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환경문제를 다룬 쓰레기 꽃

글 입력 2018.02.06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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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환경문제를 다룬 쓰레기 꽃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쓰레기 꽃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문제를 다루고 있다. 요즘은 아이들을 위한 연극에도 환경문제가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환경문제가 중요하다는 반증이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산하는 쓰레기들이 과연 어디로 가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를 알게 된다면 또 쓰레기로 환경오염이 되어 곳곳에서 야생동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쓰레기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실천에 동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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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꽃은 경기도 과천에 터를 잡은 극단 ‘모시는 사람들’이 만든 작품이다. 극단 김정숙 대표가 연출가이자 작가로 참여했다. 극단 대표는 소갯말에 ‘강아지 똥’ 권정생 작가님의 말을 인용할 정도로 권정생 작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쓰레기 꽃 작품 속에도 민들레가 등장하는 장면 또한 강아지 똥의 영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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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연극이나 공연작품을 선택할 때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만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는 것은 모든 감정을 골고루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없애버리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깊이 있게 여러 가지 감정을 경험하고 스스로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쓰레기 꽃 연극에서 보여주는 더럽고 지저분한 장면은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쓰레기통과 누군가 내버린 쓰레기들 아무렇게나 널부러진 플라스틱들 사이에서 분리수거를 하는 늙은 망태할아버지와의 따뜻한 대화는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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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적인 요소로는 검은 장막 속 그림자들의 대화로도 주인공 철수의 엄마 역할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사회적 문제가 있는 무거운 주제이지만 생각보다 객석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많이 들릴 만큼 유쾌하게 진행되는 연극이어서 나름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철수가 엄마에게 혼나는 장면은 어른이 들어도 심하다 싶을 정도여서 아쉬웠다. 언어의 수위를 조금 더 다듬었으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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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가 “로봇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로봇이 제일 좋아”라고 이야기 하는 장면에서는 마치 비수를 찌르는 것처럼 마음을 아프게 했다. 사랑하는 가족보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존재를 좋아하는 것 그것이 아이들의 마음이라는 것에 본능처럼 그렇게 나오는 대사가 현실을 그대로 이야기 해주는 듯해서 아팠다. 그러나 반전은 돈을 잘 벌지 못하는 아빠를 구하고 싶어서 로봇이 좋고 나중엔 로봇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철수의 속마음을 알게 된다.

철수는 또 공룡의 이름을 줄줄 외우면서 “공룡이 쓰레기에요”라고 망태할아버지에게 묻는 장면은 신선한 질문이었던 것 같다. 쓰레기여서 없어진 것인가 하는 생각하는 철수의 어린 마음이 그대로 나타나는 대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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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장은 ‘다음으로 가는 정거장’이라는 망태할아버지의 말은 그대로 자원순환을 이야기 한다. 페트병은 작은 화분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쓰레기도 마음이 있다’는 망태할아버지와 친해지면서 철수는 자신의 마음을 망태할아버지와 나누게 된다. 그리고 엄마도 잊어버린 생일축하를 망태할아버지가 해준다. 쓰레기 꽃의 내용은 생명, 생태, 환경보호라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가정의 행복과 사랑이라는 주제도 포함되어 있다.

‘생명엔 쓰레기가 없어’라고 이야기 하는 망태할아버지는 그렇게 철수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친구가 되어 주었다. 마음의 치유를 받고 집으로 되돌아가는 철수와 쓰레기 더미 속에서도 아름다운 마음을 잃지 않고 세상을 밝게 비추며 살아가는 쓰레기 할아버지는 진정한 어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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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재미있었지만, 어른 입장에서 아이들 극장은 약간 불편했다.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자리에 앉았을 때 아이들 눈높이로 의자가 제작되어 상대적으로 어른이 앉았을 때는 통로도 좁고 또 좌석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높아서 뒷좌석에 앉았을 때 너무 위에서 내려다 보는듯한 느낌이 들고 배우와 관객이 눈높이가 달라지는 특성이 있었다. 생각보다 배우와 눈을 마주 할 수 있는 눈높이가 아니다 보니 현장감 있게 볼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불편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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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가본 아이들극장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진 극장이라는 생각이지만 어른들에게는 약간 불편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왕이면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행복한 극장이었으면 더 좋았을껄 하는 생각이 든다.




[김효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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