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완벽주의 강박 벗어나기 (2) [기타]

글 입력 2018.02.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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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완벽주의 강박과 개인의 경험, 이를 깨닫게 해준 영상을 소개했다. 이번 글에서는 완벽주의 강박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던 구체적인 방법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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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완벽하게 정리하고 싶은 마음 일부러 참기


강박이라는 걸 깨닳은 일화들 중 하나를 소개하겠다. 필자는 블로그를 8년간 사용해왔는데 그 중 가장 애착 가는 카테고리가 있다. 영화와 공연, 전시 등을 다녀오면, 책을 읽으면 항상 간략하게라도 느낌을 썼다. 8년간의 느낀점 메모는 다른 문화 예술 활동을 누린 결과였다. 300개 가까이 되는 느낀점 포스트는 나의 자산이었다.

나는 기계를 잘 몰라서 관심이 없어서 그냥 있는대로 쓰고 그러려니 하고 사용해왔는데, 블로그 내에 태그 기능이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알고 난 후의 포스트 들은 태그를 달았다. 하지만 예전 글들은 태그가 없었다. 

이게 거슬리기 시작했다. 이전 포스트를 수정해서 태그를 달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했다. 글 수정-태그 작성-확인만 하면 되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나씩 수정하기 시작했다. 수정- 태그- 확인만 하는데도 게시글이 너무 많아서 오래 걸렸다. 하지만 시작한 이상 중간에 멈출 수는 없었다. 3분의 1정도를 했을 떄 후회하기 시작했다. 내가 왜 이걸 시작했을까, 그냥 놔둘걸. 후회하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장장 200개 가까이 되는 글을 전부 수정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린지도 모르겠다. 그저 기계적인 반복의 연속이었다. 다 하고나서 현자타임이 왔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 짓을 시작했을까.

눈과 손, 정신 노동의 결과는 자기 만족 뿐이었다. 정말 쓸 데 없는 강박이라는 걸 다 수정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태그를 했는지 안했는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태그를 쓸 때도 있고 까먹어서 안 쓸 때도 있었다.가끔씩 지난 글들을 확인하다 보면 태그의 유무가 다 달랐으나, 그리고 태그 형식도 다 달랐으나 그냥 놔두었다. 사실 지금도 거슬리기는 하지만 굳이 들어가서 일일이 수정하는 수고는 하지 않는다. 이미 피봤기 때문에..

어차피 일기장은 계속 쌓이고 추억도 쌓이는 것이다. 과거에 쓴 글을 굳이 바꾸려 하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걸 경험했다. 예전 글은 방치한다. 완벽을 향한 미련한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쓸 데 없는 에너지는 소모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2. 쉬는 것에 스트레스 받지 않기


나는 바쁘지 않으면 불안했다. 남는 시간이 생기면 어색했다. 쉬는 시간이 싫어 어쩔 줄 몰랐다. 그래서 더욱 낭비했다. 타인이 쉰다면 푹 쉬라고 인사하면서 스스로에게는 하지 못했다. 내가 쉬는 걸 싫어했던 건 불안해서였다. 이 또한 내 강박인 걸 깨닫고선 쉬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나에게 관용과 용서를 주기로 했다. 휴식에 죄책감을 갖지 않으려고 했다. 바쁘지 않은 나를 용서하니 그제야 무언가를 할 에너지가 조금 생겼다. 내가 쉬는 날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꼼짝하지 못했던 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였다. 여유를 갖게 되자 좀 괜찮아졌다. 쉬는 날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3. 남에게도 완벽을 바라지 않기


나는 남에게 관심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내 영역을 침범받아 피해를 입게 되면 극도로 불쾌했다. 가볍게 넘기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내가 예민한 편도 있지만, 역치가 낮아서 더 불행했던 것이었다. 나에게 여유가 없어서 남에게도 여유롭게 대하지 못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뭐.' 여유에 집중하다보니 자연스레 타인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공공장소에서 크게 떠드는 사람은 일부러 나를 괴롭히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관심이 없고 잘 몰라서 떠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무작정 인상을 쓰고 있는 것보다는 남을 이해하고 완벽을 바라지 않는 게 훨씬 정신건강에 이로웠다. 남이 아닌 나를 위해, 남을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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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공부법> 고영성, 신영준



4. 메타인지 / 성장형 사고


<완벽한 공부법> 책에서 '메타인지'가 중요하다고 나온다. 메타인지란, 나의 상태 정확히 인지하기.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객관적으로 아는 능력이다. 내 실력을 객관적으로 알고 있어야-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는지 계획을 효율적으로 짤 수 있게 된다.

나는 완성의 기준을 정하고 그에 다다르지 못하면 자책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나는 나를 너무 과신하지 않았나 싶다. 사실 내 능력은 60밖에 되지 않는데 90이라고 착각을 하고 100이라는 목표를 세워서 힘들었던 것이 아닌지. 90까지 이루었을 때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이유가 실질적인 내 능력을 벗어났기 때문이 아닐까. 내 능력을 과신하지 말고 자만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못난 모습도 그대로 인정을 해야했다. 그래야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으니까.

책에서는 '성장형 사고'와 '고정형 사고'의 차이도 나온다. 고정형 사고는 내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작은 실수나 실패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내 결점 자체가 결함이 되어버리니까. 하지만 성장형 사고는 실패를 이겨내면서 점점 더 나아진다고 믿었다. 나는 성장할 수 있다. 나의 성장 가능성을 무조건적으로 믿는 것이었다. 내게도 이 믿음이 필요했다. 그래서 다양한 사례들을 읽으면서 내 성장을 믿으려고 노력했다.

나는 불완전하다. 실수할 수 있고 실패할 수 있다. 이 사실을 부정하고 싶을 만큼 정말 싫어했으나, 이 결함을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한결 편해졌다. 왜냐하면 난 무조건적으로 성장을 할 것이고 성공할 것이기 때문에. 내 미래를 믿고 나의 성장과 과정을 믿으니 결점을 인정하기가 수월해졌다. 나의 못난 점을 받아들이고 나니 어떻게 해야 성장할지 계획을 건설적으로 세울 수 있게 되었다.



- 완벽주의 강박 벗어나기 (3) 으로 이어집니다. -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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