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부드럽지만 때로는 강렬했던 한 폭의 수채화, 이넌 바르나탄 Piano [공연]

글 입력 2018.07.0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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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처음 클래식 공연을 접했을 때와 1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클래식을 대하는 나의 태도일 것이다. 그간의 길지 않은 경험에 비추어, 필자와 같이 여전히 클래식 공연이 어렵다고 느끼지만 그 매력을 더 알고 싶은 이들께 곡에 대한 이해와 감상을 완벽히 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들리고 보이는 대로, 무엇이든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그 또한 개인의 감상이고 경험이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이었던 현대음악도 실제로는 처음 접해보는 것이었지만 이전보다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었던 이유도 누군가의 감상을 따라가려 하지 않고 처음으로 온전히 내 눈과 귀에 집중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피아노와 하나가 되다


공연에 대한 Preview를 작성하며 찾아보았던 피아니스트 이넌 바르나탄의 연주 영상들을 보고 그의 열정을 조금이나마 짐작해보았었다. 음악의 흐름과 박자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그의 몸짓과 표정, 그리고 눈빛은 관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피아노와 한 몸이 된 것처럼 함께 호흡하고 움직이는 그의 연주는 공연에서 그 감동을 몇 배로 더 자아내었다.

모든 피아니스트들의 열정과 애정이 그렇겠지만 이넌 바르나탄의 연주에서는 그것과는 조금 다른 다른 에너지가 더욱 기분 좋게 공연장을 메웠다. 무대 위 공간에 혼자만 존재한다는 듯이 깊고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다가도 곡이 끝날 때마다 보여주던 수줍은 인사가 다음 곡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공연이 끝나면 어쩐지 그의 팬이 되어 있을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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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유려한 현대적인 클래식


사실 현대 음악, 현대적인 클래식이라고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들을 칭하는 것이 맞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시대적인 분류에 의하여 서양의 전통적인 고전 음악보다 현재에 더 가까운 시기에 만들어진 음악이라는 의미에서 현대 음악이라고 칭함을 미리 말씀드리려 한다.

자유롭고 유유히 흐르는 듯한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빠르고 화려한 리듬으로 어둠을 다양하게 표현한 <피아노를 위한 보이는 어둠>, 전위적이고 실험적으로 느껴지면서도 그 안의 자유로움과 신비함을 느낄 수 있었던 <피아노를 위한 밤의 가스파르>, 밝고 활기찬 주선율을 여러 가지로 변주하며 관객을 전람회에 데려다 주었던 아름다운 <피아노를 위한 전람회의 그림>까지.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각 곡이 가진 매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   

정해진 틀에 크게 매이지 않고 써내려간 산문시처럼 작곡가와 연주자가 만나 곡이 새롭게 완성되는 현장에 함께하는 기분이었다. 작곡가가 느낀 어둠을, 밤을, 전람회를 어떻게 더 감성적으로, 나를 담아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그의 연주에서 매 순간 느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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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기 전에는, 글을 쓰기 전까지는 내가 어떻게 클래식을 느끼고 반응하고 있는지 천천히 돌아보지 못했는데 그의 연주를 듣고 나의 감상을 곱씹어보니 조금은 알 것 같다. 왜 사람들이 여전히 클래식을 사랑하고 지켜나가려 하는지, 왜 클래식 연주를 직접 들으러 가는지. 듣는 귀와 눈이 조금씩 생겨나는 것을 느끼며 클래식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은 지금의 마음으로, 더욱 클래식을 사랑하고 싶다.
 
    


[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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