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 코코 [영화]

글 입력 2018.01.2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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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Coco, 2017)

장르: 에니메이션, 코미디
국내개봉일자: 2018.01.11
감독: 리 언크리치
안소니 곤잘레스(미구엘 역 목소리)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헥터 역 목소리)

*

픽사와 디즈니가 새로운 명작을 내놓았다.
제목은 코코(Coco).

현재 역주행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하며
250만을 돌파했다.

멕시코의 문화를 바탕으로
사후세계를 다뤘다는 점이 매우 새로우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많은 메시지를 담아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나는 이 영화에 담긴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가족. 언제나 내편이 되어주는 존재


미구엘은 노래를 하고 싶지만 노래를 금기시하는 집안의 전통 때문에 자신의 꿈을 숨긴 채 살아간다. 그러다 자신이 우상으로 여겼던 델라크루즈의 기타를 든 조상의 사진을 보고 그가 자신의 조상이라고 믿게 된다. 그래서 용기내어 가수가 되겠다고 가족 앞에서 선언하지만 가족들의 엄청난 반대에 부딪히고 상처받은 미구엘은 이런 가족은 필요없다며 집을 뛰쳐나간다. 델라크루즈의 기타를 훔쳐 사후세계로 가게 된 미구엘은 그곳에서 여러가지 역경과 고난을 겪게 되지만 결국 가족의 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가족. 항상 내 편인 존재이기에 오히려 잘 챙기지 못하는 사람들. 미구엘을 걱정하는 가족들의 모습에 나의 부모님의 얼굴이 겹쳐졌다. 집을 떠나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연락을 잘 하지 않는 나 때문에 속끓이셨던 부모님께서도 저런 마음이셨겠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더더욱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곤 했다.

방학 없이 몇 십년을 일해오신 부모님이 너무 대단해서. 마음이 힘들 때도 견뎌내며 일상을 이어나가온 그 단단함이 존경스러워서. 예전에 아버지께 꿈에 대해 여쭤본 적이 있었다. 그때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때는 어쩔 수 없었지.
그래도 지금 이일을 하면서
이렇게 우리 가족이 잘 살수 있으니 괜찮다."


고조모 미구엘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자신도 음악을 정말 사랑했으나, 가족과 생계를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을 선택해야만 했다고. 가족이란 참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관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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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죽음

 
영화에서는 사후세계에서 한번 더 죽음을 맞이하는 설정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 찾아보았는데, 감독이 인터뷰에서 이 설정 역시 멕시코의 문화에서 착안한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멕시코 사람들은 누구나
세 번 죽을 수 있다고 믿는다.

첫 번째 죽음은 심장 박동이 멈출 때,
두 번째는 시신이 묻히고
아무도 그를 다시 볼 수 없을 때,

세 번째이자 마지막 죽음은
이승에 그 사람을 기억하는 이가
아무도 남지 않았을 때 찾아온다.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여서
'코코' 스토리의 기반으로 삼게 됐다."


이 이야기를 단순히 멕시코 사람들이 가진 문화적 관습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이야기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세 번의 죽음. 단순히 의학적인 죽음이 아닌 인간의 삶 속에서 죽음의 의미를 정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죽음
심장 박동이 멈출 때는 말 그대로 '신체의 죽음'을 의미할 것이다. 더 이상 살아 숨쉬거나 움직이지 못하는 육체의 정지를 의미하는 것.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의학적인 죽음이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두 번째 죽음
시신이 묻히고 아무도 그를 다시볼 수 없을 때는 것은 '관계의 죽음'이 아닐까. 누군가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니까. 이는 관계의 단절을 두 번째 죽음이라고 말한 것 같다.

세 번째 죽음
이승에서 그 사람을 기억하는 이가 아무도 남지 않았을 때는 '존재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존재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더 이상 이승에 죽은이가 존재했덨던 것에 대해 노력하지 않는 것이기에 존재의 완전한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포스터에 적힌 이 한마디가, 내 마음을 오롯이 흔들었다.

누구에게나 기억하고픈 사람이 있겠다만, 그 사람을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보내는 경험은 해도 해도 절대 익숙해지지 않으니까. 괜찮아졌다 싶으면 또 힘들어지고, 문득 떠오르는 기억에 눈물 흘리고 있을 지도 모를 누군가에게 이 영화는 그 아픔까지 위로해준다.

당신에게 아플지도 모를 기억으로 인해 그 사람은 사라지지 않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고 있다고. 누군가가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당신이 잊지 않는 기억 덕분이라고.

당신과 내가 먼저 보낸 소중한 이가 이 영화에서 보여준 세계처럼 따뜻한 곳에서 평안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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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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