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마블이 던지는 새로운 메세지, '블랙팬서' 리뷰 [영화]

글 입력 2018.02.2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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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최초 흑인 히어로가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때 강렬하게 등장한 티찰라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블랙팬서'는 수많은 마블 특유의 화려한 액션, 유머, 빠른 전개를 보여주며 순식간에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마블 영화의 팬이였는데, 매번 나오는 영화를 다 챙겨보면서도 화이트 워싱 논란 등을 볼때마다 어쩔수 없는 미국식 히어로라는 한계점을 느끼고 아쉬운 적도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블랙팬서가 개봉했을 때 과연 마블이 그동안 고수해왔던 미국 중심을 벗어난, 흑인 히어로와 새로운 배경인 '와칸다'를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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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팬서'를 보면서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마블이 표현한 아프리카의 문화를 담아낸 '와칸다'의 모습 이였다. 다양한 부족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통 문화를 고수하면서도 기술의 발전을 조화롭게 담아냈다. 그들 고유의 언어를 사용하기도 하며 와칸다 사람들의 영어는 완벽한 미국식 언어가 아닌, 그들의 억양이 담아져 있기에 더욱 자연스러웠다.

특히 영화 내용 중, 제리미가 와칸다의 언어만 사용하는 오코예에게 영어를 못하는지 물어봤을 때, "내가 원할 때만"이라고 답하는 모습에서 자신들의 문화와 언어의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단순히 서양 중심, 영어 중심 사회를 탈피하고, 비판하는 모습을 보며 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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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어렵고, 예민한 문제 중 하나인 '인종차별'을 다루는 부분에 있어서도 마블은 단순히 수박 겉핧기 식으로 끝내지 않았다.

그저 아프리카로 무대를 옮기고 신선한 문화만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 아니라, 와칸다 내에서 늘 그랬듯이 힘을 숨기고 안온한 삶을 살자는 온건파와 세계 곳곳에서 차별받는 형제들을 위해 세계를 정복하자는 급진파로 나뉘어 대립한다. 그들의 대립 속 고통받는 난민들과 차별과 억압에 대한 현실이 관객들에게도 다가왔고, 단순히 아프리카의 문화를 다루고 아프리카 중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호한 나라 라는 상상과 대리 만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현실 속 예민한 주제를 피하지 않고 다루는 태도가 좋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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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문화 뿐만 아니라 '블랙팬서'의 가장 큰 힘 하나는 주체적이고 전통적 여성상을 탈피한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이다. 주인공 타찰라의 연인 나키아는 자신의 신념을 갖고 행동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신념을 갖고 행동하고 '와칸다'의 장군 중 한명인 오코예 또한 국가를 위해 사랑하는 사람이라 해도 베어낼 수 있다는 굳은 신념을 보여준다. 타찰라의 여동생 슈리 또한 천재 과학자로서 자신의 기술에 대한 자신이 있고 마냥 보호받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협력하여 싸우고 위급한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는다.

이렇듯 그동안 영화계에서 주로 사용되었던 감성적이고 희생적인 여성 캐릭터가 아닌, 스스로의 신념을 믿고 능력을 발휘하여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여성 캐릭터가 대거 등장하는 '블랙팬서'는 앞으로 영화계가 어떻게 나아갈지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블랙팬서'는 마블에게 있어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리고 마블은 단순한 흑인이 주인공인 영화가 아닌, 여러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보다 진정성있게 새로운 히어로를 보여줬다. 단순히 재미만을 노리는 영화가 아닌, 영화를 통해서 메세지를 전해오는 마블의 새로운 영화도 늘 응원한다.


[심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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