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네이버뮤직을 떠나며 [음악]

글 입력 2018.10.2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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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음악을 좋아하게 된 것은 어렸을 적 TV에서 나오는 음악 프로그램을 접하게 된 이후였다. TV에서 나오는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춤 그리고 조명이 나 자신의 신남을 주체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런 내게 오빠가 작고 조그마한 물건을 쥐여주었다. 바로 MP3 플레이어였다. 새로운 기계가 생긴 오빠가 자신이 쓰던 물건을 이제 막 음악을 좋아하게 된 내게 주게 된 것이다. 나는 오빠에게 음악 파일을 넣는 법을 배우며 좋은 노래를 알려 달라고 하였고, 그와 동시에 팝송 또한 접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당시 음악 차트에 있던 노래들을 매일 들었다. 등하교를 하는 순간에도, 수학 문제를 풀던 순간에도, 인터넷을 하는 순간에도. 그리고 개별적으로 노래를 다운로드하는 것이 아닌 월 정액권의 필요성을 느꼈을 때에는 몰래 부모님의 핸드폰으로 결제를 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MP3 파일을 다운로드하면서 나는 꽤 많은 수의 곡을 모으게 되었고, 이는 다운로드를 하는 것이 아닌 스트리밍을 하는 것이 주류인 시대가 되어도 마찬가지였다.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는 직접 이용권을 결제하며 내 MP3 폴더를 더 풍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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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할 때, MP3 파일로 다운로드하기를 고집했던 이유는 한 폴더 안에 음악으로 정리되어 있던 내 과거를 버리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스트리밍으로 넘어가게 되면 지금까지 모아온 곡들이 그저 창고에 갇히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미련이 남아 쉽게 넘어갈 수 없었다. 마음에 드는 곡이 있으면 한 곡 반복으로 질릴 때까지 재생하는 성격 탓에 길게는 일주일까지도 한 곡만 듣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예전에 들었던 곡을 다시 듣게 되면 그 노래를 듣던 상황까지 떠올리게 된다. 어쩌면 추억 속 상황과 분위기 기분 그리고 감정들을 떠올리기 위해 차마 놓치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뮤직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늘 만족스럽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어렸을 적 음악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MP3 플레이어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졌다. 내가 주로 쓰던 기기들은 삼성 Yepp에서 나온 기기들이었다. 그리고 당시 삼성에서는 DNSe라는 음장을 개발해 홍보를 하였는데, 홍보를 위한 홈페이지에서 화려한 그래픽과 어우러지는 처음 들어보는 곡을 듣고 빠지게 되었다. 그 곡은 외국 보이 밴드 US5의 ‘Nothing Left To Say’라는 노래였는데, 한국 음원 사이트에서는 구할 수 없는 곡이었다. 그래서 그 노래가 듣고 싶을 때면 어쩔 수 없이 컴퓨터를 켜 사이트에 들어가 들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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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비슷한 일을 시간이 꽤 흐른 후인 최근에 또 겪게 되었는데, Whissell의 ‘It’s going down’이라는 곡이었다. 넷플릭스 드라마인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OST인 이 곡은 한국 음원 사이트에서 찾을 수 없는 곡이었다.

 

그러던 중 그동안 몰랐던 서비스를 알게 되었다. 바로 유튜브 뮤직이었다. 유튜브 뮤직에서는 어렸을 적 음원을 구하지 못해 마음껏 듣지 못했던 US5의 곡도, 최근에 알게 된 Whissell의 곡도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원하는 곡을 듣지 못하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플랫폼을 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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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목록을 보며 추억 속의 노래를 듣는 것도 일상생활을 즐겁게 해주지만, 나는 담장을 넘기로 했다. 담장을 넘어 더 많고 다양한 세계로 들어가기로 했다. 물론 외국 플랫폼에 모든 노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내 서비스에서 들을 수 있었던 곡이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유튜브 뮤직의 경우 많은 음악이 동영상 파일로 업로드되어 있다. 유튜브 뮤직은 유튜브에 업로드된 영상 또한 재생 목록에 추가시킬 수 있어 라이브 공연도 들을 수 있다. ASMR을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매우 유용한 서비스다. 또한 유튜브 뮤직을 즐겨 듣는 사람들이 칭찬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노래 추천 서비스이다. 생성된 목록을 바탕으로 추천되는 노래들이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P3 파일로 다운을 받던 내가 스트리밍으로 넘어오게 된 지금 미련이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니다. 유튜브 뮤직은 재생목록을 이름순으로 정렬하는 서비스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튜브 뮤직을 통해 앞으로 만날 새로운 좋은 곡들이 기대된다. 보다 많은 음악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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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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