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그녀에 대한 색다른 접근. 공연 <궁:장녹수전>

글 입력 2018.10.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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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정동극장 상설공연

궁 : 장녹수전



궁 장녹수전 포스터_웹용_국문_0308.jpg



부끄럽지만 사실 장녹수라는 인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이름만 들어본 정도였다. 그러다가 이번에 <궁 : 장녹수전>을 볼 기회가 생기면서 장녹수가 누구인지 궁금증이 생겨 검색을 해봤다.



가난하디 가난했던 노비 출신의 그녀. 자식을 낳은 후 춤과 노래를 익혀 기생의 길로 들어섰다. 뛰어난 가무 실력으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하자 연산군의 흥청(연산군 대에 뽑았던 일 등급 기녀를 칭하는 말)으로 궁에 들어갔다. 수많은 기녀들 중에서 연산군 눈에 띄었던 그녀는 왕의 총애를 받으며 후궁이 된다.


후궁이 된 그녀는 '모든 상과 벌은 그녀의 입에서 나온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세력을 확장시켜나갔다. 그러다 결국 중종반정 이후 반정세력에 의해 참형을 당하며 생을 마감한다.



장희빈, 정난정과 함께 조선 3대 악녀로 불릴 정도로 대단한 권력욕을 가지고 있었던 그녀. 가난하고 천한 노비 신분에서 기생을 거쳐 후궁이 되기까지, 정말 드라마 같은 삶을 살다 간 그녀를 공연에서 어떤 식으로 그려낼지 궁금해졌다.



4장_숙용장씨_장녹수.jpg
 


지금까지 드라마, 영화 등 장녹수를 다뤘던 콘텐츠들은 주로 연산군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요부, 악녀라는 이미지 위주로 그려졌었다. 하지만, <궁 : 장녹수전>에서는 색다른 시각을 시도한다고 한다. 평소 우리가 떠올리는 악녀라는 이미지에 '예인'이라는 이미지를 덧붙여 새로운 ‘장녹수'라는 인물로 표현해낸다. 색다른 시도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연산군의 일대기를 다룬 극이 꽤 많았는데, 그때마다 빠지지 않고 ‘제안대군’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 제안대군은 대게 연산군의 난행을 독려하거나 혹은 연산군의 모성 결핍은 이해하고 위로해주는 인물로 묘사되어 왔다.


그러나 이 공연에서는 제안대군 역시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제안대군의 노비였던 장녹수가 가무에 끼가 있다는 것을 알아보고 기녀로 키워내는 조력자라는 인물로 표현해내며 연산군과의 관계만이 아닌 장녹수와의 관계까지 확장시켜 그려낸다.


앞서 얘기했듯이, 이 공연에서는 ‘가문에 뛰어났던 예인’이라는 점을 덧붙여 그려내기 때문에 다양한 기방 문화를 담아낸다. 기녀들의 가무를 관장하던 기관인 ‘교방’에서 가르치고 배워 추는 ‘교방춤’부터 시작하여, 장구에 끈을 달아 어깨에 메고 두드리며 주는 춤인 ‘장고춤’, 궁중정재, 궁중무용으로 조선 순조 때 효명세자가 만든 창작무인 ‘가인전목단’ 등 다양한 기방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 공연은 기방 문화와 더불어 한국의 전통놀이 역시 함께 드러내고 있다. 정월대보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등불춤과 함께 소담스러운 서민 놀이문화를 보여주기도 하고 ‘버나놀이, ‘정업이 놀이’ 등 전통적 놀이 양식을 공연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궁 : 장녹수전>은 우리가 알던 '요부'의 면모보다는 '예인'이라는 다른 시각으로 그녀를 그려낸다는 점과 그 모습을 표현해내기 위해 한국적 흥, 풍류와 기예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난다.



