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산티아고 40일간의 위로 [도서]

글 입력 2018.09.1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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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을 좋아하는지 안좋아하는지 모른다. 많이 가보지도 못했을 뿐더러, 갔어도 크게 인상 깊었던 좋을만한 기억이 별로 없다. 물론 새롭고 낯선 환경은 언제나 환영하지만. '여행'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좋은지 안좋은지조차 잘 모르겠다. 여행에 대해선 어떨지 스스로에게 고민이었다. 이 점에 대해 여행을 디자인하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네가 좋아하는 장소를 모르는 거 아냐? 여행이 좋은지 안좋은지 모르겠으면, 어느 지역을 가든지 여행에서 '네가 좋아할 요소'를 곳곳에 집어 넣어봐. 그럼 전체적인 여행이 별로였어도 '그래도 여긴 가봤으니까 됐어'라고 만족할 수 있거든."

새로운 관점이고 신기한 방법이었다. 내가 그저 가보고 싶었던 곳은 '많은 이들이 찾는 유명 장소'였으니까. 이유는 그저 '궁금해서'가 다였다. 내가 좋아하는 장소는 어딜까. 낯선 곳, 바다, 분위기 좋은 카페와 펍, 그리고 맛있는 맛집 정도일까.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은 왜 그럴지 궁금해서 겪어보고 싶다. 에베레스트 산도 가보고 싶고, 세계의 사막도 가보고 싶다. 산티아고 순례길도 그 중 하나이다. 호기심이 나를 움직인다.

순례길. 얼마나 멋진 말인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처럼. 많은 이들이 다녀온 그 길. 하지만 의외로 완주한 사람은 15%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도전정신도 들고. 얼마전에 읽은 책에서도 저자가 신혼여행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갔다고 했다. 힘들고 지친 여정 속에서, 마침내 끝에 다다른 그 감상은 감정이 벅차 표현이 모자른 것이 보였다.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어떤 것을 마주하게 될까. 무엇을 느낄까. 순례자들의 이야기는 어떤 내용일까. 과연 '나를 찾는 여행'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어디에 있는 걸까. 나를 '찾는 방법'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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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40일간의 위로>는 여행 에세이로, 40일동안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저자의 이야기이다. 나를 만나, 나와 함께 걷다는 어떤 내용인 걸까. 책으로 미리 예습을 해볼까 한다. 간접 경험으로, 미리 겪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보를 얻는 방법 중에 하나이니까. <산티아고 40일간의 위로>에서 저자는 순례길을 걸어가면서 자신의  인생을 다시 바라보며, 그 길은 아픔을 돌봐주는 길이 되었다. 곧, 자신과의 대화이며 함께 걸었다. 나도 나중에 이처럼 걸어나갈 수 있기를, 나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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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노트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은 예수의 제자 야곱이 이베리아 반도에 복음을 전파한 길이다. 순례길은 프랑스의 국경 마을 생장(Saint-Jean-Pied-de-Port)에서 야곱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의 북서부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무려 800km 남짓 이어진다. 1993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이자 중세부터 지금까지 1000년 넘게 순례가 이어지는 세계에서 유일한 길이다. 매년 300백만 명이 걷지만 단지 15%만 완주하는 아주 긴 순례길이다.

▷위로의 길 800km
위로와 용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는 초대장 같은 책이다. 여성으로는 드물게 외국 기업 마케팅 담당 임원까지 지냈으나, 저자에게도 아픔과 결핍이 있었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였고, 어머니는 뇌종양을 앓고 있었다. 저자는 자신의 성공도 한 꺼풀 벗겨보면 쳇바퀴 인생에 불과함을 아프게 깨닫는다. 인생을 다시 세팅하고 싶을 즈음 저자는 혼자서 산티아고로 떠난다. 40일의 걷기 여행은 상처를 치유하는 길이었고, 아픔을 보듬는 아주 긴 위로였다. 그리고 자신과 나눈 긴 대화였다. 이 책은 저자가 당신에게 보내는 초대장이다. 언젠가는 당신도 위로의 길로 꼭 나설 수 있기를!

▷산티아고는 신의 길이지만 저자가 만난 건 그녀 ‘자신’과 ‘사람들’이었다.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내면 깊숙이 꽁꽁 숨겨뒀던 나를 마주 보게 해주었다.” 길에서 만난 자신은 아프고 슬프고 불안하고 나약했다. 하지만 800km를 온전히 걷게 해준 것도 아프고 슬프고 불안하고 나약한 ‘나’였다. 저자는 내면의 ‘나’와 동행하며 꼬박 40일을 울고 웃었다. 지은이의 고백대로 “나를 만나, 나와 함께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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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


까미노에서는 몇 가지 마법이 일어난다. 첫 번째는 만날 사람은 반드시 다시 만난다는 것이고, 두 번째 마법은 필요한 것은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이다.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는 뜻이다. -93쪽
  
순례자에게는 궂은 날이 축복이다. 은총은 명랑하고 청명한 길에서 만나는 것이 아니었다. 이 심술궂은 날씨는 덮어둔 기억을 소환해서 나를 만나게 해주었다. 폭우는 깊이 숨어 있던 추억을 들춰내 서럽게 울게 하더니, 그 울음 끝에 또 다른 기억을 불러냈다. 조금 전까지 눈물 범벅이던 나는 실성한 사람처럼 빙글 벙글 웃으며 걸었다. -179쪽

