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FILO>매력을 들여다보다_영화는 끝나도 영화는 계속된다

글 입력 2018.11.0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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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도 영화는 계속된다.




<키노>가 씨네필 문화를 이끌고, <씨네21> <필름2.0> <무비위크>라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영화주간지 전성시대였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긴 호흡과 깊은 통찰이 담긴 글보다 포털사이트 별점, SNS상 정보, TV 프로그램, 시네토크, 팟캐스트로 영화 감상을 정리하는 일이 흔해지지면서 여전히 이런저런 원칙과 논리에 의해 외면당하는 영화마저 끌어안으려는 영화비평은 설 곳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그래서 <FILO>는 '영화비평'을 중심으로, 어딘가에서 영화비평의 지속을 기다리고 응원하고 있을 독자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탄생되었다. '영화와 언어와 사랑의 탐색지'라는 슬로건을 걸고, 우리 시대의 좋은 영화, 중요한 영화, 특별한 영화에 글과 사랑을 아끼지 않는 잡지가 되고자 한다.



그게 어떤 장르가 되었든, 우리는 점점 짧고 강력한 글을 원하고 있다. 매거진도 마찬가지다. 생각해보면 내가 처음으로, 그리고 가장 오랜 시간동안 즐겨봤던 <씨네21>을 읽을 때도 기사를 중점적으로 읽기 보다는, 개봉영화에 대한 한줄평과 별점, 좋아하는 배우의 인터뷰, 사진 등 대체적으로 한눈에 띄는 정보만을 쫓았던 것 같다. 물론 눈에 띄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많은 내용이 담긴 글 안에는 그만큼 많은 정보도 들어있다. 한때 짧고 강한 메시지만을 받아들였다면, 지금은 느리더라도 더 깊게 향유할 수 있는 글을 보려고 노력 중이다.


<씨네21>이후 정말 오랜만에 영화잡지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FILO>를 처음 들었을 때는 '영화비평'잡지라고 해서 어려운 말, 전문적인 용어들을 사용하며 대중적이지 않은 영화를 다룰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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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O>는 '영화'를 뜻하는 'film'과 '어떤 것을 좋아하는'이란 뜻의 'philo-'를 결합한 말로 영화에 대한 사랑을 글의 행로로 옮겨보고자 하는 격월간 잡지다. 현역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5명의 영화평론가 남다은, 이후경, 정성일, 정한석, 허문영이 국내 고정 필진으로 참여하고, 매호 다양한 해외, 초대 필진이 함께 최근까지 상영되었거나, 앞으로 상영될 가능성이 있는 동시대 영화를 중심적으로 다룬다.





적당한 크기, 감각적인 표지



<FILO>의 첫인상이었다.


어떠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표지를 보니 뭔가 새로운 것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표지를 넘기면 종이 가득한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기존에 내가 생각했던 잡지구성이 아니었음에 놀랐고, 글도 사진도 모두 눈에 쉽게 들어와서, <FILO>를 읽는 동안 지루할 틈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FILO>는 총 10편의 영화를 다루고 있다. 버닝, 린 온 피트,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등 폭넓은 장르 영화에 대한 비평부터 일본 영화배우 카세 료의 '영화에 관한 요즘 감상 노트', 프랑스 영화평론가 장미셸 프로동의 클로드 란즈만 감독에 대한 추모 기사, 영화감독 아오야마 신지가 쓴 풀잎들 까지. 영화와 장르 모두 다양하지만 각 각의 기사들이 가지는 색깔이 뚜렷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FILO>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경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비평이 설 곳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그래서 영화비평을 중심으로, 어딘가에서 영화비평의 지속을 기다리고 응원하고 있을 독자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탄생되었다”라는 취지처럼 얕은 정보 보다는 깊은 정보, 즉 한 영화에 대해서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니, 영화가 정말 새롭게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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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에 관한 두번째 이야기_정한석



이전 호에서 다뤄지고, 두번째 버닝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나 또한 많은 의문(?)을 가지고 본 영화라서 다른 사람들이 쓴 여러 이야기를 찾아보기도 했다. 지난 호에 실렸던 첫 번째 이야기가 매우 궁금해졌다.


개인적으로 이창동 감독님 영화 중 <밀양>을 매우 좋아한다. <시>를 봤을 때도 정말 다양한 감정이 들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들은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이번 <버닝>에서도 이러한 기대가 은근히 있었다. 하지만, 버닝을 보고 나서는 이창동 감독님의 여타 다른 영화들의 느낌이 들지 않았다. 마치 다른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이 느낌이 참 궁금했는데 이번 기사를 읽으면서 어느정도는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영화속 장면들 하나하나 들춰보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장면에는, 이 인물은, 이 소품은 등등. 이렇게 세세한 비평을 보니 영화를 다시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지금 다시 본다면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것 같았다.



"비교적 이창동 영화를 아끼는 애호가로서 말하자면, 나는 이창동이 게임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로그래머의 길을 가는 것을 반대한다."



영화는 끝나도 영화는 계속된다.



[나정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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