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잠시 삶의 조급함을 내려놓고 여유로운 집시의 마음으로, '집시의 테이블'

글 입력 2018.04.0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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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과 집시앤피쉬 오케스트라의 
'집시의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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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 하면 우리는 대부분 자유로운 영혼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나는 비록 실제 집시가 있는 유럽에 가본 적은 없지만, 이번 '집시의 테이블'을 통해 음악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집시들의 음악을 함께 듣고 볼 수 있었다. 하림 '집시의 테이블'은 집시들의 음악을 따라 프랑스, 아일랜드, 그리고 그리스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다. 사실 초반에 함께 음악여행을 떠나는 구성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곧 공연에서 집시 역할을 맡으신 배우분의 익살스런 연기와 하림의 편안한 나레이션으로 점점 집시들의 음악에 빠져들 수 있었다.

연주자분들의 훌륭한 연주는 물론이고 음악 뿐만 아니라 실제 여행지의 전통 춤과 짜임새 있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집시의 테이블에서는 정말 어디로 갈 지 모르는 집시들처럼 자리마다 랜덤으로 술이 놓여져 있는 등의 작은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다. 벌써 이러한 공연을 이어온지가 10년이라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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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집시의 테이블에서는 아일랜드 전통 춤을 추는 아이리쉬 댄서, 스윙댄스, 가수 호란 등 관객들에게 집시들의 음악에 맞춘 다채로운 춤과 노래를 선보인다. 그 중 내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스윙댄스였는데, 경쾌한 집시들의 스윙 재즈 음악과 댄스가 매우 합이 잘 맞아 관객들로 하여금 자연스러운 호응을 이끌어냈으며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정말로 그리스나 프랑스에 가면 이런 경쾌한 댄스를 볼 수 있을까? 그 곳으로 함께 훌쩍 떠나버렸던 시간이었다. 스윙댄스, '라라랜드'에서 언덕 위에서 두 남녀가 췄던 춤처럼 참 로맨틱하면서도 경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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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들의 음악처럼 이토록 자유분방한 음악이 또 없다. 매일이 장난스럽고, 줄 듯 말 듯, 끊을 듯 말 듯 끊이지 않는 점이 매력이다. 또 그들의 음악은 시작점도 없고 마침점도 없다. 마치 우리네 인생처럼. 때로는 어떤 목표를 향해 걷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걸어가느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닐까? 가끔은 멈춰도 된다. 내가 잠시 멈춰서도 다른 누군가는 걷는다. 그리고 반대로 그 사람이 잠시 쉬어갈 때에, 나 역시 걷고 있을 것이다.

공연의 마지막에 집으로 돌아온 집시의 여행가방이 거실에 멈춰서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자기 멋대로 멈춰선 가방이 그냥 집시를 다시 데리고 나가기를 바란 것은 비밀 아닌 비밀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나는 생각을 조금 바꿔먹기로 했다. 내가 앉은 이 자리가 꽃자리라는 시처럼, 우리가 멈춰서 있는 이 곳이 바로 인생의 가장 멋진 여행지일지 모르므로. 그저 집시의 테이블이라는 공연을 통해 잠시 삶의 조급함을 내려놓고, 집시처럼 여유롭고 아무 걱정 없는 마음으로 공연을 함께 즐기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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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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