 오케스트라까지 같이 내한한다니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사촌동생도 볼 겸, 좋은 공연도 같이 보여줄 겸, 그래서 정보를 알아보다보니, 생각보다 더 어마어마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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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스키 발레단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발레단이라고 인정받으며, 무려 23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 유명한 <백조의 호수>나 <호두까기인형>이 초연된 곳이 마린스키 발레단이며, 발레단 소속 무용수들은 발레단의 명성에 걸맞게 영국 로열발레단,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뉴욕시티발레단 등 세계 발레의 기반이 되고 있다. 그리고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현재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200년 이상)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차이코프스키, 프로코키에프처럼 음악시간에 스치듯 한 번은 들어보았을 작곡가들의 공연도 수차례 초연을 펼친 곳이다. 2008년 기준 비평가 판정 세계 정상 20위 오케스트라 중 하나라고.

조금 김빠지는 건, 이미 사촌동생이 해당 공연의 소식을 듣고 예매했고, 내가 준비한 당일에는 다른 공연을 보러갈 예정이라고 말한 것이다. 아무렴 어떠랴, 나는 이미 이 공연에 잔뜩 기대하게 되었다. 나는 사촌동생에게 '돈키호테' 프로그램이 유명하냐고 물었고, 사촌동생은 무척 유명한 작품이며 마린스키 발레단의 내한이니까 볼만할 것이라면서 꼭 보러가라고 했다. (알고보니 사촌동생은 이 공연을 보려고 외갓집 김장도 미루자고 했다고... 그러니 이건 집안 김치보다도 중요한 공연이다.)


Philipp Stepin & Elena Yevseyeva in Don Quixote by Valentin Baranovsky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 (2).jpg
 

'돈키호테'는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발레<돈키호테(Don Quixote)>는 스페인을 배경으로 특유의 경쾌함과 화려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는 클래식 발레의 특징이 잘 스며든 작품으로 정교하고 화려한 테크닉은 물론이고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희극적인 마임과 화려한 춤을 통해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며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한다.

스페인의 열정은 유독 춤으로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예전에 오페라로 '카르멘'을 보았을 때도 카르멘이 보여주는, 그리고 투우사가 보여주는 붉은 열정에 사로잡혔는데 이번에는 '발레'라는, 그냥 생각했을 때에는 꽤 우아하기만 할 것 같은 장르로 어떻게 스페인의 열정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특히나 이 작품은 풍차를 향해 돌진해가는 돈키호테의 광인 같은 열정이 가장 유명한 작품이 아닌가. 겨울의 입구에서 마린스키발레단이 보여줄 뜨거움을 기대해본다.





<시놉시스>


Don Quixote by Natasha Razina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 (2).JPG
Don Quixote by Natasha Razina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환상의 여인 '둘시네아'를 찾아 모험의 길을 떠나는 '돈키호테'와 그의 시종 '산초 판자'. 여행 중 우연히 들린 스페인의 한 마을에 사는 선술집 딸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키트리의 아버지 '로렌조'는 멍청한 귀족 '가마쉬'에게 딸을 시집 보내려 한다. 아버지의 완강한 반대에 키트리와 바질은 도망을 치지만 로렌조와 가마쉬는 결국 키트리를 찾아낸다. 이 때 바질은 자살 소동을 벌이고, 돈키호테는 로렌조를 설득하여 두 사람이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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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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