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유명 브랜드? 인디 브랜드! [문화 전반]

독특한 개성과 예쁜 디자인을 자랑하는 인디 브랜드
글 입력 2018.02.14 10:1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저는 패션디자인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학교 교육 과정에서 옷을 제작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의복을 제작하는 것은 생각보다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단순한 바지와 치마를 만들더라도 입는 사람의 체형을 고려하여 필요한 신체의 치수를 재고, 그 사람만의 독특한 체형을 고려해 옷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만든 옷은 다른 사람이 입으면 불편한 옷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아주 편하고 맞는 옷이 됩니다. 더불어 예쁘고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의복을 제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본적인 실루엣으로 제작하는 것만으로도 옷을 제작하는 과정은 여간 수고로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다가 디자인까지 창의적이고 개성있게 제작하려 하면 수고로움은 배가 되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기성복을 판매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하나의 디자인을 대량생산하여 평균적인 사이즈로 제작하여 유통 및 보급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디자인은 취향을 타지 않고 누구나가 좋아하는 디자인이어야 합니다. 선호도가 높고 무난한 디자인 더욱 사랑받을 수 있겠죠.

그래서인지 길을 걷다보면 나와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이나 비슷한 스타일의 옷을 입은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누구나가 좋아하는 옷을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요.  유명 브랜드에서는 대량생산을 하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적은 디자인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서 누구나가 아는 브랜드의 옷을 사는 것이 실패할 확률이 적습니다.

그러나 제가 창작의 수고로움을 경험해봤기 때문일까요? 저는 유명 브랜드의 누구나 아는 옷들도 좋아하지만, 나만 알고 있는 브랜드의 디자인을 구경하고 소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옷이 보이면 조금 더 값을 지불하더라도 독특하고 개성있는 창작물을 사려고 노력합니다. 누구나 다 입는 옷이 아닌 나만 알고 있는 보물같은 느낌도 듭니다. 디자인도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것들이 많아 제 개성을 뽐내기에도 안성맞춤이죠.

유명한 브랜드는 아니지만, 이렇듯 매력적인 인디브랜드는 생각보다 매우 많습니다. 저 혼자만 알고 있기는 아쉽고 아까운 몇몇의 브랜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어떤 예쁘고 참신한 디자인을 자랑하는지 함께 향유해보실까요?



애쉬베리 스카이즈 (Ashbury Skies)


애쉬베리에는 옷과 악세서리 등 많은 아이템을 취급하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신발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신발을 신는 사람으로 하여금 동화 속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을 줍니다.


jeffrey_campbell-lilith-new_floral_combo-thumb_1.jpg
 

비비드한 색감을 배경으로 화려한 플리워프린트가 돋보입니다. 페미닌한 프린트에 금속 스터드가 붙어있는 벨트로 장식되어 있어 섹시한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신발의 굽에도 프린트가 되어있어 페미닌한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는 느낌입니다.

처음 봤을 때, 왠지 모르게 알퐁스 무하의 그림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여성스러운 분위기와 꽃이라는 모티브를 사용한 데에서 기인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명 화가의 작품이 떠오를만큼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라는 이유도 있겠지요.


irregular_choice-maya-black-red-boot-thumb_1_1.jpg

 
다음 작품도 꽃이 모티브인 작품입니다. 그러나 앞의 구두와는 아주 상반된 분위기를 풍깁니다. 검은 배경에 붉은 동백꽃이 패치워크되어 있습니다. 부츠 전체를 꽃이 감싸고 있는 디자인이라 신으면 마치 꽃을 신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상 깊은 것은 구두 굽의 디자인입니다. 새장처럼 디자인되어 그 안에 구슬같은 것이 채워져 있습니다. 독특한 형태의 구두 굽 디자인은 여러차례 본 경험이 있지만, 이런 디자인은 처음보는 것 같아 참신하네요. 걸을 때 구슬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궁금하고 한 번 신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irregular_choice-las_vegas-black-multi-thumb_pair_1.jpg

 
이 구두의 이름은 라스베가스입니다. 이 구두는 트럼프 카드와 주사위, 카지노에서 볼 수 있는 칩이 디테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실버블랙과 레드컬러의 스팽글로 뒤덮여 있어 더욱 카지노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의아하게도 카지노라는 이미지와 상반된 다른 것이 동시에 문득 떠올랐습니다. 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입니다. 아마도 트럼프 카드를 보고 연상된 동화인 것 같은데, 카지노와 동화라는 상반된 이미지가 함께 떠올라 재밌다고 생각하며 본 구두입니다. 특히 구두 굽이 주사위가 쌓여있는 듯 디자인되어 있어 귀여운 이미지가 배가된 것 같습니다.


iiregular_choice-san_francisco-on_foot-thumb-2.jpg

 
애쉬베리스카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 거점을 구두에 그려넣은 작품입니다.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Golden Gate Bridge)가 아기자기하게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연한 분홍컬러에 귀여운 일러스트가 더해져 소녀스럽고 앙증맞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특히 건물의 높낮이를 표현하기 위해 높은 건물이 그려진 부분을 솟아오르게 디자인해서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했습니다.

irregular_choice-little_kisses-mint-thumb_1.jpg


구두 굽이 도넛, 마카롱, 케익, 머핀으로 표현되어 있는 구두입니다. 민트컬러가 연하게 배경이 되어 마치 민트초코 맛이 날 것 같지 않나요? 보는 것 만으로도 달콤함이 충만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이 외에도 애쉬베리스카이즈는 핸드백과 옷, 의류 등 다양한 디자이너들의 개성 넘치는 디자인들을 선보입니다. 독특한 구두나 의류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홈페이지 방문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호즌(HHOZN)


2017년 인디 브랜드 페어에 참여한 브랜드로, 양호진 디자이너의 브랜드입니다. 브랜드 컨셉으로 'Why don't you feel the art on you?'라며 말합니다. 아마도 우리 스스로의 내면에 존재하는 자신만의 예술을 느껴보고 즐겨보자는 의미가 아닐까요?


