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무대로 뛰어오른 김창완의 음악 [공연]

뮤지컬 <창문너머 어렴풋이>. 날씨도 좋은데 부모님 손잡고 나들이 가세요~
글 입력 2018.10.0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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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내 생일 날 이 뮤지컬을 만났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엄마랑 올 걸-’하는 아쉬움 말이다. 극은 음악 하나만으로 똘똘 뭉친 80년대 청춘들의 순수한 열정을 그린다. 우리 엄마는 67년생이시니 극의 인물들과 정확히 역사의 맥을 같이 하는 셈이다. 당신의 청춘을 보는 듯한 기분이 엄마 입장에서는 들었을 것이다. 엄마는 공감되는 것도 더 많았을 텐데.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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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문너머 어렴풋이 >는 뮤지션 김창완의 곡을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너의 의미’, ‘아니 벌써’, ‘가지마오’, ‘어머니와 고등어’등 익숙한 멜로디가 스토리와 어우러져 귓가에 와닿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극장을 나설 때는 만족이, 집으로 가면서 곱씹을 때는 아쉬움이 남았는데 그 이유를 짚어보겠다.



좋았던 점: 배우들의 티키타카


이미 다른 리뷰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던 듯하지만, 내가 대학로 뮤지컬을 좋아하는 이유는 배우들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의 표정과 몸짓에서 뿜어져 나오는 진심 가득한 열정과 즐거움이 보는 나에게까지 스며든다.

이 뮤지컬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극의 곳곳에 애드리브인 듯한 웃음코드가 많이 있었는데 그런 사소한 액션에서조차도 배우들끼리의 상호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모든 캐릭터가 청춘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가진, 당최 미워할 수 없는 인물들이었기에 런닝타임 내내 엄마미소를 짓고 있었다.



좋았던 점: 김창완 음악의 재조명



장년에게는 향수를,
청년에게는 열정과 희망을!
“김창완의 음악을 기억하는 우리들”

김창완의 음악, 여러분에게는
어떤 의미로 기억되고 있나요?

뮤지컬 < 창문너머 어렴풋이 >는 
영원한 우리의 아티스트
‘김창완’의 음악에 보내는 헌사입니다.

많은 뮤지션이 존경하는
그의 음악적 감각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뮤지컬 < 창문너머 어렴풋이 > 역시
한 아이가 어른이 되어도
그의 음악을 기억할수 있도록
언제나 곁에 머물고 싶습니다.


90년대생인 나에게 뮤지컬에서 흘러나온 곡들은 대부분 멜로디는 알아도 가수나 제목은 모르는 것들이었다. 대표적으로 ‘아니 벌써~ 해가 솟았나~’라던가, ‘개구쟁이~’가 김창완의 노래였다는 것을 나는 이 뮤지컬을 통해 처음 알았다. 관객 중의 아주머니 무리가 아주 신나하면서 물개박수를 보내셨던 걸 생각해보면 김창완의 곡을 재조명한다는 뮤지컬의 목적은 명백히 이뤄진 듯하다.



아쉬웠던 점: 이야기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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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웠던 점은 스토리이다. 나는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콘텐츠들을 접할 때 스토리 측면에서 가장 먼저 보게 되는데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마무리가 조금 아쉬웠다. 정상의 문턱에서 갑자기 닥친 교통사고로 인해 창식은 한 순간에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자기혐오와 파멸의 구렁텅이로 스스로를 계속 몰아붙이다가 마침내 여자친구 정화까지 고생시키고 있다는 생각에 '정말 사랑한다면 보내줄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내뱉는다. 마침 이때 쯤 정화에게 종필이 관심을 표하고 있었으니 '아 그럼 창식이가 정화랑 종필이를 이어주고 떠나려나보다'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안가 정화와 종필이 함께 있는 현장을 목격한 창식은 매우 화를 내다가 정화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까지 내고는 무대 뒤로 퇴장해버린다. 그 후 창식의 모친상, 개구쟁이들의 음악경연대회 등의 에피소드가 등장하지만 결국 정화와 창식이 다시 붙어서 관계를 명확하게 정립하는 부분은 생략된 채 극이 끝난다. '그래서 정화랑 창식이는 어떻게 된 건가?'라는 내 의문은 그렇게 극의 마지막에 우두커니 남겨져 있었다.

또 창식이 키운 개구쟁이는 음악 경연대회에 나가 좋은 결과를 거두지만 어머니의 빈소를 홀로 지키고 있었을 창식은 더 이상 조명되지 않는다. 그가 후에 어떤 삶을 꾸려 나갈지에 대한 일말의 언지 없이 극이 끝나기에 마지막에 물음표가 남는 아쉬움이 있다.





이 뮤지컬은 김창완의 곡을 연극무대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의가 있으며 관객 역시 이 지점에서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 다만 나는 이 연극에 대해 ‘크게 봤을 때는 사랑스럽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조금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라고 한 줄 평을 하고 싶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작품과 공감대가 형상되는 어머니들이 정말 좋아하신다는 점이다. 엄마, 아빠와의 나들이 코스로 정말 적격인 듯하다.


*


창문너머 어렴풋이
- 감성복구 뮤지컬 -


일자 : 2018.09.22(토) ~ 2018.11.04(일)

시간
화, 목, 금 8시
수 3시 8시
토 3시 7시
일, 공휴일 2시 6시
(월 공연없음)

장소 :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티켓가격
전석 60,000원

제작/기획
극단 써미튠즈

관람연령
만 7세이상

공연시간
100분

문의
극단 써미튠즈
070-4101-9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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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박민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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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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