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일상에서 문화생활의 여유를 위해

서울 밤하늘의 트럼펫
글 입력 2018.10.0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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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문화생활의 여유를 위해

서울 밤하늘의 트럼펫


Preview 민현




일상에서 문화생활의 여유를!


솔직히 다음날 시험인데 한가하게 공연을 보러가기로 결정하는 게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고민하다가 이번 공연을 관람하기로 한 이유는 일상에 여유를 두어야한다는 결심 때문이었다. 보고싶은 공연을 시험 때문에 포기하는 건 너무 아쉽다고 생각했고 일단 이 일본 밴드의 노래가 너무 좋았다. 중간고사에 몰아칠 과제와 시험, 여러 가지 일 때문에 아마 10월 20일은 분명 나에게 여유란 존재하지 않을테니, 미래의 나를 위해 지금의 내가 선물을 하나 던진다.



180731_포스터.jpg

 


Jazz


팝재즈밴드? 재즈라는 장르의 첫인상은 쳇 베이커의 My Funny Valentine을 들었을 때 알게 되었다. 말쑥한 어른들의 음악이라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던 것 같은데, 아마 ‘라라랜드’라는 영화를 보고 위트 있는 음악이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각 연주자가 자신의 즉흥 연주를 하나의 노래로 완성해나가는 장르이지만 재즈를 그렇게 정의할 수는 없다. 누구는 ‘자유’를 말한다 하고, 재즈라는 큰 장르 안에도 수많은 여러 갈래가 있다. 재즈의 거장 루이 암스트롱의 인터뷰가 역설적으로 재즈를 참 잘 정의했다고 생각한다.


"만일 당신이 재즈가 무엇이냐고 물어야 한다면,

당신은 재즈를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Chihiro Yamazaki


재즈를 넘어가 다시 우리의 주인공들에게 시선을 돌려보자. 그녀는 누구일까? 한국 발음으로는 ‘치히로 야마자키’라는 이름으로 불리면 적당하겠다. 사실 이 트럼펫 연주자와 밴드를 나누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함께 한 작품이 많지만 ‘트럼펫’이라는 악기에 집중하기 위해 프리뷰에서는 밴드와 트럼펫을 나눠서 감상해보았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을 그들만의 재즈풍 스타일로 재해석한 앨범 [花のワルツ (꽃의 왈츠)]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은 작품으로 꼽힌다. 클래식과 재즈, 팝을 넘나드는 선율에 익숙한 멜로디가 사람들의 귀를 집중시킨 것 같다. 그 중에서도 Marche와 타이틀 곡 Valse Des Fleurs(꽃의 왈츠)가 인상 깊었다.



[아티스트 이미지]chihiro yamazaki_고화질.jpg
 


밤하늘의 트럼펫은 이 팀이 2014년에 디지털 싱글로 발매했던 곡이면서 동시에 이번 공연의 제목이 되기도 한다. 사실 트럼펫이 밤하늘에 어울리는 악기인가..?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트럼펫은 주로 강하고 웅장한 사운드를 담당하고, 서정적인 선율을 연주할 때는 그 거친 사운드를 숨기는 듯한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밤하늘의 트럼펫>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밤하늘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 했다. 경쾌한 트럼펫 사운드와 함께 배경이 되는 밴드 사운드는 치히로 야마자키와 루트14밴드만의 밤하늘, 그들의 정체성을 형성했다.



# 밤하늘의 트럼펫




ROUTE 14 band


멜로디를 연주하던 트럼펫에서 잠시 시선을 돌려 밴드 사운드에 조금 더 집중해보면 분명 이 밴드만의 특성이 있다. 그 중 몇가지를 주의깊게 들어보았다. <Fairy Tale>이라는 곡에는 팝스러운 향이 많이 났다. 일본 특유의 뉴에이지 멜로디가 들리면서도 어느 순간 모던 락밴드같은 느낌도 자유자재로 보여준다. 곡 중반부터 들어오는 트럼펫 사운드는 왜 그녀가 밤하늘의 트럼펫인지를 증명한다.


넓은 숲 속에서(이 밴드의 뮤직비디오는 밖에서 촬영된 경우가 많았다) 펼쳐지는 이 곡의 멜로디에 벌써 빠져버린 듯했다.



# Fairy Tale




# Japan




<Japan>이라는 곡은 왼쪽 귀에서 들리는 심벌 소리와 계속해서 워킹하는 베이스가 전체적인 분위기를 끌고 간다. 어떤 모습의 일본을 상상할지는 듣는 사람의 자유에 맡겨도 좋다.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키보드, 트럼펫, 기타는 각자의 연주에 집중한다. 재즈밴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재즈 사운드와 리듬을 잘 다루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 Toi Toi Toi




[Toi Toi Toi]는 트럼펫뿐만 아니라 현악기 소리와 더불어 밴드 사운드가 유려하게 하모니를 이뤄낸다. 장르와 악기 사용의 제약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 건 이 밴드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이다. 이 노래를 듣고나니 어느 악기를 가져다 놔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히로 야마자키의 트럼펫 선율을 담기에 어떤 오케스트라보다도 잘 어울리는 건, 아마 이 밴드가 그만큼 높은 자유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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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음악을, 새로운 아티스트를 알아가는 건 분명 좋은 일이지만 쉽게 생각할 수는 없다. 게다가 다른 나라의 음악이라면 그 문화에 대해 알아갈 준비가 되어야 하니까 조심스럽다. 일본어를 알아 들을 수 없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접하기 힘들기 때문에 일본 음악에 대해서는 왠지 낯설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멜로디도 좋을뿐만 아니라 이렇게 오랫동안 음악을 하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데파페페나 야마자키같은 일본의 연주자 뮤지션들과 달리 우리나라 음악계에서는 연주자들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그래서 이들의 내한 공연이 반가웠다. 자유로운 영혼을 바다건너 우리나라에도 펼쳐주길 바란다.



공연 정보


공연 일시 : 10월 20일(토) PM 5:00 

공연 장소 : 용산아트홀 소극장 가람

티켓 가격 : 전석 66,000원

예매처 : 인터파크(1544-1555), 예스24(1544-6399), 옥션, 멜론티켓, 네이버 예약



[손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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