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고야, 계몽주의의 그늘에서

글 입력 2018.04.0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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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고야, 계몽주의의 그늘에서
- Goya A L'Ombre Des Lumieres -


고야, 계몽주의의그늘에서_표지.jpg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의 스페인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다. 고야는 스페인 궁정화가의 전통을 이은 '고전적' 의미의 마지막 대가이자, 전통적인 회화 형식을 차용하되 주제에서 거리를 두며 새로운 시선으로 그 의미를 해체한 최초의 '근대적' 예술가였다. 그는 종교화, 초상화, 장르화뿐 아니라 당대의 역사, 개인적인 환상이라는 다양한 주제를 프레스코, 유화, 동판화, 석판화 등의 매체로 다뤘다. 로코코에서 낭만주의까지 변화의 폭이 넓은 작품을 회화 7백여 점, 판화 3백여 점, 드로잉 9백여 점을 남겼다.



고야, 계몽주의의 그늘에서


이 책은 세계적 석학 츠베탕 토도로프의 역저로, 프란시스코 고야의 ‘사상가’로서의 면모를 중점적으로 조명했다. 익히 알려진 초상화나 종교화를 그린 궁정화가로서의 모습보다는, 나폴레옹 침략과 스페인 독립전쟁 시기 계몽주의 사상의 빛과 그늘을 수많은 데생을 통해 고발한 증언자이자 철학자로서의 고야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고야는 계몽주의 사상이 침략과 억압과 학살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계몽주의 사상은 폭력을 막기에는 충분치 않았고, 오히려 반대로 계몽주의 사상의 이름으로 나폴레옹 군대는 폭력을 자행했다. 고야가 사회악에 대한 치료제라고 믿었던 것은 효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심지어 더 피해를 입혔다. 이성의 잠만 괴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각성 상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한층 더 회의적이 된 고야가 특정한 이념에 찬동한다는 것을 드러내기를 꺼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160p


고야가 새로운 국왕 카를로스 4세의 수석 궁정 화가가 되었던 1789년은 대변혁의 시기였다. 전제 군주정을 타도하고자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고, 프랑스의 스페인에 대해 선전포고가 있었다. 프랑스 혁명의 결과 유럽 전역에는 계몽주의 사상이 전파되었고, 나폴레옹 군은 통치의 수단으로 계몽주의를 이용해 1808년부터 1813년까지 나라를 점령했다. 이러한 격동적인 시대상황은 궁정 화가였던 고야에게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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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코 고야, <이성의 꿈>



사상가? 프란시스코 고야

프랑스와 스페인 간의 전쟁은 1793년까지 계속되었다. 이 시기에 고야는  친구와 함께, 안달루시아 지방의 카디스로 여행을 갔는데, 카디스에 머무는 동안 고야는 심한 병을 앓았고 그 후유증으로 청력을 잃었다고 전해진다.

난청이라는 개인적인 불행과 암울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프란시스코 고야는 커다란 예술적 변화를 맞이한다. 산뜻하고 밝은 느낌이었던 초기 작품과는 달리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고야의 작품은 어두운 화풍으로, 기괴하게, 그야말로 '검은 그림'으로 변한다.

불가리아 태생의 프랑스 역사학자이자 철학자, 사회학자, 그리고 문학 평론가였던 저자 츠베탕 토도로프는 계몽주의의 빛과 그늘을 탐색한 '사상가'로서의 고야에 대해 성찰하고자 이 책을 썼다. 그리고 "계속된 탐색을 통해 고야는 의지와 이성만큼이나 인간의 삶을 조종하여 폭력과 광기에 이르게 하는 어두운 힘을 발견했다."고 전한다.

사실 '고야'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나로서는 정말 궁금한 이야기였다. 내가 알던 고야는 귀족층에 충성해 가며 평생 성공적인 삶을 살았던 화가가 아니던가?

프랑스의 만행에 반감을 가지고도 나폴레옹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고야의 그 강력한 '사상'이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폭력과 광기의 시대가 담긴 기괴한 그림은 어떤 의미였을까. 굉장히 흥미진진한 책이 될 것 같다.





차례

1. 고야, 사상가
2. 고야, 입문하다
3. 예술 이론
4. 병과 그 영향
5. 치료와 재발, 그리고 알바 공작부인
6. 가면, 캐리커처 그리고 마녀
7. ‘변덕들’의 해석
8.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적으로
9. 나폴레옹의 침략
10. 전쟁의 참화들
11. 살인, 강간, 산적, 군인
12. 평화의 참화들
13. 희망을 갖다, 경계심을 품다
14. 두 가지 길
15. 두 번째 병, 검은 그림, 광기
16. 새로운 출발
17. 고야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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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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