20171010_171224.jpg
 

그런 컨셉에 맞게 금붕어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그 중간 중간 사람의 눈이 프린트되어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냅니다.

저는 이 옷과 브랜드 컨셉을 연결지어 생각해보니 금붕어가 날아다니는 나만의 내면세계, 이상세계에 주목하고 들여다본다는 의미에서 눈을 프린트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브랜드정보

Address :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153길 9
Tel : 070-4063-2037
Instagram : @hohozin




유정선 스윔웨어 (YJS' YOOJUNGSUN swimwear)


20171013_170451.jpg
 

유정선 디자이너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화가로서, 그 재능을 스윔웨어에 녹여낸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동양화와 현대적인 기법의 수채화를 다양한 그림과 컬러로 매치했습니다. 수영과 여행을 즐기는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수영할 때의 기능성과 다양한 여행지에 어울리는 아름다움 두 가지 모두를 추구한다고 하네요.


20171013_170430.jpg


추구하시는 바에 걸맞게 통통 튀는 컬러감의 수채화가 수영복에 프린트되어 즐겁고 행복한 여행지에 와있는 것 같습니다. 단순한 실루엣의 수영복이 많은데도 그래픽이 개성있어서 단순하다거나 심심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이 수영복을 입고 있노라면 어디든 근사한 여행지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브랜드정보

Address :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3길 17, 2-1019
Tel : 010-2487-8891




라스트나잇무비 (Last Night Movie)


141.jpg
  

라스트나잇 무비는 '모든 사람들이 평범한 일상을 벗어나 영화와 같은 특별한 순간을 맞이하길 바라며, 영화를 보고 느꼈던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담아 디자인합니다. Movie-Tinted Clothes / Movie And Fashion'이라는 브랜드 컨셉을 내걸고 디자인을 전개합니다.

'Last Night Movie'는 '지난 밤, 마지막으로 머물던 공간에서 본 한 편의 영화'라는 뜻으로 라스트나잇무비는 매 시즌마다 한 편의 영화 속 뮤즈를 정하고 그로부터 영감을 받아 디자인을 전개합니다.


13.jpg
 
 
이번 시즌에서는 장 자크 아노 감독의 1992년 작품 < The Lover >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는 연인이라는 영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파격적이고 외설적인 것으로 판단되어 우리나라에서는 흥행을 이루지 못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는 어린 프랑스 소녀와 중년 중국인 남성의 사랑이야기를 다루는데 어린 소녀가 육체적 쾌락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 내용의 소녀를 뮤즈로 했기 때문에 어린 소녀와 농밀한 숙녀 사이의 애매모호한 경계를 잘 표현한 디자인이 많이 보입니다.

단순한 실루엣에 중국풍의 프린트가 들어간 옷도 눈에 띄네요. 동양적인 패턴과 서양적인 실루엣이 절묘하게 잘 어우러진 것 같습니다.


브랜드정보

Address : 서울시 관악구 호암로 541호, 1305호
Tel : 010-3495-0328






이렇게, 몇 개의 인디 패션브랜드를 알아보았습니다. 유명 브랜드의 옷도 훌륭하고 예쁘지만, 인디 브랜드는 그 나름의 개성과 모티브가 더욱 도드라지는 작품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인디브랜드를 선호하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더 다양한 디자인을 더 많이, 더 오래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제가 누르는 좋아요 한 번과 제가 구매하는 소비 한 번이 창작을 위해 많은 날 고민하고 땀 흘렸을 그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가끔가다 한번쯤은 영세한 디자이너들 작품의 창의성에 가치를 두어 예쁜 디자인의 옷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입니다. 조금 더 값을 지불하더라도 한 명, 두 명, 더 많은 사람들이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관심을 갖다보면 디자이너가 새로운 창작품을 제작하는 밑거름이 되고 우리는 더 다양하고 예쁜 옷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KakaoTalk_20180214_103045419.jpg
(사진제공=한국패션협회)


이런 신진 디자이너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정책 중 하나가 인디브랜드페어입니다. 한국패션협회가 주최하는 인디브랜드페어는 인디브랜드의 상품을 전시하고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신진디자이너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홈페이지를 방문하시면, 전시에 참가하는 브랜드로 참가신청을 할 수 있고 위에서 소개한 여성복 브랜드 외에 전시에 참여했던 맨즈웨어나 악세서리 브랜드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다양한 디자이너들의 브랜드가 궁금하신 분들이나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고자 하시는 분들은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이미 넘쳐나도록 가득 찬 패션 시장 속에 숨은 보석을 무심코 놓치곤 합니다. 그러나 그 보석들은 저마다의 색이 다르고 모양이 달라 찾아다니다 보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이미 누구나가 알고 있는 기존의 유명 브랜드도 좋지만 가끔은 생소한 이름의 브랜드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KakaoTalk_20171204_000610891.jpg
 

[유지윤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