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는 봄이 오기 전에, 빛이 나는 그와 함께. [음악]

글 입력 2018.02.0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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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갑작스레 우리 곁을 떠난 지도 벌써 49일이 훌쩍 지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앨범이 나온 지도 2주가량이 지났다. 그의 앨범에 관한 글을 써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조심스레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안타까운 소식 때문이었는지, 2집이 나오기 전 앨범이 우울하고 감정적인 곡의 비중이 높았던 소품집이라 그랬는지, 앨범 발매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이번 앨범은 슬픈 앨범'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나도 모르게 가졌다. 그가 콘서트에서 선공개 했다던 '환상통' 역시, 왜인지 절대 밝은 곡일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2집 < Poet┃Artist >은 결코 우울하지 않았고, 오히려 1집 < 좋아 > 감성의 연장선이었다. 그가 '우울한 아티스트'로 남아서는 안 될 이유가 되었다.

사실, 앨범이 발매된 후 약 1주일 후에야 청할 수 있었다. 먼저 그의 목소리를 찾아 들을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을 사랑했던 나로서 언젠가는 들어야 할 앨범이었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그와 다시 만났다. 그렇게 마주한 앨범 속의 그는 내 생각보다 훨씬 행복한 사람이었다.


*




처음 트랙리스트가 공개되었을 때, 내가 눈을 뗄 수 없던 제목은 단연 '우린 봄이 오기 전에'였다. 그가 생전 가장 좋아했던 계절은 겨울이었다. 그래서 단독 콘서트도 항상 겨울에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봄이 오기 전에,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는 봄이 오기 전에, 새해가 채 밝기 전에 떠나갔는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제목이었다.


우린 봄이 오기 전에
따뜻하기 전에 한번 볼까요?
우린 날이 밝기 전에
모두 잠들었을 때 꼭 만나요


이번 봄은 예전보다 빨리 온다지요
차갑게 얼은 겨울은 아직 그대로인데
어찌해야 하나 고민 말아요
난 괜찮아요 또 내게도 봄이 오겠죠

난 네 앞에 나서는 게 두려워
혹시 너에게 옮길까 봐
내 눈물 내 슬픔 잊고
내게도 봄이 오면
그땐, 그땐, 그땐, 그땐,


-종현, 우린 봄이 오기 전에 (Before Our Spring)


소속사는 '우린 봄이 오기 전에'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뮤직비디오에는 그가 '빛이 나던' 때의 모습들이 가득했다. 그가 전하고 싶었던 말이 고스란히 적힌 노래임에 틀림없었다. '따뜻하기 전에 전에 한번 볼까요?', '모두 잠들었을 때 꼭 만나요', '난 네 앞에 나서는 게 두려워' 와 같이 그의 심정을 너무나도 솔직하게 적어내려간 가사는 여러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여름보다 겨울을 좋아했고, 낮보다는 밤을 좋아했던 사람이었다.


*


그는 타이틀곡 '빛이 나 (Shinin')'으로 2번이나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여전히 우리 곁에서 빛나고 있다.

비록 필자가 수록된 11곡 중에 소개한 곡은 '봄이 오기 전에' 였지만, 그의 2집은 반짝이고 톡톡 튀는 감성으로 가득 찬 앨범이다. 그의 음악을 한 번이라도 접했고, 그에게 위로를 받은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앨범을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혹시나 몇 주전의 나처럼 자신이 없다면, 부디 용기를 내서 그와 인사를 나눴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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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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