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뒤섞인 시간 속에서, 연극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공연]

글 입력 2018.09.0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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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과거, 현재, 미래
'모든 순간을 동시에 살 수 있다면'
...
시간의 개념을 뒤집는 연극

 
시간은 왜 미래로만 흐를까? 시간 여행은 정말 가능한 것일까? 라는 생각은 인간을 오래 전부터 환상의 세계로 이끌었다.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만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는 것과 그 흐름을 역행하는 것 모두가 인간의 아쉬움과 미련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문학과 영화, 드라마 등에서 끊임없이 시간여행에 관한 서사가 등장하는 것도 이 까닭일 것이다. 모두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데, 시간의 흐름은 이다지도 똑같다니.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해 시간을 뒤섞어보려는 시도에서 연극 <그믐>은 시작되었다.



Synopsis.


연극은 주인공 남자가 쓴 소설 <우주 알 이야기>처럼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지도 않고 사건 순서대로 진행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관객은 인과관계를 알 수 없게 뒤섞인 시간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모두 한 사람, '남자'의 인생이라는 것을 눈치 채게 된다.
  

"A와 B, 두 가지 노선이 있어.
A는 슬프지만 아름답게 오늘 헤어지는 거야.
B는 내일이나 모레쯤 헤어지는 거야.
대신 아주 비참하게 헤어지게 돼. 어떻게 할래?"

   
남자는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나열하고 때로는 상상한 것을 더하고, 또 여러 관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한다. 남자는 현재를 통해 과거의 기억을 다시 해석하고 새롭게 만들면서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나가려 한다. 시간의 해체라는 외형적인 형식과 신체행동 연극이라는 극단 동의 작업방식이 만나 관객은 과거로부터 쌓여져 온 결과론적인 현재가 아닌, 언제인지 알 수 없는 현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됨으로써 역설적으로 풍부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인물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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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살면서 과거를 다녀온다는 이야기나, 현재를 살면서 미래를 다녀온다는 이야기는 그동안 많이 보아왔다. 이번 극의 시놉시스를 보고 평범한 시간여행 이야기가 아님은 이렇게 시간을 '뒤섞어' 버린다는 데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어떻게 섞이고 재구성되어 이야기가 전개될지는 아직 극을 보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만큼 기대되는 바도 크다. 앞선 ‘시간여행’이라는 지배적인 서사에는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와 미래를 나눈다는 데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메시지도 대부분 현재를 충분히 만족스럽게 살아갈 것-이라는 경우가 많았고, 우리는 뻔하지만 조금씩 변주된 이야기라는 것에 눈감으며 그들을 소비해왔다. 그러니 그 어떤 기준도 없는, '알 수 없는' 현재라는 시간은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신체행동이라는 작업방식을 사용한 극이라는 점도 새로움을 더해준다. 1999년 창단되어 배우들의 분절된 움직임을 나열하고 연결해 의미를 전달하는 독특한 연극을 만들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극단 동. 차별화된 표현방법으로 전개될 신선한 극의 전개가 더욱 기대되고 궁금해진다. 켜켜이 쌓아온 경험에서 비롯된 선택으로 만들어가는 현재가 아니라, 언제인지 모르기에 더욱 풍부하고 다양해지는 지금의 시간. 상상해 본 적 없는 시간의 새로운 개념이 어떤 연극적 경험을 안겨줄 것인지, 어떤 의도를 전달해줄 것인지, 연극 <그믐>이 궁금해진다.



장강명


2011년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2014년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 2015년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 작가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중편소설 『아스타틴』, 장편소설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 『우리의 소원은 전쟁』, 연작소설 『뤼미에르 피플』등이 있다. 2016년에는 『댓글부대』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극단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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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동은 신체행동을 중심으로 한 연극을 만들어왔다. 연출과 배우의 역할 구분이나 경계를 없애고 함께 제안하고 연구하고 실천하는 작업을 통해 공동의 언어를 개발하고 있다. 관객을 새롭게 만나기를 원하며 늘 극장을 새로운 공간으로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자본주의 민낯시리즈 3부작 <쉬또젤라찌> <게공선> <베서니, 집> 등을 공연했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프로그램 -


일자 : 2018.09.04(화) ~ 09.16(일)

시간
평일 7시 반
주말 3시
월 공연없음

장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
서울특별시

주관
(재)서울문화재단, 극단 동

제작
남산예술센터, 극단 동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120분

문의
남산예술센터
02-758-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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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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