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시나마 나를 설레게 했던 벚꽃이 지고
그 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벚꽃의 낙화와 함께
계절이 변했다
그리고 '너'라는 사람도 변했다
잘 다려진 정장보다 무릎 나온 빨간 추리닝이 좋았다
떡져 바른 왁스보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좋았다
진한 향수냄새보다 은은한 체취와 몸에 밴 알싸한 담배 냄새가 좋았다
비싼 선물과 꽃보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은 편지 한 장이 좋았다
근사한 레스토랑의 스테이크보다 직접 끓여준 라면이 좋았다
차려입은 옷보다 살결의 온기가 느껴지는 맨 몸이 좋았다
꽃이 지고 계절이 변하듯 너도 변했지만
꽃은 다시 피고 계절은 돌아오듯
너도 다시 나에게로 돌아왔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