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글로컬(glocal)하다, 베세토 페스티벌 [공연]

글 입력 2018.09.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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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5회를 맞이하는 베세토 페스티벌이 오는 10월 13일부터 28일까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다. 베세토 페스티벌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동양문화의 꽃을 피워온 한중일 3국의 연극인들이 뜻을 모아 창설한 페스티벌로, 여기서 베세토(BeSeTo)’란 3국의 수도인 베이징(Beijing), 서울(Seoul), 도쿄(Tokyo)가 합쳐져 만들어진 명칭이다. 1994년 창설한 베세토 페스티벌은 해마다 한국, 중국, 일본을 순회하며 진행되는데, 2018년 다시 한국에서 진행되는 이 축제는 국제 교류를 통한 창작활동 도모, 동양 연극의 미학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은 물론 각국의 주목받는 유망 예술가들을 자국을 넘어 아시아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3개월 간 에디터 활동을 하면서 이토록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든 활동은 처음이다. 먼저 공지를 받았을 땐 경기도 토박이인 내가 여태껏 가 본적 없던 전라도 광주까지 갈 수 있을까 싶어 망설였다. 그러나 아시아 문화교류 공간이라는 상징적 공간과 아시아 공연예술 플랫폼의 조합은 나에게 너무도 신선하게 다가왔고, 단순히 거리가 멀다는 것을 이유로 가지 않는 것은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참여를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광주에 내려가기 전까지 들뜬 마음으로 베세토 페스티벌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려 한다.




베세토 페스티벌, 장르적 한계를 넘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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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탄생한 ‘베세토 연극제’는 2012년 위원회의 전면적인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이후, ‘연극’에만 국한된 축제가 아닌 무용, 다원예술 등 다양한 예술을 아우르는 '베세토 페스티벌'로 명칭이 확장되었다. 베세토 페스티벌의 공연 일정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공연은 한국의 거리극과 말레이시아의 쌍방향 음악공연이였는데, ‘베세토 페스티벌’이 아닌 이전의 ‘베세토 연극제’였다면 이와 같은 장소 특정형 공연을 함께 선보일 수 있었을까 싶다. 또한 극장에서 진행되는 공연에 국한된 축제가 아니기 때문에 광주시민들과 배우의 예술적인 소통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는 페스티벌이 될 것 같아 매우 기대가 된다.




지역거점의 극장, 문화예술의 확장과 활발한 국제네트워크를 형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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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세토 페스티벌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국제적인 네트워크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면서도 그 뿌리는 ‘지역’에 있음이었다. 대부분의 예술 활동과 행사들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국제행사 역시 마찬가지로 서울에 집중되고, 편중되어 있다. 이에 베세토 페스티벌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여러 아시아 국가의 지역 도시에 기반을 둔 극장과 예술가들의 만남을 통해, 문화적 네트워크를 지역으로 확대해가며 나아가 국제적 거점 극장으로 더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2018 베세토 페스티벌이 더욱더 의미 있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아시아 문화교류 기관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이를 담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작품의 원작이 모두 아시아의 작품으로, 이는 아시아문화의 가치와 전통을 재발견하고 확산하여 아시아문화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아시아 최대의 복합문화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5.18민주화운동 때의 역사적 유물들과 현대적 건축공간이 공존하는 장소성의 상징성을 부여함으로써 공연의 질을 더 높여줄 것이다.


베세토 페스티벌에 참가한 작품 모두 특색 있고, 뛰어난 작품이지만 이번 프리뷰에서는 한국의 '이야기의, 춤의-공옥진의 병신춤 편'과 중국의 '경혼기'에 좀 더 주목하고자 한다.




이야기의 방식, 춤의 방식 - 공옥진의 병신춤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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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맥이 단절된 '병신춤의 대가' 공옥진의 춤을 어떻게 배우고 전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만들어진 연극이다. 배우들이 동작을 배우고, 표현하는 데 있어 색다른 방식이 사용된다. 먼저 동작인식 센서인 키네틱 센서로 작동하는 게임을 무대 위에 구현하고, 배우들은 복제된 동작을 배워서 그 자리에서 '현재화'한다. 전통적인 창작무용을 흔히 우리가 말하는 '어깨너머 배운다'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게임으로 변형하여 배웠을 때 어떠한 결과가 나타날까. 센서가 포착하는 것과 포착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러한 궁금증이 많은 작품 중에서 위 작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경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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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된 분장과 특이한 음색이 돋보이는 중국의 경극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경극을 되살리기 위해 분장과 연기, 노래, 간단한 동작이 포함된 전통 경극에 무용을 더한 '휘극'이라고 한다. 이전까지는 화려한 분장 때문에 경극을 무서워했다. 그런데 영화 < 패왕별희 >를 보고 경극의 동작 하나하나에는 의미가 담겨있으며, 화려한 분장의 이유는 인물의 성격이나 특징을 잘 드러내기 위해서라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언젠가 한번 실제로 보고 싶어졌다. 한국에서 경극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될까.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작품인 만큼 위의 공연을 보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글로컬(glocal): global+local의 합성어로 세계성과 지역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음을 나타냄



통신 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실시간으로 다른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등의 이슈를 알 수 있게 되었고, 모든 국가는 서로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인터넷 클릭 한번으로 그 나라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다른 나라의 문화와 생활방식 등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이때 일부에서는 "이대로 세계화가 계속 진행되면 각 나라는 고유의 특성을 잃고 모든 국가가 획일화될 것이다."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미 우리는 영어라는 공용어를 쓰고, 스테이크, 초밥등은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음식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러한 획일화 문제에 대한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글로컬'이다. 어떤 학자는 세계화의 시대에 각 나라의 특성을 유지하며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은 '지역을 살리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갑자기 이런 얘기가 뜬금없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베세토 페스티벌'을 감히 '글로컬한 페스티벌'이라고 말하고 싶다. 앞서 말했듯이 베세토 페스티벌은 국제적인 네트워크 형성을 도모하면서도, 수도권에 집중된 예술 활동과 향유의 장을 지방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예술 활동이 활발한 '도시'를 연결하여 공연예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베세토 페스티벌은 단순히 '국가'로 구분 짓기 보다 지역 도시에 기반을 두고 아시아의 다양한 도시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예술가와 예술단체의 공연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 나는 지방의 문화예술 성장을 도모하고, 각 지역이 고르게 발전하며 더 나아가 가까운 듯 멀었던 아시아 지역의 문화예술 교류를 촉진시키는 시발점이 될  '베세토 페스티벌'을 향유할 수 있게 된 것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마 이번 프리뷰와 리뷰에는 그 어느때보다 나의 진심이 가득 담겼을 것이다.

혹시 아시아 각 지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을 통해 그 지역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한번 쯤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2018 베세토 페스티벌
BeSeTo Festival 2018

일시: 2018년 10월 13일 ~ 10월 28일
(베세토 Kids 2018년 10월 6일 ~10월 20일)

단체
 [한국]서울괴담
[일본]libido:
[일본]BIRD Theatre Company TOTTORI
[중국] 안후이성 휘극•경극원
[한국]그린피그
[말레이시아]Toccata Studio
[대만]Riverbed Theatre

장소: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충장로

주최: 베세토 페스티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관: 베세토페스티벌, 아시아문화원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의: 사무국 070-7918-7795



[홍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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