철의 십자가는 고향에서 가져온 돌을 내려놓고, 마음의 짐과 슬픔에서 자유로워지는 곳이다. 나는 내가 내려놓고 싶은 아픔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철의 십자가 돌무덤에서 떠오르지 않던 아픔을 혼자 산길을 걷다가 불현듯 만났다. 꽁꽁 숨겨뒀던 ‘나’였다. 잘난 척 하는 나, 착한 척 하는 나, 너그러운 척하는 나, 귀신같이 핑계를 찾아 책임을 회피하는 나 그리고 겁 많고 용기 없는 약해빠진 나를 만났다. 무겁게 짓누르던 내 안의 돌멩이는 바로 나였다. -213쪽
  
족욕을 하면서 나는 가족에 둘러싸여 있다고 느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와 독일, 한국에서 온 사람이 각자의 답을 찾는 여정에서 만나, 함께 걸으며 응원하고 위로를 건네고 아픔과 상처를 나눴다. 감춰야 했던 비밀도 선선히 나누어 가졌다. 피를 나누지 않았다고 해서 가족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273쪽
  
0.00킬로미터.
피스테라엔 까미노의 끝과 시작을 동시에 알리는 표지석이 서 있다. 바다와 등대를 배경으로 선 표지석이 내게 말하는 듯 했다. 
“드디어 다 왔어. 이제 더 이상 갈 수 없어. 끝에 온 거야.”
내가 정말 왔구나. 비로소 나의 긴 여정을 끝낼 곳에 와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3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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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
  
#산티아고 순례길 안내지도
  
#산티아고 제1막_몸으로 걷기
운명은 길을 떠나도록 만든다
버려야 하느니라, 버려야 사느니라
왜냐고 제대로 묻지 않고 살았다
헤밍웨이의 마지막 여행, 팜플로나 유감
용서는 정말 신에게 속한 걸까?
세상에서 가장 슬픈 짝사랑
머물고 싶지만 머물 수 없는 도시
대체 난 왜 여기까지 왔단 말인가?
아이들은 나비가 되었다
말로는 할 수 없는 말
길은 문제를 찾을 수 없다?
까미노의 마법, 필요한 것은 반드시 나타난다
해가 솟듯 무언가 가슴에서 솟아 올랐다
열 여덟살 마엘이 나를 깨우쳤다
제기랄! 순례자는 모든 것에 감사하라고?
드디어! 부르고스!
  
#산티아고 제2막_마음으로 걷기
디어 마이 프렌드
까미노에선 세속의 모든 것이 하찮아진다
나는 완벽하게 혼자였다
삶뿐 아니라 죽음에도 공평한 축복을
엄마, 그 슬픈 이름
어떻게든 다 낫게 해주셔야 합니다
난 뭐가 되고 싶은가?
괜찮아, 다 괜찮아!
레온, 이 도시가 나를 거부한다
세상에 슬픔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한국 청년이 1만 유로를 되찾은 사연
너의 화살표는 무엇이냐?
나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다빈치 코드』의 템플기사단을 만나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오래 가려면 함께 가라!
  
#산티아고 제3막_영혼의 길
헨드릭의 친구 마티와 내 친구 미영이
키스 하는 사람과 키스 받는 사람
까미노는 나를 항복시켰다
순례자에겐 각자 다른 까미노가 있다
밥이 주는 위로
피를 나누지 않았다고 가족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사랑의 힘, 혹은 그들의 고해성사
산티아고를 앞두고 또 한 방 맞았다
납득할 수 있는 ‘엔딩’이 필요했다
그리고 피스테라
마지막 드라마, 콤포스텔라
나의 새로운 순례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지은이 박재희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레이켐, 퀀텀, 델컴퓨터, EMC, 인컴브로더, 액티피오 등 외국계 회사를 다녔다. 주로 IT 기업 마케터로 일했지만 첨단과는 거리가 멀다. 지도를 잘 읽지 못하고, 자주 길을 잃으면서도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을 좋아한다. 고양이와 달, 콜드플레이와 팻 메스니를 좋아하는데 뒤에 있는 둘은 종종 바뀐다.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서고, 가끔은 타자를 위해 길을 만드는 소망을 품고 산다. 자기를 찾겠다고 ‘산티아고 가는 길’ 까미노를 걸었다. 카르페 디엠! 현재를 살겠다는 사명감으로 일삼아 놀고, 일삼아 여행한다. 타고난 재주가 없는데도 글을 쓴다. 조직 생활의 소셜 센서빌리티에 관한 책 <그 여자, 정치적이다>를 썼다. 여행서로는 뉴질랜드 트레킹 여행 에세이 <숲에서 다시 시작하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비로소 여행은 시작된다>(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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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도서명    산티아고 40일간의 위로: 나를 만나, 나와 함께 걷다
지은이    박재희
분야    여행 에세이
면수    320쪽
가격    16,000원
출간일    2018년 9월 5일
출판사    디스커버리미디어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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