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의 유형에 정답이 있는가 : 가족의 의미 [문화 전반]

가족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글 입력 2018.05.06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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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 주인공은 미국 아이오와주에 거주하는 19살의 잭 왈스(Zack Walhs)입니다. 2011년 1월 31일, 아이오와 주 의회 법률개정 공개 청문회에서, 동성결혼법안에 대해 증언하는 모습이지요. 영상 말미에 나와 있듯 그의 발표 이후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2015년, 미국 연방 대법원은 동성 결혼 금지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잭 왈스의 연설에는 가족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가 포함되어있습니다. 결혼, 혹은 결혼한 관계라는 명시적 틀은 법적 승인에 의해 규정되는 것일지 모르지만 ‘가족’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19년이라는 인생을 두 어머니와 함께 살아온 잭 왈스는 가족의 의미를 사랑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In my 19 years, not once have I ever been confronted by an individual who realized independently that I was raised by a gay couple.

And you know why? Because the sexual orientation of my parents has had zero effect on the content of my character.

잭 왈스는 그의 character에 부모의 sexual orientation이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었다고 말합니다. 이런 잭 왈스의 메시지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번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영화 ‘초콜렛 도넛’입니다. 100분도 되지 않는 짧은 영화에서도 잭 왈스의 외침이 강하게 들리는 듯 합니다. 영상 속 아이는 초콜렛 도넛을 좋아하고, 다운증후군을 앓는 마르코입니다. 마르코의 생모는 본인의 인생과 더불어 이 아이 까지, 모두를 책임질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책임감을 모른 채 본능을 쫓으며 살아가던 그녀는 결국 아이를 집에 내버려둔 채 체포됩니다. 보호센터로 거처를 옮기게 된 마르코를 직접 키우기로 다짐한건 다름 아닌 이웃집 남자였습니다.

우리의 기준으로 만든 단어에 의하면 그는 homosexual에 해당하며, 밤마다 여장을 하고 게이 바에서 노래를 하며 생계를 유지합니다. 어느 분야보다 동성애를 거부하는 법조계에 근무하며 본인의 사랑을 숨기는 그의 애인도 있습니다. 이들은 둘 중 한 명의 아이도 아닌 마르코를 함께 키우기로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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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권을 얻기 위한 분쟁에서 그간 그들을 지켜봐온 마르코의 선생님, 마르코와 상담을 진행한 감정사가 연달아 증언합니다. 그들의 증언에 따르면 마르코는 지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사교성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감정 결과 이들이 아버지로서 마르코를 위해 조성한 환경 또한 완벽하며, 마르코 본인도 같이 살고 싶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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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양측이 초점을 맞추는 부분에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르코와 루디, 폴을 가족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루디와 폴이’ 마르코에게 미친 영향을, 반대 측 심문과정에서는 ‘게이 커플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내세워 주장을 이어나갑니다. 이는 동성애라는 기질만으로 루디, 폴이라는 사람의 모든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이지요. 영화에서 주변인들은 두 인물을 잭 왈스가 말하는 2등 시민이 타이틀에 가둔 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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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9살 소년도, 어린 마르코까지도 답을 알고 있습니다. 가족을 구성하는 것은 법의 허락도, 타인의 시선도 아닌 사랑입니다. 부모와 자식 문제에도 사랑의 문제가 적용됩니다. 어쩌면 ‘부모’라는 단어 자체에도 차별적 요소를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어떤 어머니 혹은 어떤 아버지를 만나도, 사랑의 유형이 아닌 크기가 아이의 미래를 바꾸어놓습니다. 아이오와 주의 두 여인도, <초콜렛 도넛>속 두 아버지도 이를 증명하지요. 살면서 무언가를 바라볼 때 안경을 쓸 필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안경을 쓰기 전에, 때 묻은 색을 잘 닦아낼 필요 또한 있습니다. 오늘부터, 우리의 안경에 사랑을 칠해보는 건 어떨까요?


[김예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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