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몸의 곡선과 색감의 아름다움. 알렉스 카츠 '아름다운 그대에게 展'

글 입력 2018.05.24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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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초상회화의 거장 ‘알렉스카츠(Alex Katz)’
Alex Katz, Models & Dancers
: 아름다운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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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log


[알렉스 카츠 : 아름다움 그대에게 展]은 롯데 타워 안에 있는 롯데 뮤지엄에 위치하고 있다. 롯데 뮤지엄, 아니 롯데 타워 자체를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너무 넓었던 탓인지 지하철역부터 시작하여 엘리베이터까지 길을 헤매다가 겨우 도착했다.

롯데 뮤지엄에 도착하고 본 입구의 모습은 나에게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마치 ‘알렉스 카츠’역에 도착한 것 같은 느낌의 공간 디자인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티켓을 받고 직원의 도움에 따라 짐을 보관하고 입장을 했다. 도슨트를 듣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시간이 맞지 않아 전시회 측에서 제공하는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관람했다.

* 도슨트는 11시, 13시, 15시, 17시에 제공되며 오디오 가이드는 입장할 때 비밀번호를 제공받아 들을 수 있다.



# La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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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의 드로잉과 카툰 작품이 전시되어있는 것을 지나면 [Laura]를 대상으로 하는 구역이 나타난다. Laura의 모습이 담겨있는 여러 점들의 작품을 보면 유독 옆모습을 그린 그림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알렉스 카츠는 턱에서부터 쇄골로 이어지면서 드러나는 하프 모양의 선에 반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 부분이 강조될 때를 포착한 그림이 다수 전시되어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그림을 다시 보니 턱 선과 목의 근육이 어우러져 하프 모양이 눈에 들어왔고,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몸이 가지는 아름다움에 놀랐다.

전시회 한 쪽에는 벽면을 꽉 채우는 ‘Laura2’를 감상할 수 있다. 움직이는 순간을 포착하여 배열한 것으로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모습에서 마치 모델이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일게 한다. 실제 전시회장에서 보면 약 5m 정도 되는 길이에 압도되어 그림의 역동성을 보다 잘 느낄 수 있다.



# Coca-Cola Girl & 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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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의 신작인 ‘Coca-Cola Girl’은 ‘붉은 스포츠카를 탄 금발 미녀’로 상징되는 1960년대 미국의 판타지에서 유래되었으며 그 당시 포스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붉은색 배경 위 흰색 의상을 입고 있는 모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코카콜라를 들고 있거나, 코카콜라병을 강조하는 그림들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코카콜라를 상징하는 붉은색의 배경과 흰색 의상의 강렬한 색 대비를 통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었다. 브랜드만의 상징적인 색의 중요성과 그 상징을 색감을 통해 정확히 표현해냈다는 것에서 놀라웠다.

알렉스 카츠는 움직임의 찰나를 포착하여 무용수의 몸을 표현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여러 작품들을 보다 보면 무용수들이 가지고 있는 몸의 굴곡진 선이 부드러우면서 아름답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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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 시리즈들을 보면 유난히 카메라의 프레임처럼 캔버스를 여러 구역으로 나누어 표현한 작품을 많이 볼 수 있다. 다양한 CK의 작품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CK20'이 기억에 남았다. 이 작품은 캔버스를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크롭 구도와 역속적인 배치를 시도하고 있다. 그녀가 움직이는 순간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그 포착된 찰나의 순간을 배치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이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선을 이동시키는 것처럼 보이게 하여 마치 그녀가 전시장을 구경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게 한다. 이런 순간적인 착각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작품에 눈길을 잡아두며 더욱 집중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 Cut-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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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의 금속판에 그림을 그린 뒤 윤곽을 따라 잘라 내는 것이 알렉스 카츠가 가진 특별한 평면적 조각이다. 사람들은 이 조각법을 ‘컷-아웃’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작업을 할 때 ‘실제 사이즈로 작업한 뒤, 예상치 못한 부분을 잘라낸다.’고 한다. 이는 ‘콜먼 호수’라는 작품에서 그 특성이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위에 사진과 같이 콜먼 호수는 흔히 벽에 전시되는 그림과는 달리 설치된 곳의 주변 공간을 활용하는 작품이다. 실제 배와 사람의 크기처럼 크게 제작된 이 작품은 실제로 마주 보았을 때 작품 속 인물이 노를 젓고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특히 양면으로 제작되어 있어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는 것이 재미있게 다가왔다. 이 작품에서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다른 컷-아웃 작품들은 프린트되었지만, ‘콜먼 호수’는 금속에 채색을 통해 나온 작품이라는 점이었다.



