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두 사랑의 공존

글 입력 2018.06.22 23:2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캐롤⌟


carol / 2015 / 토드 헤인즈
 
   
movie_image.jpg
 

주제

이 영화는 두 가지 주제로 해석될 수 있다. 첫 번째는, 대표적인 RGBT 영화라고 불리듯이, 동성 간의 사랑 그 자체이다. 두 번째는, 사랑을 통한 자기 회복, 자기 성장이다. 필자는 영화를 보며 후자가 주제라고 생각했다. “나를 부정하고 싶지 않아요.”라는 캐롤의 말. ‘나’를 부정하지 않는 사랑, ‘나’를 되찾아주는 사랑. 영화 ‘캐롤’은 자신에 대한 사랑과 타인에 대한 사랑이 어떨 때에 공존할 수 있는지 물음을 던지고, 답을 준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의 존재가 갉아먹어진다면, 그 사람과의 사랑은 실패하며 결국 자신에 대한 사랑까지 가능할 수 없게 된다. 역으로 자신에 대한 사랑이 불가할 때 역시, 남에 대한 사랑은 존재할 수 없다. 토드 헤인즈 감독은 ‘캐롤’에서 사랑이란 끊임없는 상호적인 발전과정임을 강조하고 있다.



주인공

시나리오를 짤 때, 감독들이 중요시 여기는 것 중 하나는 주인공들의 조화이다. 주인공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영화를 물어본다면, 이 영화를 추천할 것이다.

캐롤은 우아하고 풍족하게 살아온 사람,테레즈는 세련되지 못하고, 가난하지도 부유하지도 않은 평범한 사람이다. 외면적으로는 두 주인공 캐롤와 테레즈는 자석처럼 서로 반대되는 듯하지만, 둘의 속사정은 비슷하다. 캐롤과 테레즈의 남자들 모두 캐롤과 테레즈를 속박하려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추려 했다. 그들은 매우 자기중심적이고, 그녀들이 자신의 가족들과 자신을 위해 희생하기를 강요했다.

‘왜 서로 첫 눈에 끌리게 되었을까? 심지어 테레즈는 양성애자가 아니었는데도? 어떻게? 한 눈에 반했다는 이유만으로 원래의 삶과 다른 파격적인 길을 걷는 것이 가능한가?’ 라는 의문이 영화를 본 후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알 듯하다. 캐롤과 테레즈는 표면적으로는 반대되지만, 내면적으로는 비슷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연애를 포함한 모든 인관관계를 설명하는 모순적인 두 말이 있다. 우선,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잘 맞기에 어울린다.’는 말이다. ‘끼리끼리’라는 말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서로 반대되기 때문에 끌린다.’이다. 캐롤과 테레즈는 이 두 말 모두를 어우른 관계라 할 수 있다. 시나리오 상 주인공들의 상황뿐만 아니라, 배우들 자체와 서로 주고 받는 눈빛, 패션 등등. 영화를 본다면 두 주인공을 바라보는 매력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2.jpg
 
    

동성애?

이 영화는 어쩌면 ‘동성애’ 영화 일 수밖에 없었을 지도 모른다. 사회에서 이성 간의 사랑은 일반적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이성애 성질을 지녔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이 사회에는 암묵적인 사회 규범으로서 자리 잡은 것들이 상당하다. 그 보이지 않는 규범은 ‘속박’이라는 힘을 가지고 있다. 분명, 그 속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며 그저 ‘귀여운 여인’으로만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영화에서 전달하는 주제인 ‘자기회복과 사랑’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동성애는 필수부가결한 장치일지도 모른다.

 
3.jpg
 


가장 기억남는 장면

테레즈가 자동차 안에서 캐롤을 찍는 장면이다. 테레즈는 스스로를 결정장애라고 부르며, 싫은 것도 제대로 의사표현하지 못한다. 또한 좋아하는 사진에 대한 태도도 소극적이다. 그런 테레즈에게 사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찍고 싶은 누군가가 생겼다는 것은 장족의 발전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자신에게 스스로 확신이 생겼고, 동시에 캐롤에 대한 관심 역시 함께 생겼다. 이 장면은 자신에 대한 사랑과 타인에 대한 사랑, 두 가지가 동시에 가능하게 됨을 보여주는 시발점이다. 하나의 카메라에 두 가지 사랑을 찍다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아닐 수가 없다.


[박채원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2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