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죽음이라는 선택지 앞에서,우리가 아직 살아 있네요.

글 입력 2018.06.1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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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죽음이라는 선택지 앞에서,
우리가 아직 살아 있네요.



살아있다는 것은 꽤 귀찮은 일이다.우리는 하루에 세 끼를 갈구하는 배, 항상 어떤 감정을 느끼는 심장과, 거추장스러울정도로 복잡한 뇌를 가지고 있다. 그것들은 모두 무시할 수 없는 강렬한 욕구를 가지고 있기에 그 모든 결핍을 무시하며 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살아있다는 것은 꽤 귀찮은 일이다.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공허감에 남은 생기를 모아 쏟아 붓는 것과 같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란 결핍과 나태라는 두가지 시계추에 매달려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가끔 우리의 삶에서 벗어나 몇 발자국 뒤에서 보면, 참 하찮게 느껴지지 않던가.

현대사회에서 나태함은 더 자주 자연스럽게 우리를 찾아온다. 우리는 최소한 손쉽게 육체적 욕구를 충족시킨다. 무언가를 충족시키기위해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 지나치게 풍요로워진 이 세상에서 음식을 구하는 것은 공원에서 살아있는 벌레를 찾는 것보다 쉽다. 결핍과 나태의 시계추는 좀 더 좁아지고, 우리는 좀 더 이 혼란을 빠르게 반복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현자타임'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종종 이 연결고리를 끊는 상상을 하곤 한다. '나의 죽음'이야말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가장 자극적인 상상이 아니던가. 현대인들에게 죽음이란 이미 하나의 유행이다. 나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 많은 문장들을 따라 붙일 수 있다. "한강에 가자", "한강 밑의 리셋버튼을 누르러가자", "그냥 뒤져라", "자살각"

나는 현대인들의 철학이 얄팍해졌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 좁은 시계추 속에서 오히려 현대인들은 더 쉽게 끔찍한 상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풍요로운 세상 속에서 풍요로워보이는 사람들 안에서 태어난 고통과 고뇌는 더 은근하고 잔혹한 모습으로 우리를 좀먹기 마련이다. 그 자신도 그것이 고통인지 모르는 세상에서 이들이 하는 말장난이 정말 장난인지는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사실 '죽음'이라는 키워드는 생각보다 현대인에게 익숙한 키워드일지도 모른다. 장난스러운 어조 속에서 그 색은 쉽게 빛을 바래기도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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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그런 현대인의 일종의 '실험적 사고놀이'와 다르게 정말로 생과 사의 경계를 고민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아쉽게도 이들은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만큼의 안전망이 없다. 이들은 가난과 불안정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가족이다. 엄마는 영어 학습지 판매원이고, 아빠는 일용직 노동자다. 그들에게는 어리고 착한 두 딸이 있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발버둥치던 그들에게 마침내 '한탕'의 기회가 찾아왔다. 부부는 거액의 빚을 얻어 그 기회에 올인하지만,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감당할 수 없는 빚과 생활고 뿐이었다. 부부는 어린 두 딸과 함께 동반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아이들만 죽고 부부는 살아남는다. 살아남은 이들은 도피 생활을 시작한다.

장난스러운 유행어가 아닌 실제 선택으로서 존재하는 '죽음'은, 특히 어떻게든 좋게 살지 못해서 선택한 자살의 형태를 띈 죽음은 개인에게 수많은 생각을 쏟아내게 만든다. 사실 그 형태가 다를 뿐, 우리도 그 수많은 번민을 닮은 고민을 장난스러운 단어 속에 숨겨가면서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는 현대인의 죽음에 대한 '실험적 사고놀이'을 리얼한 모습으로 떠올릴 기회다.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된 이들의 이야기는, 사회구조적 부조리 뿐만 아니라 인간의 실존을 고민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도울 것이다. 연극의 마중물로 다시 떠오른 질문에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장난스럽게 또 다시 '자살각'이란 단어를 입안에 굴리게 될까?아니면 정말로 우리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게 될까? 대답은 당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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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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