# Landscapes & F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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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는 원근감을 제거하고 최대한 큰 화면의 풍경화를 제작하여 관람객들로 하여금 작가 자신이 봤던 그 순간으로 끌어들인다. 위의 풍경화는 ‘10:30AM'이라는 작품으로 한 벽면을 가득 채우는 대형 캔버스에 그려져 있다. 보통 풍경화라 하면 원근감을 통해 사실적인 표현들을 해놓은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공간감과 세부적인 형태를 제거하고 빛의 방향만 남긴다. 그렇게 우리는 검은색과 초록색의 면과 점이 만들어내는 조합으로 작품을 이해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은 숲속에 나무들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 줄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하게 면과 점으로 그려진 것 같지만 어떤 작품인지 이해할 수 있다는 것과 압도적인 크기와 빛의 방향, 흩날리는 나뭇잎 등을 통해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대단함을 느낀다.



# 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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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는 그의 아내 아다를 만난 1957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아다를 그렸다. 카츠의 화면에서 아다는 우아함과 신비함을 가진 주인공이다. 카츠는 60여 년간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양한 그녀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하나의 개인이 아닌 특별한 도상으로 아다 만의 이미지를 창조했다.

나의 아내, 나의 뮤즈, 아다.
그녀는 나에게 피카소의 뮤지이자
연인이었던 도라 마르와 같다.
아다는 유럽적인 아름다움과
미국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진
완벽한 모델이다.
만약 그녀가 지금보다 2인치만 더 컸다면
미스 아메리카가 되었을 것이다!
아다는 어렸을 적부터 많은 영화를 보면서 자랐다.
지금껏 봐온 영화들은 그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고
그의 제스처들은 영화에서 나온 것들이다.
그녀는 무용수와 같이
풍부한 제스처는 표현해주었다.
나는 진정한 행운아다!


‘Ada, 2012'에서는 관람객을 보며 미소 짓는 아다와 뒷모습의 아다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그녀의 앞모습과 뒷모습이 함께 있는 모습과 그녀의 회색빛 머리칼을 보고 있으면 묘한 신비로움을 느끼게 된다. 마치 괜찮으니 따라오라고 하는 느낌, 어딘지 모르는 미지의 곳으로 나를 인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렇듯 여러 공간과 시간 속의 모습을 편집한 듯한 이 구성은 묘한 신비로움을 풍기며 관람객의 시선을 끌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 Epi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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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처음부터 찬찬히 작품을 감상하고, 중간에 있는 카츠에 대한 영상들을 보다 보니 약 2시간 동안 전시회를 본 것 같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있어서 카츠만의 작품 세계를 더 깊숙이 들여다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도슨트를 듣지 못해서 아쉽기는 했지만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혼자 작품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도 좋았다. 중간에 영상을 오래 볼 수 있다는 것도 역시 장점인 것 같다. 특히 중반부쯤에 위치한 영상은 카츠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 카츠의 강렬한 배경 색상과 강조되는 인물의 대비를 이루고 있는 작품세계는 언뜻 보면 팝아트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상 속에서 카츠는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준다. ‘팝아트와 비슷하게 느껴질 수는 있다. 하지만 평행선상에 있을 뿐 의도가 다르다. 나는 회화적이며 채색적이다.’

작품을 쭉 보고 나면 마지막 구역 쪽에 ‘LMoA 아트스튜디오’가 있다. 흰 종이에 카츠의 작품이 프린트가 되어있고, 관람객은 카츠가 되어 직접 작품에 색을 칠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카츠만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었던 것과 작지만 직접 작가가 되어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더욱 기억에 남았던 전시회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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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미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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