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끊임없이 흐르는 젊음의 전통, 현대와 교감하다. '앙상블 시나위' [전통예술]

국악의 JAZZ, 시나위의 매력에 빠지다.
글 입력 2018.08.0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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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국악이라는 두 글자에 박힌 고정관념을 좁히는 것은 쉽지 않다. 으레 국악은 그저 옛 우리 선조들의 전통 음악이라 여겨 고리타분하고 어렵게만 느끼는 이들이 아직 많기에 국악은 우리의 소리, 우리의 음악인데도 늘 낯설고 새롭다는 반응이 많다. 국악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관객들에게 보다 쉽고 편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국악의 대중화는 다양한 음악 장르와의 결합을 통해 전통과 현대 음악의 경계에서 그 간극을 좁히고자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국악창작그룹은 각기 다른 음악적 요소들의 콜라보를 통해 국악의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전통 음악의 기반에서 기존의 국악과는 또 다른 장르의 음악을 추구하고자 한다. 최근 국악 대중화의 노력들로 퓨전이나 크로스오버와 같은 현대적인 음악적 요소들을 결부시킨 시도들이 많이 이루어지면서 국악의 전통적인 틀에서 벗어나 그 이상의 새로움을 추구하는 국악창작그룹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렇듯, 국악창작음악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오히려 전통으로 다시 돌아가 정통 국악에 집중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 국악창작그룹 ‘앙상블 시나위’는 전통음악과 관객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방안으로 국악의 전통적인 요소들에서 이를 모색하고자 했다. 퓨전과 크로스오버와 많은 시도들에서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이들이 선택한 것은 전통을 극대화하는 작업으로써, 우리 고유의 본질적인 것들을 잃지 않고자 노력하는 것이었다. 음악적인 요소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정신 그리고 그 안의 정서가 함께 스며들어 있는 ‘앙상블 시나위‘의 음악은 전통적인 가치를 예술로 승화시킴으로써 전통음악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함에 있다. 이것이 기존의 국악창작그룹과는 또 다른, 앙상블 시나위만의 색이 짙게 느껴지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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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의 JAZZ, 시나위


앙상블시나위는 즉흥으로 연주하는 전통 음악 ‘시나위’ 를 기반으로 세계무대에 나아가는 창작음악그룹이다. ‘시나위’ 란 전통음악의 핵심인 장단 속에서 즉흥으로 주고받는 연주를 뜻하는데, 이들은 현대사회에서 잊혀져가는 시나위의 본질과 사람을 위로하던 우리 음악의 의미를 되찾고자 국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여러 창작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앙상블 시나위는 ‘진화하고 있는 전통음악’ 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음악 활동을 펼치며, 서양의 대표적 즉흥연주 장르인 재즈(JAZZ)가 있듯이, 한국의 전통 재즈로 불리는 ‘시나위’ 를 통해 우리 전통 악기들이 들려주는 다양한 소리를 관객들과 함께 공감하고자 한다.

앙상블 시나위는 장구, 아쟁, 가야금, 피아노, 노래로 구성된 다섯 멤버가 산조와 굿, 가곡 판소리 등 다양한 전통음악 장르를 시나위로 풀어내어 미래 한국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2011년에 1집 앨범 <영혼을 위한 카덴차>를 발매하며 새로운 퓨전국악그룹의 출발을 알리면서 2집 앨범 <시간 속으로>와 올해 초 발매한 3집 앨범 <사랑이여>를 통해 꾸준히 창작음악을 발표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앙상블 시나위의 대표적인 음악으로 알려진 3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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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먼 사랑


앙상블 시나위의 1집 앨범 <영혼을 위한 카덴자>의 수록곡인 ‘눈 먼 사랑’ 은 남도민요 흥타령의 한 가사를 바탕으로 이 시대의 정서를 담아 노래한 곡이다. 시나위는 굿 등의 제의에 사용되던 무속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 특징인데, 1집 앨범에서는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사람의 영혼을 위한 음악으로써 위로와 치유의 가락을 느낄 수 있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소리꾼의 차분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노래가 각박하고 힘든 사회에서 외롭고 지친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며,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는 것 같다. 또한 노래의 애절한 가사와 소리꾼의 울부짖는 듯한 절규는 더욱 가슴에 와 닿으며, 진한 울림이 느껴진다.


<앙상블 시나위_눈 먼 사랑>



부용산


‘부용산’ 은 3집 앨범 <사랑이여>에 수록된 곡으로, 박기동 시인의 부용산과 춘향가 中 갈까부다의 대목을 접목시킨 것으로 그리운 이에 대한 슬픔과 간절함이 느껴진다. ‘부용산’은 박기동 시인이 죽은 누이를 그리며 쓴 시인데, 70년대 대학생 운동권에 노래로 불렸지만, 정치적인 탄압으로 인해 반정부 음악으로 지정되는 등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지지 못했다. 앙상블 시나위는 몽룡을 그리워하는 춘향의 그리운 마음을 표현하는 갈까부다의 대목에 이 시의 구절을 함께 녹여내어 애절하고도 슬픈 마음을 담아내었다.

이 곡은 마치 하나의 곡이었던 것처럼 두 작품에서 느껴지는 운율과 음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보고픈 이를 향한 간절한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하다.


<앙상블 시나위_부용산>
 


동해 랩소디


이 곡은 어지러운 혼돈의 시대에 외치는 안녕과 풍년을 염원하는 의미를 통해 한국의 굿 음악을 바탕으로 한 전통음악을 연주한다. 신명나고, 경쾌한 분위기에서 시나위의 자유로운 즉흥 연주는 보는 이로 하여금 밝고, 활기찬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듯하다.

이 곡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아쟁의 연주인데, 주로 활로 현을 켜는 아쟁의 주법이 아닌 손으로 현을 튕기고 뜯는 식의 연주는 새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베이스의 음색과 같이, 대아쟁의 낮고 굵은 소리는 아쟁의 매력을 돋보이며, 다른 악기들의 소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동해 랩소디’는 모든 악기들이 저마다의 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듯, 이들의 연주는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재즈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기는 곡이기도 하다.


<앙상블 시나위_동해 랩소디>
 

앙상블 시나위는 음반과 연주공연을 통해 전통음악뿐 아니라 재즈, 무용, 연극, 미디어 아트 등 타 장르와의 융합을 시도하며 독창적인 음악을 선보인다. 이는 국악을 현대에서 다시 재해석해보고, 우리 전통 음악의 핵심인 시나위를 통해 이를 풀어냄으로써 결코 우리 전통의 본질적인 것들을 잃지 않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 전통 음악인 국악이 끊임없이 진화해오고 있는 것이리라. 어지럽고 복잡한 사회에서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위로와 치유의 가락을 전하는 앙상블 시나위의 음악을 들으며, 외롭고 지친 마음을 달래는 건 어떤가.
   

[차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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