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사로 바라보기 : 가을에 부는 따뜻한 방학 [음악]

진심을 담은 가을방학같은 사람
글 입력 2018.09.2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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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부는 따뜻한 방학

진심을 담은 가을방학같은 사람

 

Opinion 민현



방학이다 방학. 조금만 더 어렸을 땐 뒤에 느낌표가 달릴 이 문장에 힘이 조금 없다. 추석에 공휴일, 학교 휴일에 공강까지 더하여 올해엔 10일의 가을방학을 받았다. 공부를 해야지 마음 먹고, 5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마음만 먹고 있는 내게 가을방학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다시 계획도 세우고, 운동도 하고자 새롭게 마음먹었다. 그전에 가을방학이니까 가을방학 노래만 듣고 하자고 다시 늑장을 부린다. ‘가을방학’이라는 단어를 만든 사람들, 그들이 오직 가을에만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만든 이 노래를 가을방학에 그저 지나칠 수가 없었다.


‘난 왜 가방에서 낙엽이 나올까’


새벽 바람이 차갑게 느껴지는 지금같은 때에 어울리는 음악이었다. 떨어지는 잎사귀를 보고 사람들은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해냈다. 미련, 후회, 떨어지는 마지막 희망 등. 그저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떨어지는 나뭇잎인데 사람들은 왜 그리 복잡하게 뭘 생각하고 있나. 낙엽은 다른 낙하하는 것들과는 다르게 바라보며 생각할 시간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 본다. 사부작 낙엽을 밟으며 이 노래를 들으면 낙엽을 보며 생각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도 함께 들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사람들의 목소리를 귀를 대고 좀 더 자세히 들어보자. 찬바람을 맞으며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문득 들리는 이 노래에 미치도록 누군가가 그리워진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사 한 줄 한 줄에 공감한 사람들이 누군가가 그리워 유튜브에 댓글을 단다. 누군가가 미치도록 안고싶어 견딜 수 없는 사람들이 그곳에라도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내가 하지 못할, 해서는 안될 말을 노래가 대신해준다는 점이 가을방학이 전달해주는 음악의 가장 멋지고 따뜻한 면이다.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싶어질 때가 있어’


가을방학이라는 가수를 알게 해준, 인디 노래에 빠지게 만들어준 이 노래는 그저 멜로디가 좋은,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리던 노래였다. 하지만 해가 바뀔수록 이 노래의 가사 한 줄 한 줄이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있다는 걸 느낀다. 가을방학의 가사는 쌀쌀한 가을에 찾아온 따뜻한 방학처럼 사람들의 마음속에 닿는다. 어느 한 줄이 마음에 딱 들어서 이탤릭체로 표시하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어느 한 줄을 고를 수가 없었다. 얇은 실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길게 이어지는 그 가사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닿는 이유는 뭘까?





아마 지극히 자신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모순적이지만 지극히 내 이야기일수록 정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사를 쓰면서 가장 걱정 중 가장 큰 걱정은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가 나만의 이야기이면 어쩌지하는 걱정, 이 가사를 읽는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어쩌지하는 것이다. 가을방학의 가사를 읽어보면 절대로 멋지게 말을 꾸미지 않는다. 오히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진짜 이야기를 듣는 것같은 기분이 든다.


-


웃어줄수 있을꺼야

거울앞에서


머리를 질끈 묶고

운동화끈을 묶고


물을 충분히

미리 마셔두고


우리마지막

앞으로


이별앞으로 중


-


난 소심하거나 말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표현에는 유달리 서툰 사람이었다. 말이나 행동으로 내 마음을 표현한다는 게 참 익숙하지 않아서 담담하게 내 진심을 전달하는 가사를 쓰고싶었다. 아직 그것도 미숙한 점이 많기 때문에 가을방학이 쓴 가사에 비교하면 내 가사는 아름다운 선물에 멋진 옷을 입고, 무슨 말을 할지도 미리 정해놓은 고백처럼 느껴졌다. 그보다 마음을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서투르더라도 진심을 담아 말하는 것일테지만 진심을 담는다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난 표현하는 것에도 익숙해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부터 시작해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가을방학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진심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내가 쓰게 될 가사에도 자연스레 진심이 담겨있지 않을까.






가을방학


쌀쌀한 계절에 따뜻한 품처럼

내게로 다가와 따스히 안아줘

생각이 많은날 모두 내려놓고

조용히 앉아서 이노랠 들어줘


있잖아 난그냥 가을을 좋아해

너에게 왜인지 말한적 있었나

차가운 바람이 우리를 스쳐도

가을을 칠한 색은 따뜻하거든


가을빛 우리의 색들을 칠해서

물들어 노을과 같은 빛을 띄고

기억도 시들어 낙엽 떨어지면

우리는 어떻게 가을을 추억할까


낙엽 지는 모습을 보고 있을때

벚꽃이 지던 추억을 떠올려봐

가을은 아름다운 계절이니까

단풍색 좋은 기억을 선물할게


쌀쌀한 계절에 따뜻한 품처럼

내게로 다가와 따스히 안아줘

생각이 많은날 모두 내려놓고

조용히 앉아서 이노랠 들어줘



작사 민현



[손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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