2장_기녀들의 교방무.jpg
 


장녹수에 대한 새로운 면모를 드러내며 극을 진행시킨다는 점에서 기대감과 함께 우려되는 마음 역시 함께 생겨났다. 색다른 시각이 혹여 왜곡된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기록을 토대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상상력에 의해 ‘이러지 않았을까?’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왜곡에 대한 걱정은 이전에 봤었던 ‘장옥정, 사랑에 살다.’라는 드라마의 영향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는 장녹수와 함께 조선의 3대 악녀라고 불리는 ‘장희빈’이 ‘숙종’을 너무나 사랑했던 여인의 모습으로 비치도록 그려내면서 역사적 왜곡이 아니냐는 논란을 많이 일으켰었다. 이처럼 인물에 대해 다른 면모를 보여줄 때는 예민한 문제가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기존의 기록과 색다른 접근이 균형을 맞춰 이야기가 펼쳐졌으면 한다.


사실 아직 공연을 보기 전이기 때문에 나의 걱정이 괜한 우려였는지 알 수는 없다. 그저 그러한 부분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을 뿐이다. 우려되는 점이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라면, 이 공연은 ‘장녹수’라는 인물에게 새로운 면모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시놉시스



조선 1494-1506 연산 재위 기간.


타고난 끼를 가진 여종 장녹수는 최고의 풍류객 제안대군에게 발탁되어 가흥청의 기녀가 된다. 제안대군의 가르침 아래 녹수는 최고의 기녀가 되고, 그 소문은 한양 바닥 널리 퍼진다. 가흥청 앞은 녹수를 보려고 온 한량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왕 연산 역시 삽살개 탈을 쓰고 가흥청을 찾는다. 녹수의 기예는 단숨에 연산을 사로잡고, 그녀는 후궁으로 발탁되어 입궐한다.


녹수가 못마땅한 신하들의 원성이 궁궐 안을 채우고, 그녀가 가진 힘을 뺏으려 한다. 위협을 느낀 녹수는 제안대군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이를 외면할 수 없는 제안대군은 연산의 어머니 폐비윤씨의 폐위과정을 둘러싼 신하들의 행적을 이야기해준다. 자신을 지킬 방법을 찾은 녹수는 다시 궁궐로 향하고, 신하들의 상소에 꼼짝달싹 못 하는 연산을 구한다.


연산의 폭정에 신하들은 역모를 꾸며, 백성들을 선동한다. 이러한 상황도 모른 채 연산과 녹수는 뱃놀이를 즐기고, 마침내 반란이 일어난다. 혼돈 속에서 녹수는 끝이 왔음을 직감하고 연산 앞에서 자신의 마지막 기예를 펼친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 백성들은 새 세상을 기원하듯 신명 나는 판굿을 벌인다.






궁: 장녹수전
- 세련된 전통공연의 탄생! -


일자 : 2018.04.05(목) ~ 12.29(토)

시간
화-토 4시
일, 월 공연없음

장소 : 정동극장

티켓가격
VIP석 60,000원
R석 50,000원
S석 40,000원

주최/제작
(재)정동극장

관람연령
48개월이상 관람가능

공연시간 : 75분




문의
(재)정동극장
02-751-1500





정동극장


정동극장.jpg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공연 제작극장, 정동극장

정동극장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 '원각사'의 복원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근현대 예술정신을 계승하며 1995년 개관하였다. 전통상설공연브랜드 「MISO:미소」(2000)을 론칭해 <춘향연가>, <배비장전>등 우리 고전을 무대화 한 전통공연을 선보였으며, <가온>, [전통ing], <련, 다시 피는 꽃>등 창작공연을 통해 전통공연의 대중화를 선도해 왔다.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경주와 MOU를 체결(2011), 경주사업소에서 <신국의 땅, 신라>, <찬기파랑가>, <바실라>등 제작 공연을 선보인 정동극장은 지역 문화 발전과 문화 관광 활성화는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콘텐츠 개발 첫 사례 모델을 제시하며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공연 제작 극장으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궁 장녹수전_web_국문_최종.jpg
 


곽미란.jpg
 


[곽미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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