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잡지 커버의 딜레마를 비춰보며 [시각예술]

계속해서 흐르는 시각의 기록화
글 입력 2018.03.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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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장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기간행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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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그, 엘르, 코스모폴리탄 등등 잡지는 아직도 우리 일상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요즘은 인지도가 높은 패션잡지뿐만 아니라 독립적으로 출판하는 독립잡지들도 많이 보인다. 그 정확한 용도와 목적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뤄보도록 하고, 이번에 중점적으로 다룰 주제는 잡지의 커버 이미지이다. 잡지 커버는 잡지를 만드는 편집인들에게 중요한 사안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것은 비단 편집인들만의 사안은 아니다. 유명 잡지의 커버를 장식했다는 것은 연예인, 유명인에게도 큰 영광이고 자랑이다. 그만큼 커버는 참 중요하다. 잡지의 커버가 그달의 잡지 이미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보면 잡지의 스타일, 이미지, 이번 호의 기획까지 다 담을 수 있는 것이 잡지이다. 따라서 잡지 커버 스타 선정은 꽤나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 과거 파란만장한 스캔들이 났던 연예인? 모두 커버 장식에서 제외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연예인들이 커버를 장식했다는 이유만으로 믿고 사던 구매 소비자들의 선택에서 외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버 장식을 주로 연예인으로 하는 패션잡지들은 단순히 ‘착한’, ‘성실한’ 연예인도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그들은 물론 성격이 온순하고 착한 호감형의 이미지일 수는 있지만, 패션잡지의 트렌디함과 매력적인 어필을 하기에도 충분한가는 의논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커버 장식은 굉장히 까다롭기도 한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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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의 패션잡지들의 커버 장식의 주인공이 된 연예인들을 알아보면 한가인, 트와이스, 블랙핑크, 마고 로비, 김고은 등이다. 물론 패션잡지이기에 타겟층이 2030 여성인 것을 고려하여 충분히 매력적인 여성들을 커버 장식으로 초대한 것이긴 하다. 이러한 장치를 통해 패션잡지는 이 잡지를 읽으면 이들과 같이 매력적일 수 있을 거라는 환상과 더불어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매혹당하길 바라는 효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과연 바람직한가? 이러한 현상이 계속 지속 되도 잡지 산업에 아무런 해를 가하지 않을 것인가? 질문이 그려진다. 이러한 잡지의 행보가 안타깝기도 하다. 점점, 아날로그적 형태에서 벗어나 디지털 세상 속에서 거주하는 많은 사람에게 자칫 두꺼울 수 있는 잡지는 짐이고, 잡스러운 글들을 담은 것이라고 치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스레 웹진으로 넘어가게 되고, 핸드폰 속 단신 기사나 카드뉴스에 더욱 주목할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커버 장식이라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 만한 뜨거운 관심의 주인공들을 초대하는 것은 어쩌면 잡지사들의 마지막 처절한 몸부림일 수 있다. 잡지에 관심이 없더라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잡지의 얼굴인 것처럼 집어넣는다면, 시각적으로 취약한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커버만을 보고 그 잡지를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을 넘어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선택해 왔기 때문에 잡지사는 계속해서 연예인들을 커버 장식으로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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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더 포스트>라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작품을 보고, 언론의 힘과 제대로 된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잡지도 물론 언론이다. 우리가 언론이라 하면 알고 있는 주된 주제가 사회, 문화, 정치, 경제라면 잡지는 그 변방에 있는 주제들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는 것이다. <더 포스트>를 보고 느낀 점이라면 기록은 곧 뉴스가 되고, 뉴스는 곧 역사가 된다는 것이다. 잡지의 사사로운 하나의 기록 하나하나가 결국 뉴스가 되고 곧 그 분야의 역사로 집필된다는 것이다. 이렇게나 중요한 역할을 지니고 있는 잡지가 커버 장식을 계속해서 스타 라인업으로 꾸린다면, 우리는 나중에 가서 결국 잡지의 역사와 잡지의 시대 흐름을 연예인으로만 기억하게 될 것이다. 괜히 연예 민국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 아니다. 사실, 말이 패션잡지이지 요즈음의 패션잡지는 단순히 패션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패션뿐만 아니라 리빙, 뷰티, 건축, 공예, 연예 등 굉장히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분야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문화잡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패션잡지사들은 문화=연예인(스타)이라는 공식을 내세우며 획일화된 길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우린 질문할 수 있다. “그럼, 커버 장식을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 스타 섭외를 하는 것도 있지만, 스타만큼 잡지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다른 방안은 없다”라고 질문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답 대신 사진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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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잡지들을 보고 구식이다, 촌스럽다, 성의 없다 라고 말할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리고 그 말을 한 사람들은 과연 제대로 된 잡지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라 칭해도 되는가 우리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사람의 얼굴과 몸매를 내세우는 방식보다 잡지가 이번 호에서 보여주고자하는바, 스타일, 유행하는 것들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심지어 계절까지 추측할 수 있을 정도이다. 잡지사의 이름도 획일적인 폰트와 크기가 아닌, 각호마다 어울리는 스타일로 재정비하여배치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잡지의 디자인들을보게 되면 잡지라는 것보다 하나의 예술품을 받은 느낌이 든다. 예술품이라 하면 너무 과장된 정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많은 문화를 그 시대에 맞게 게이트키핑 하여 자신의 스타일대로힘써 만든 글들이 담긴 책을 예술품이라고안 한다면 무엇을 예술품이라고말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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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의 잡지가 걸어가고 있는 방향과 그 굴곡들을 살펴보면 패션잡지의 실태뿐만이 아니라 다른 잡지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처음 서론을 열면서 말했던 독립잡지도 많은 문제가 있다. 분명 말은 독립, 인디 잡지이지만 요즘 나오는 독립잡지들은 이름과는 반대로 연대적으로 감성이 똑같다. 사실은 한 회사에서 여러 갈래로 낸 잡지들이라고 폭탄선언을 해도 그리 놀랄 것 같지 않다. 이러한 독립잡지들이 올바른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을까? 우리는 이 잡지들을 카페에서 가장 많이 본다. 물론 비치용으로 말이다. 흔히 인테리어용으로 소모되는 잡지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총체적인 현실의 상황에 대해서 소비자들을 다시 잡지라는 매체가 한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양성되는 제대로 된 언론이 될 수 있도록 끌어들일 방안이 필요하다. 그리고, 잡지는 이렇게든 저렇게든 계속해서 나아가야만한다. 그렇게 역사는 계속 흐르기에.
   
   
[강인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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