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백 가지의 모성애에 대하여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02.0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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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N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마더>는 아동학대로 세상에 버려진 아이를 구원하고자 하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나는 이 드라마를 일본 원작으로 먼저 접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제목과 어두운 소재 때문에 선뜻 보기는 어려웠다. 특히나 일본 드라마의 매력은 특유의 톡톡 튀는 발랄함이기에 이 작품이 더욱 내게 어렵게 다가온 점도 있었다. 굳이 드라마를 보면서 슬퍼해야할까?라는 생각도 잠시 너무나도 귀여운 아역배우의 모습에 매료되어 당장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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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초등학교의 임시 담임을 맡게 된 '스즈하라 니오'. 이 일이 부담스럽고 귀찮기만하다. 그 중 유난히 자신을 잘 따르고 눈에 밟히는 아이를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굳이 아이에게 정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뭔가 남다른 아이의 모습에 자꾸만 관심을 갖게 된다. 레나와 조금 친해지면서 아이가 일반적인 가정에서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알아보며 도움이 되고자 하지만, 극도로 경계하는 레나의 엄마 덕분에 어려움을 겪는다. 레나는 당시 엄마와 엄마의 동거남으로부터 물리적, 성적 학대를 받고 있었고 누구도 이를 제대로 보호해주지 않아 방치되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스즈하라는 아이를 데리고 도망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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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가 한국에서 리메이크되고, 이보영이라는 배우가 '스즈하라 니오' 역할을 맡게 된다는 소식에 다들 관심을 갖고 있다. 일본에서 매우 히트친 작품이라 한국에서의 반응은 어떨지 다들 궁금해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에서 아동학대가 답을 찾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것을 어떻게 한국적으로 잘 다룰지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모성애'이다.

저번 학기에 공교롭게도 모성과 부성에 관련한 수업을 듣게 되었다. 우리는 모성을 '성모 마리아'에 비유하면서 매우 고상하고 고차원의 것으로 숭배하곤 한다. 종교나 문학 등에서도 이러한 표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출산이나 육아의 측면에서 어머니의 희생과 고통을 매우 우상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일상에서는 그러한 희생을 당연시하는 풍조를 보인다. 어머니라면 으레 그러는 것이 마땅하다는 듯이 말이다. 이러한 알 수 없는 간극 속에서 우리는 이 드라마가 전하는 메세지를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아이를 키우지만, 제대로 양육하지 못하고 아동학대로 체포되는 어머니, 직접 낳지는 않았지만 아이에 대한 사랑과 사명감으로 보호하는 '스즈하라', 피치못할 사정으로 사랑하는 아이와 생이별하고 키울 수 없었던 사람, 비록 내 자식은 아니지만 성심성의껏 키운 사람... 누구에게든 사정이 있다. 자신의 경험이 모두에게 다른 만큼 다른 방법으로 아이를 사랑하고 있다. 물론 아이를 학대하고 방치하고 아프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이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분명히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어머니'라는 것은 한 단어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성애 또한 같은 논리로 그러하다.

이 드라마를 통해 배우 이보영이 맡은 '수진' 역할을 보고 "엄마도 아닌데 저렇게 아이를 보듬을 수 있다니 정말 모성애란 대단하다." 라고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고 의지가 있다면 어머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어머니란 누군가가 함부로 옳다 그르다 말할 수 없는 다양한 것임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으면 좋겠다.


[송아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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