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시 조각 : 나태주 - 꽃 그늘 [문학]

무언의 의미
글 입력 2018.05.20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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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무거워야 한다. 편안한 사이라고 칭할 수 있는 상대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가까울수록 무게를 두고 말을 뱉어야 한다. 말은 글과 달리 정제되어있지 않다. 수정이 불가능하며 취소도 불가능하다. 말에는 보다 더 난잡한 맥락이 있다. 같은 문장임에도 목소리, 표정, 말투 하나하나가 뜻을 뒤집는다.
 
결국, 입은 손보다 많은 뜻을 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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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아끼지 않겠다는 대답일 수도 있다. 눈물이 멈추지 않을 거라는 대답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이의 사랑은 ‘대답대신’에서 비로소 증폭된다. 말은 무게가 있음에도 무겁지 않다. 아무리 무거운 말일지라도 다음 문장이 시작되는 순간 증발한다. 한 번 뱉은 말을 다시 토해낼 때에도 온전히 같은 상황의 재현은 불가능하다. 말이 담았던 ‘그’ 맥락은 언제까지나 일회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깊숙한 뜻은 말을 아끼는 것에서 출발하는지도 모른다.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가 아닌, ‘언어라는 틀에 담을 수 없는’ 깊이라는 것이다. 아이의 사랑도 그러하다. 말없는 눈이 말보다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결국, 눈은 그 무엇보다 진한 뜻을 품는 것이다.
 
 
[김예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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